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네게 믿으라고 강요할 순 없다. 믿고 안 믿고는 온전히 네몫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천주의 가르침을 부정하는데 억지로 받들고자 애쓰라 하지도 않겠다. 그러나 알고서 부정하는 것과 모르면서 무조건 부정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그러니 읽어라. 진심으로 교리서를탐독해봐. 그다음에 비판해도 늦지 않다. 다만, 눈이 아닌 마음으로읽고 또 읽어라. 그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천주의 말씀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무릇 마음이란 강물과 같아서 막으면 고이는 법이고, 그렇게 고이다 보면 종국엔 저 밑바닥까지썩게 마련이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것이 자연스럽고 현명한 대처일 터였다. 첫 교리연구회에는 참석했으나 내내 불만스러운 얼굴로 말이 없던 김원성이 결국 강학을 탈퇴하겠다고 밝혀왔을 때도 잡지 않은 이유였다.
떠나는 사람이 있으면 찾아오는 이도 있는 법.

"천주교는 조선의 근본을 뿌리째 흔드는 종교입니다. 그런 종교를따르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양반들은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겠지요.이제껏 당연하게 누려온 것들이 한순간에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될 수있어요. 과인은 물론이고 조정의 모든 신료, 나아가 이 나라 조선의모든 양반이 그 점을 똑똑히 각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인의 입지가곤궁해질 것을 능히 짐작하면서도 천주교를 막지 않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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