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위기
한병철 지음, 최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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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이야기다. 서사적 동물animal narrans 인 인간은 새로운 삶의 형식들을 서사적으로 실현시킨다는 점에서 동물과 구별된다. 이야기에는 새 시작의 힘이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모든 행위는 이야기를 전제한다.
이와 반대로 스토리텔링은 오로지 한 가지 삶의 형식, 즉 소비주의적 삶의 형식만을 전제한다. 스토리셀링으로서의 스토리텔링은 다른 삶의 형식을 그려낼 수 없다. 스토리텔링의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소비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야기, 다른 삶의 형식, 다른 지각과 현실에는 눈멀게한다. 바로 여기에 스토리 중독 시대 서사의 위기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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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를 창간한 이폴리트드 빌메상Hippolyte de Villemessant은 정보의 본질을 다음의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우리 독자들은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혁명보다 파리 라틴 숙소에서 일어난 지붕 화재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이를 더욱 구체화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더 이상 멀리서 오는 지식이 아닌, 바로 다음에 일어날 일의 단서를 제공하는 정보만이 공감을얻는다." 신문 독자들의 관심은 코앞에 놓인 것 이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은 호기심거리로축소된다. 근대의 신문 독자들은 시선을 멀리 두고 머무르는 대신, 하나의 뉴스거리에서 다른 뉴스거리로관심을 이동시킬 뿐이다. 길고 느리게 머무르는 시선은

정보는 인식의 순간 이후 더는 살아 있지 못한다. "정보는 그것이 새로운 동안에만 가치 있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만 살아 있다. 오로지 순간의 시점에사로잡히며 정보 그자체에 대해 설명할 시간은 없다.

정보와 달리 지식은 그 순간을 넘어서 앞으로 다가올 것과도 연결되는 시간적 폭이 있다. 그래서 지식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지식 안에는 서사적 진폭이 내재해 있다.
정보는 새로운 것을 찾아 세상을 샅샅이 뒤지는리포터의 매체다. 이야기하는 사람은 그 반대의 일을 한다. 이야기하는 사람은 정보를 전달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이야기하기의 예술은 정보를 내주지 않는 것이다.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설명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이미 이야기하기 예술의 절반을 완성한다." 내주지 않는 정보, 즉 빠져 있는 설명이 서사적 긴장을 고조시킨다.

이야기에는 경이롭고 의미심장한 무언가가 있다. 이들은 은밀한 것에 반대되는 정보와 결코 조화를 이룰 수 없다. 설명과 이야기는 상호 배타적이다.
"매일 아침이 세상 만물의 새로움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기억할 만한 이야기가부족하다. 왜일까? 설명이 들어가 있지 않은 일은 더이상 우리에게 도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벌어지는 거의 모든 일이 이야기가 아니라 정보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벤야민에 따르면 이야기는 ‘모든 걸 내보이지않는다.‘ 이야기는 ‘그 힘을 내면에 모은 채 보전하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다시 펼쳐낼 수 있는것‘이다. 반면 정보는 완전히 다른 시간성을 보인다.
정보는 좁은 최신성의 폭 때문에 매우 빠르게 소진된다. 정보는 오로지 찰나의 순간에만 작동한다. 영구한 발아력을 지닌 씨앗이 아닌, 티끌이나 다름없다. 정보에는 발아력이 결여되어 있다. 한번 인식되고 나면, 이미 확인을 마친 부재중 메시지처럼 무의미성 속으로 침잠한다.

전체 삶의 기록화에서 아무것도 탈락되어서는 안 된다. 이때는 아무것도 이야기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그저 측정될 뿐이다.
센서와 앱은 언어적 표현과 서사적 성찰 없이 자동으로 데이터를 전송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그래픽과다이어그램으로 보기 좋게 요약된다. 그러나 이들은내가 누구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 자기는 양이아닌 질이기 때문이다. ‘숫자를 통한 자기 이해‘는 신화 속 키마이라와 같다. 이야기만이 자기 인식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준다. 나는 나 자신이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숫자는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못한다. ‘수치적서사‘라는 표현은 모순이다. 삶은 정량화가 가능한 사건들로는 이야기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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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 세상과 소통하고 싶은 그녀의 생생하고 진솔한 이야기
조민 지음 / 참새책방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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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레몬이 주어지면, 레모네이드를 만들라"는격언이 있다.
비록 지금 인생의 대부분을 부정당했지만, 이 상황을나는 제2의 자아실현 기회로 만들어보려 한다. 한 길만 바라보고 달려온 나에게 이 같은 강제 멈춤은 아마 평생에 한 번겪을까 말까 하는 트라우마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막힌상태를 기꺼이 누려보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멈추어 주변을살펴보기로 했다. 내가 지금까지 달려왔던 길이 좁고 긴 길이었던 데 반해 이제부터 펼쳐질 길은 꽃도 피어 있고 산도보이는 그런 길일지도 모른다. 그 길을 천천히 즐기며 걷다보면 나의 세상도 확장되어 더 큰 행복을 안겨다 줄지도 모른다.

봉사하는 사람 중에는 큰 착각에 빠진 이도 많다. ‘자기보다 불쌍한‘ 사람을 도우면서 보람을 찾는다고 생각하는사람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봉사하면 할수록, 봉사의 대상에게서 배울 점이 더 많이 보인다. 불쌍하기는커녕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똑같지만 다른 사람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 수는 있지만, 결코 불쌍한 사람들은아니다. 그 누구도 다른 이를, 어떠한 이유로든 불쌍하게 여길 수 없다. 저마다 다른 사연을 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

우울증 환자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이 생활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를 쓰고 내 루틴을 지키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내려 마시기, 아침은 건너뛰기, 공복으로 운동하기, 공부하기, 일찌감치 점심을 먹고 오후에 공부하기, 친구들과 나가서 이른 저녁 맛있는 것으로 챙겨 먹기, 일주일에한 번은 나가서 친구들과 놀기 등. 여기서 내 힘으로 유지할수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내 힘으로 유지하지 못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길에서, 큰바람을 맞더라도 스러지지 않고 자신의 길을 만날 수 있기를, 때론 길을 잃더라도그 길에서 더 빛나는 나를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버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날마다 매일 매 순간을 멋지게살아나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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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경험을 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살면서누구를 만나느냐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나고 내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변화하는 자신을 알고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살면서 편견이 편견인 줄도 모르고 그 편견에둘러싸여 지낸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다른 편견은 또 어떤 게있을까? 편견이 별로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지만, 얼마나 많은 편견에 내 눈이 가려져 있는지는 나도 모를 일이다. 이 사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양고기는 어쩌면 하나의 예일 것이다. 일상에 만연하는 편견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악재로 작용한다. 지나고 나서야 미욱했던 자신을 깨닫는다. 누군가 아무리 얘기해도 내가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며 깨닫지않으면 알 수 없다.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으면 두려울 것도 없고 실패할일도 없다. 새로운 시도를 하면 실패할 수도 있지만 성공할수도 있다. 7년간의 헛구역질을 참고 먹은 양고기의 맛이 가히 환상적이었듯이, 앞으로도 나는 자신의 틀을 깨는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면서 작고 큰 성공과 실패를 겪으면서 나아가고 싶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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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 문화의 얼기설기 얽힌 강 둔덕의 기원과 인간 마음mind의동물적 뿌리에 대해 탐구한다. 인간을 둘러싼 이야기 가운데 가장 어려우면서도 신비한 측면, 즉 진화의 과정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다른 동물들과완전히 다른 종이 되었는지에 대한 하나의 설명을 제시할 것이다. 이는 우리 조상이 어떻게 개미와 덩이줄기, 견과류로 연명하던 유인원에서 교향곡을 작곡하고, 시를 낭독하며, 무용을 하고, 입자가속기를 설계하는 현대인으로 진화했는지와 관련 있다. 하지만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은자연선택의 법칙에 의해 진화하지 않았으며, 우주정거장은 다윈적인 투쟁의 기근과 죽음으로부터 등장하지 않았다. 컴퓨터와 아이폰을 디자인하고 개발한 남성과 여성들이 다른 직업을 가진 이들보다 더 많은 아이를낳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법칙이 기술의 끊임없는 진보와 다양화, 예술의 유행을 설명할 수 있을까? 문화적 형질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행동과 기술의 변화가 발생했다는 문화적 진화 이론cultural evolution.23 먼저 복잡한 문화를 발생시키는 마음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를 밝혀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설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책의 후반부에서 드러나듯이, 인간 종

그렇다면 어떠한 법칙이 기술의 끊임없는 진보와 다양화, 예술의 유행을 설명할 수 있을까? 문화적 형질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행동과 기술의 변화가 발생했다는 문화적 진화 이론cultural evolution.23 먼저 복잡한 문화를 발생시키는 마음이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를 밝혀야 비로소 만족스러운 설명이 될 것이다. 하지만 책의 후반부에서 드러나듯이, 인간 종

이 책이 논증하다시피, 우리 종의 특별한 성취는 문화에 대한 우리의특별히 강력한 능력 덕분이다. 여기서 ‘문화culture‘는 공유되고 학습되는 지식의 광범위한 축적과 시간에 따른 기술의 끊임없는 개선을 의미한다."
때로는 인간 종의 성공이 우리가 똑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되지만, 사실우리를 똑똑하게 만드는 것은 문화다. 물론 지능이 관련 없지는 않지만,우리 종을 고유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통찰력과 지식을 한데 모으고 각자의 해결책 위로 새로운 해결책을 누적해 나아가는 능력이다. 어떠한 새로운 기술도 어느 외로운 발명가가 홀로 찾아낸 것이 아니다. 사실상 모든혁신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기술을 재가공하거나 개선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가장 간단한 인공물을 예로어야 할 텐데, 우주정거장과 같은 것을 한 사람이 발명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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