"나무를 보고 피아노를 상상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어요?"
88개의 건반, 240개가 넘는 현, 페달 몇 개 그리고 욕조만큼이나 커다란 소리통.
이것은 모든 피아노의 선조가 되는 섬세한 악기들의 이야기이며, 많은 대조들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이자, 피아노 제작으로 천금을 움켜쥔 19세기 이민자의 이야기이고, 비교적 최근 유럽과 중앙아메리카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시간급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요, 현대의 그랜드피아노를 발명해낸 어느 가족의 이야기인 동시에, 유달리 예민한귀를 가진 소수의 노동자와 평생 악보는 읽어본 적도 없으며 카네기 홀에 발도 들인적 없는 수많은 노동자의 이야기이고, 베토벤과 쇼팽 몇 소절을 독학으로 익힌 오토바이 애호가들의 이야기요, 건반 아래쪽에 구멍을 뚫고 거기 자그마한 납추를 끼우는사이 토크쇼 프로그램을 놓칠세라 텔레비전 방송의 오디오 시그널을 잡아내는 특수제작 라디오를 작업장까지 가지고 들어오는 공원들의 이야기이다.
인간의 창조물이자 장난감인 피아노의 이야기는 우리를 무수한 일대기로 잡아 이끈다. 도구와 장치를 한가득 품은 채 피아노는 세월을거치며 변화하여왔고, 확인 가능한 시점과 장소에서 개선되어왔다.
(…) 지난 150년 세월에 걸쳐 피아노는 목욕통보다 유용한 도구로서자리매김했다 서부 개척지 변경의 통나무 오두막에도 욕조는 없을지언정 피아노는 있었던 것이다.
-자크 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