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의 명품은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하고 물으면 주인님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라고 머리를 조아리느 목소리였지만, 동등한 상인 계층이 만든 도시 안에서는 "당신도 저렇게 아름다워질 수 있어요"라는 부추김이 고개를 든 것이다. 돈이 권력의 기반이 된다는 건 돈으로 경쟁해서 신분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평민 출신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도시의 미관을 꾸미고, 교회 등에 기부를 하고, 거장의 작품을 소유하기 시작했다.
당시 거장들은 중세 시대까지 수공업자로 천대받던 장인 출신이었다. 궁전이나 성당의 벽과 천장을 꾸미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같은 화가나 조각가, 섬세한 보석을 만드는 첼리니 같은 수공업자, 아름다운 섬유와 옷을 만드는 직조공과 재봉사, 그리고 구두공까지, 이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물건은 천상의 아름다움을 표출한 듯한 신화가 되고 모든이가 욕망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예술과 명품은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