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지혜란, 그가 살면서 훌륭한일을 해 왔다거나, 어떤 업적을 쌓았다 해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일생의 잘잘못을 평가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평생 우여곡절을 거듭하며 엮어 온 삶의 가장 귀한 진실을 대하는 자유로움에서 생겨난다. 그 진실과 의미를 나는 어떻게 얻고 발견하는가? 따라서, 인생의 백미러를 통해 지난날을 바라보는 이 진실한 관상의 시선이야말로노년기에게 주어진 특권이요 선물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속도가 더 빠르게 느껴지는데,
이에 반해 몸동작이나 사고의 흐름은 더 느려진다. 따라서 후기 성인기에는 삶의 속도를 조절하는 법을 새로 배워 익히는 것이 주요 과제이다. 이른바 ‘속도 줄이기‘가일상에서 필요한 것이다. 오랜 세월 일정한 활동을 해 오다가 새 활동으로 바뀔 때, 어떤 책임이나 역할을 맡았다가 새 역할로 바뀔 때, 주위 환경이나 가족의 여건 및자기 건강 조건이 전과 달라질 때는 ‘속도 줄이기‘가 필수적이다.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은 노년기를 다음과같이 규정했다. "나이 들어 가는 것은 포기해 나가는 시간이다. 오래된 친구들, 역할들, 한때 의미 있게 했던 일들이나, 심지어 생애 마지막 단계에 다가오는 예상 못한도전들에 순응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들도 다 내어놓는 시간이다."

오늘의 나는 이제껏 살아온 나에 비하면 가장 늙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나에 비해서는 가장 젊다. 그러므로 지나간 것에는 ‘잘 가!’, 새로 올 것에는 ‘어서 와!‘ 하고 기쁘게 말할 수 있으려면, 이제껏 달리던 속도를 차차 줄여 가며, 다가올 시간을 위해 숨 고르기를 잘해야한다.

"전능하신 분께서 내게 큰일을 하셨도다!‘ 오래 살수록 더욱 확고해지는 것은 생生은 하느님의 선물이라는것이다. 그래서 그 선물은 내가 하느님을 찬양하며 죽도록 이끈다. 우리는 생의 선물과 함께 형언할 수 없이 많은 선물을 받은 것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우리가 숨쉬고 있는 공기, 우리를 따뜻하게 하는 태양,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자라난 가정, 자매 수녀들의 아낌없는 보살핌…

모든 것은 하느님의 선물이어라. 그분은 나를 사랑해 주셨고, 나와 함께 즐기셨고, 시련을 주셨고, 내 모습에도 관여하지 않고 나를 거룩하게 만드셨도다. 그분은 나에게 의무감을 주셨고, 참게 해 주셨고, 주님의 위대한 이름을 노래하는 기쁨과 나의 모든 부족함과 약함전부를 초월하게 하셨도다. 그러므로 내 영혼이 주님 안에서 기뻐하며, 나의 구원자이신 하느님 안에서 기쁨으로 생동하도다."

연수 첫머리에는 ‘노화의 심리와 영성‘ 강의가 있었는데, 참석자들은 강의에 앞서 둘씩 짝지어 앉아 ‘내가 나이가 들어 가는구나.‘ 하고 알아차린 순간의 경험을 나누었다. ‘할머니 수녀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성당계단을 오르며 무릎이 더 뻐근하다고 느꼈을 때‘, ‘젊은자매들과 대화가 안 통한다고 느꼈을 때에 나이가 들었음을 알았다며, 그때 속마음이 어땠는지도 섬세하게 나누었다.

놀랍게도 성경에는 나이 든 이에 대한 표현이 무척 많았고 의미도 다양했다. 저마다 감동받은 구절은 달랐지만, 모든 구절이 나이 듦에 대해 깊이 숙고하도록 초대하는 것만 같았다. 또한 서로 나눔을 하는 동안 상대의 얼굴에서 기쁨이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나이 들어 가는 나를 알아차린 내면의 반응을 진솔하게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유사한 점도 발견하고 또성경 구절에서 희망을 보기도 했다.

노년학자 장 뤽 에튀는 ‘잘 나이 들어 가기‘ 개념을 몇가지로 설명하면서, ‘잘 나이 들기는 ‘기분 좋게 나이 들어 가기‘라고 결론 지었다.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이 드는 자신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니 아름답게 나이 들고자 한다면,
먼저 자기 나이를 잘 받아들여야 한다.

말이 중간중간 끊어졌으나 그래도 충분히 알아들을수 있었다. 그런데 옛일을 이야기하는 로레트 수녀의 미소가 너무 고와 "미소가 참 아름답네요."라고 말했더니,
로레트 수녀는 조금도 주저 없이 "미소는 나의 소명이지요."라고 답하는 것이 아닌가. 그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100세가 되어도 소명을 생각할 뿐 아니라 미소까지도 ‘소명‘으로 여기다니….

프란치스코 교황은 저서 『세월의 지혜 에서 노인들은
"세월을 견뎌 냈을 뿐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모든 것에대한 감사를 마음속에 간직해 온 사람들"이라고

"여기서 (노년기 잉태의) 생물학적 사실 여부를 밝히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자연법칙을 거스르는 이사악의 출생은 생물학이나 안정적인 후손 유지, 또는 혈통 계승을훨씬 뛰어넘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여기서는 영적이고종교적인 풍요를 암시한다."(노년을 위한 마음 공부」, 131쪽).
그는 성경에서 ‘나이 많은 이가 아이를 낳는다는 것을구세사에서 ‘새로운 인간이 탄생한다.‘라는 뜻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앞의 질문은 ‘노년기에 어떻게 영적 잉태와출산을 할 수 있까?‘로 되물으며, 나이 들어 가는 우리를 더 깊은 신앙생활로 초대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프랑스의 한 무명 시인이 쓴 ‘태어나는 용기를Oser naitre‘이라는 시는, 우리 모두가 눈에 보이는 겉모습이 아닌, 되어야 할 내면의 모습으로 태어나려는 바람을지녔다고 노래한다. 각 사람이 날마다 똑같은 모습으로 사는 것 같지만, 엄밀히 보면 누구에게나 ‘오늘의 나는 더 이상 어제의 내가 아니다. 그러므로 만일 누군가가 ‘지금의 내가 어제와는 다르네.‘ 하고 알아차린다면그는 지금 새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누군가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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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고독을 꼽았는데, 이 ‘노인의 고독이란 노인이 자기 삶에서 터득한 지혜를 나누지 않거나, 나눌 대상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노년의 지혜란, 그가 살면서 훌륭한 일을 해 왔다거나, 어떤 업적을 쌓았다 해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일생의 잘잘못을 평가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평생 우여곡절을 거듭하며 엮어 온 삶의 가장 귀한 진실을 대하는 자유로움에서 생겨난다.

파우어 수녀의 그런 자세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은아니리라. 그야말로 그것은 그의 ‘평소 실력이었다. 그실력이라 함은 바로 ‘현재 내게 있는 것은 찾아 쓰고, 없는 것은 포기하기‘이다. 제대로 하는 포기는 생명력의 주요 요소로서, 매일같이 연습하면 포기는 기쁨의 꽃이 된다. 파우어 수녀는 이런 기쁨의 꽃을 피우기 위해 포기 연습, 내려놓기 연습을 얼마나 많이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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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흔히 히스테리라고 하면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발작을 하는증세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건 히스테리에 대해 정말 잘못된 관념때문이에요. 사실 히스테리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어떤 갈등이 몸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몸이 말을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신체적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소화가 안 된다든지, 잠을 잘 못 잔다든지, 심한 경우에는 몸에서 열이 난다든지 하는 증상이 모두 히스테리에 해당할 수 있어요..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의 마음을 세 가지 인격의 구조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드는 우리에게 배고프니까 지금 빨리 나가서 밥 좀먹자. 못 견디겠어‘라고 말을 겁니다. 그러면 자아는 지금은 수업 시간이니까 뭔가를 먹으면 안 돼. 수업 끝나고 나서 먹자‘라고 달래죠. 또다시 그 뒤에서 초자아는 너는 학생이 수업 시간에 배가 고프다고 하면 돼?‘ 하는 식으로 비난을 하는 거죠.

네, 예를 들어 자아에 문제가 생기면 무기력증이 생기고 현실을 잘 인식하지 못하겠죠. 자아가 제 역할을 못해 현실 인식을 제대로 못하다보니 현실과 꿈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게 돼요. 자기가 믿으면 다 현실이 되는 거예요. 또 이드가 너무 강하면 자신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범죄자처럼 행동할 수 있겠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야 하니까요. 반대로 초자아가 강하면 도덕적으로는 좋을 것 같긴 합니다. 초자아는 양심과 이상적 자아로서의 두 가지 기능을 하거든요. 그런데 초자아가 너무 강하면 스스로에게 많은 고통을 주기 때문에 심하면 우울증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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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없는 기도는
활 없는 화살과 같다.
기도 없는 행동은
화살 없는 활과 같다.

"당신은 실력과 기품과 좋은 자세를 모두 갖췄습니다." 진이 말했다. "활쏘기 기술에 능통하고 활을 다룰 줄도 알지만정신을 다스리는 법은 익히지 못했군요. 모든 상황이 순조로울 때는 잘 쏘지만 곤란한 상황에서는 표적을 맞히지 못합니다. 궁사가 언제나 전장을 택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수련을 시작해 곤란한 상황에도 대비하십시오. 계속 궁도에매진하세요. 그것은 평생에 걸쳐 가야 할 길이니까요. 화살을 정확하게 잘 쏘는 것과 영혼의 평정을 유지하고 쏘는 것은 매우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가르치는 건 어렵지 않아. 마을로 돌아가는 한 시간 안에도 가르쳐줄 수 있단다. 어려운 건, 충분히 정확하게 터득할때까지 날마다 연습하는 일이지."

명인이란 무언가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영혼에 잠재되어 있는 지식을 제자가 최선을 다해 스스로 발견해나가도록 격려하는 사람인것 같구나."

다른 이들과 활과 화살의 기쁨을 나누지 않는 궁사는 자신의 장점과 결점을 결코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시작하기 전에 동료를 찾아라. 동료는네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다.
‘다른 궁사를 찾으라‘는 말이 아니다. 다른 능력을 갖춘 사람을 찾으라는 뜻이다. 열정을 품고 추구하는 길은 모두 궁도와 통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동료는 다른 이들과 똑같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궁술에 대한 열정을 함께 나눌 벗을 찾을 때는직관을 믿되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말아라. 사람들은 항상자신의 한계를 기준삼아 타인을 판단하고, 그들의 의견은 편견과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을 때가 많다.

마음이 활짝 열린 사람들,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그들은 친구들이 하는 일을 판단 없이 바라보고 그들의 헌신과 용기를 칭송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자신도 발전할 수 있음을 안다.

활을 만든 나무처럼 유연하고 길 위의 신호들을 이해할 수있는 사람들과 어울려라. 넘어설 수 없는 장벽을 만나거나더 나은 기회를 포착하면 주저 없이 방향을 바꿀 줄 아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물과 같은 속성을 지녔다. 바위를 돌아흐르고,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때로는 텅 빈 구덩이가가득차도록 호수를 이루었다가, 넘치면 다시 흘러간다. 물은제가 가야 할 곳이 바다임을, 언젠가는 바다에 닿아야 함을절대 잊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끝이야. 여기서 멈출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경계해라. 겨울 뒤에 반드시 봄이 이어지듯, 어떤 일에도 완전한 끝은 없기 때문이다. 목표에 이르고 난 후에는 반드시 그동안 습득한 모든 것을 활용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

노래하고, 이야기하고, 삶을 예찬하며, 눈에 기쁨이 깃든사람들과 어울려라. 기쁨은 전염성이 있어 다른 이들이 우울과 고독과 고난에 마비되지 않게 해준다.

활은 얼마간 무위無爲의 시간이 필요하다. 늘 팽팽하게 긴장해 있는 활은 힘을 잃는다. 활을 가만히 놓아두어 견고함을 회복할 여유를 주어야 한다. 그러면 네가 마침내 시위를당길 때 활은 흡족한 듯 온전히 그 힘을 발휘할 것이다.

우아함이란 단지 겉모습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삶과 일에 경의를 표하는 방식이다. 가끔 불편하게 느껴지더라도 자세가 잘못되었다거나 인위적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힘이들기에 참된 것이다. 궁사의 존엄한 자세가 표적에 대한 경의를 보여준다.
우아함은 가장 편안한 자세가 아니라 완벽하게 활을 쏘기위한 최적의 자세에서 온다.

결과가 좋든 좋지 않든 그날 아침의 활쏘기에 너무 휘둘려서는 안 된다. 앞으로 수많은 날이 남아 있고, 각각의 화살은그 자체로 하나의 삶이다.
잘하지 못한 날들을 교훈삼아 네가 흔들린 이유를 알아내라. 잘한 날들을 거울삼아 내면의 평온으로 이르는 길을 찾아라.
하지만 두려워서든 즐거워서든 정진을 멈춰서는 안 된다.
궁도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숙련된 대장장이가 쇠를 다루는 모습을 보아라. 미숙한 사람의 눈에는 그가 늘 똑같은 망치질만 반복하는 듯 보일 것이다.
하지만 궁도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매번 다른 강도로 망치를 내려친다는 사실을 안다. 그의 손은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지만, 망치가 쇠붙이에 가까워질수록 더 강하게 쳐야 하는지 혹은 약하게 쳐야 하는지 안다.

반복도 마찬가지다. 항상 비슷해 보여도 매번 다르다.
풍차를 보아라. 풍차의 날개는 같은 속도로 돌아가며 언제나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풍차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풍차의 날개가 바람에 따라 움직이며 필요에 따라 방향을 바꾼다는 사실을 안다.

궁도의 규칙을 모두 잊고 전적으로 직관에 따라 행동할 때궁사는 진정한 깨우침을 얻는다. 하지만 규칙을 잊을 수 있으려면 먼저 그 규칙을 인지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 단계에 이르면 배움의 과정에 필요했던 도구는 더이상필요하지 않다. 활과 화살과 표적은 이제 필요하지 않다. 그길에 이르게 한 수단보다는 길 자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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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
정호승 저자, 장민혁 낭독 / 비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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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길을 걷는 그의 걸음은 빠르지 않으나 중단하는 법은 없다. 우보일보(牛步一步), 소의 걸음처럼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간다. 소설가 박완서(朴婉緖) 선생은 생전에 "백경학 씨는 심장에서 우러나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백경학 선생, 그는 한국 장애인의 아버지다.

봄은 언제나 어김없이 찾아온다. 우리의 인생이 아무리 춥고 어려워도, 그래도 감사한 것은 참고 기다리면 반드시 봄이 찾아와준다는 사실이다. 따스한 햇살을 데리고 인생의 봄길을 찾아와 길가에 아름다운 꽃들을 피어나게 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폭설이 내린 혹한의 길을 걷는다 할지라도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걸어가는 길이 봄길이 된다. 내가 스스로 사랑이 되어 걸어가지 못한다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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