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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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시대는 스스로 사유하고 실행하는 것이아니라, 이미 제시된 대로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하루에도 수십만 개의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인공지능 기술까지 우리 실생활 곳곳에 접목된다면, 이러한 콘텐츠 무한 생성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그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사유하는 능력이 없다면 무분별한 ‘콘텐츠의홍수‘ 속에 휩쓸리고, 자칫 자기 삶의 주도권을 잃을 우려가 있다.

적당한 거리
나의 행복감이 친구에게 지나치게 가까우면,
그의 마음속에 불안과 시기가 일어날 수 있다.
내 행복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길 바라는 것은상대방의 감정조차 소유하려는 나의 이기심일 뿐이니,
소중한 친구일수록 모든 것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

그는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그를 한결같이 칭찬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타인의 박수엔 관심도 없고, 바라지도 않는다.
그는 멀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독수리의 눈‘을 가졌다.
그는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은 보지 않는다.
오직 스스로 빛을 내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다.

습관은 우리의 손놀림을 더 능숙하게 만들지만, 반대로우리의 사고를 덜 민첩하게 만든다. 습관이 익숙함을 제공하는 만큼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가장 큰 위험은 어디에 있는가?
바로 남을 동정하는 마음에 있다.

누구를 가장 나쁘다고 해야 하는가?
항상 타인을 부끄럽게 하려는 사람이다.

가장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타인에게 수치심을 덜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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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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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젖은 흙 속에서 깨어난 나무 향기가 밀려온다.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탯줄을 통해 몸에 스며들었던 것 같은 그 내음은, 내가 어떤 방황을 하더라도 결국 대지의 일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툭 툭 소리가 점점 커지는 하늘을 겨우 가린 우산 아래서, 비가 부딪치며 짙은 색이 천천히 번지는 산책로 담벼락을 한참 바라보기도 한다. 비가 오는 이 예외적인 하루를 좋아한다. 하루라는 낱말은 아주 가볍고 보드라운 어떤 생명 같아서 발음할 때마다 선물처럼 반갑고, 어제의 시간으로 보내야 하는 일이 아쉽다.

날씨가 우리를 만드는 것이지 우리가 날씨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생각 또는 철학도 날씨가 만들어낸다. 독일의 검은 숲속에 오두막을 짓고 숨기 좋아했던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오두막에 폭풍이 치고 눈이 오면 그때가 철학자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오두막을 눈으로 덮어 따듯하게 만드는 날씨는 생각의 알을 암탉의 체온으로 데우는 부화기이다.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날씨는 늘 인간에게 겸손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스를 정복하려 했던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Xerxēs는, 그리스로 가는 길목인 헬레스폰투스 해협에 다리를 놓아 군사들을 전진하게 하려 했다. 그러나 다리가 완성되자마자 바람이 불어와 다리를 쓸어가버린다. 크세르크세스는 헬레스폰투스 해협에 대해 분노해 바다에다 채찍 삼백 대를 때리고, 족쇄도 한 쌍 던져넣는다. 헤로도토스Ηρόδοτος의 《역사》 7권이 전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날씨는 위대한 대왕을 무시하고 제 할 일만 할 뿐이며, 날씨를 굴복시키려 할수록 인간은 자신의 미련함만을 뽐내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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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는 어떻게 지구를 파괴하는가 - 디지털 인프라를 둘러싼 국가, 기업, 환경문제 간의 지정학
기욤 피트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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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는 날로 커져만 가는 기술의 힘과그 기술을 사용하는 우리의 지혜 사이에서의 줄타기가 될 것이다."
디스스티븐 호킹

1971년 10월 2일, 미국 출신 공학도 레이 톰린슨이 과학자들과 미국 군인들 사이에서 애용되던 정보통신망 아르파넷Arpanet‘을 통해 최초의 이메일을 보낸다. 이로써 인류는 급작스럽게 즉시성의 시대로 들어선다. 오늘날 모든 것은 (거의) 빛의 속도로 교환되고 달라진다. 우리는 고대의 포석 깔린 도로, 산업화 시대의 철도를 지나 이젠또 어떤 기초 설비가 우리의 일상적인 디지털 행위를 가능하게 해줄지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당신이 한 통의 이메일을 보내거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엄지 척‘(그 유명한 ‘좋아요‘)을 누를 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수십억 번의 클릭은 어떤 지리적 분포양상을 보이며, 그것들의 물질적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것들은 어떤 생태적·지정학적 위협을 가하는 걸까?

단순히 한 번의 ‘좋아요‘를 보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인간이 세운 것들가운데 아마도 가장 거대한 규모일 것으로 여겨지는 엄청난 하부구조를 설치하고 가동시켜야 한다. 우리는 말하자면 콘크리트와 광섬유,강철로 이루어진 왕국, 항상 대기 중이며 지시가 떨어지면 백만 분의일초 만에 복종하는 굉장한 왕국을 건설한 것이다. 이름하여 데이터센터, 수력발전용 댐, 화력발전소, 전략 금속 광산 등으로 형성된 ‘인프라 월드‘. 이 모든 요소들이 막강한 출력, 속도 그리고 냉각, 이렇게세 가지 효과를 위해 결합한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전기의 10퍼센트를 끌어다 쓰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거의 4퍼센트를 차지하는데,
이는 세계 민간 항공업 분야 배출량의 두 배에 약간 못 미치는 양이다." "디지털 기업들이 그들을 규제하는 공권력보다 더 힘이 세질 경우, 그들이 생태에 끼치는 영향을 우리가 더는 통제하지 못할 위험이있다"고, 스카이프 공동 창업자이자, 기술의 윤리 문제를 연구하는 생명의 미래연구소 창립자인 얀탈린은 경고한다

최근 들어 당신은 그걸 누르고 싶어 죽겠을 때마다 눌러왔다. 가령사랑스러운 직장 동료의 마음을 사기 위해 당신은 그 동료가 페이스북에 올린 한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 사랑하는 이의 휴대폰에 도달하기까지 이 ‘좋아요‘는 인터넷의 일곱 개 층을 거치는데, 그중 일곱 번째, 그러니까 제일 꼭대기에 있는 층이 당신이 작동시키는 디지털:기(가령 컴퓨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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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네게 믿으라고 강요할 순 없다. 믿고 안 믿고는 온전히 네몫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천주의 가르침을 부정하는데 억지로 받들고자 애쓰라 하지도 않겠다. 그러나 알고서 부정하는 것과 모르면서 무조건 부정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그러니 읽어라. 진심으로 교리서를탐독해봐. 그다음에 비판해도 늦지 않다. 다만, 눈이 아닌 마음으로읽고 또 읽어라. 그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천주의 말씀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무릇 마음이란 강물과 같아서 막으면 고이는 법이고, 그렇게 고이다 보면 종국엔 저 밑바닥까지썩게 마련이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것이 자연스럽고 현명한 대처일 터였다. 첫 교리연구회에는 참석했으나 내내 불만스러운 얼굴로 말이 없던 김원성이 결국 강학을 탈퇴하겠다고 밝혀왔을 때도 잡지 않은 이유였다.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찾아오는 이도 있는 법.

"천주교는 조선의 근본을 뿌리째 흔드는 종교입니다. 그런 종교를따르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양반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겠지요.이제껏 당연하게 누려온 것들이 한순간에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될 수있어요. 과인은 물론이고 조정의 모든 신료, 나아가 이 나라 조선의모든 양반이 그 점을 똑똑히 각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인의 입지가곤궁해질 것을 능히 짐작하면서도 천주교를 막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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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잡동산이 현대사 (총3권)
전우용 / 돌베개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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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내가 살면서 행복감이라고 해야 할지 그저 ‘잔잔한 흥분’이라고 해야 할지 모를 감정을 느꼈을 때는 주로 새로운 물건들과 조우하던 때였다.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집에 라디오가 처음 들어왔을 때 그 작은 나무상자 안에 사람들이 숨어 있다는 말을 믿었던 천진함을…

거울이 귀했던 데다가 선명하지도 않아서, 인류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사람들은 자기 겉모습을 관찰하려는 욕망을 충분히 실현할 수 없었다. 달밤에 우물을 굽어보고 어렴풋이 비치는 자기 얼굴을 확인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조선 말 서울에서 군교 노릇하던 사람이 있었다.

더불어 사람들은 마음보다 몸에, 타인보다 자신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남의 마음에 생긴 큰 상처보다 자기 얼굴에 생긴 점 하나를 더 중시하는 문화가 만들어진 데에는 유리거울이 책임질 몫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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