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노동의 역습’ 에서
현대인이 자신도 모르게 행하고 있는 온갖 ‘보이지 않는 노동‘의 사례를 분석한다. 주기적으로 웹사이트의 패스워드를 바꿔줘야 하고,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며, 공항에서 고객이 직접 탑승 수속을 밟게 만드는 기술의 발전 이면에는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기업들의 전략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런던의 대형 할인마트에서 한 종업원은 내게 ‘셀프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법을 가르쳐줬다. 그는 장기적으로 자신의 일자리를 없애는 방법을 고객들에게 알려주면서, 그 추가적 노동에 대한 대가는 따로 받지 못하고 있었다. 자동화 시스템이늘어갈 때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그림자 노동은 늘어간다.
그림자 노동은 노동의 소외를 가속화시킴으로써 노동의 가치!
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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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는 《그림자 노동》(사월의책, 2015)에서 바로 이대가 없는 노동이 우리 삶을 더 복잡하고 교묘하게 불능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림자 노동의 가장 심각한 폐해는 우리의 자존감을 빼앗고, ‘내가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자신감을앗아감으로써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은밀하게 무력화시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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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당신은 주부의 가사노동을, 종업원들의 온갖 허드렛일을, 그리고 자기 자신이 맡아야 할 온갖 비생산적 잡무들을
‘일 같지도 않은 일‘이라고 무시한 적이 있는가.
바로 그 무시와 편견이 그림자 노동에 드리운 차별과 억압을
더욱 공고화하는 것이다. 계산되지 않는 노동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노동의 영역까지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사람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이자 진정한 리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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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프레드릭 비크너 Frederic Buechner는 직업을 선택하는기준에 대해 이렇게 아름다운 정의를 내렸다. "직업은 당신의진정한 기쁨과 세상의 깊은 허기가 서로 만나는 장소다."
세상의 깊은 허기를 읽어내는 눈길, 그리고 세상의 깊은 허기와자신의 진정한 기쁨을 일치시킬 줄 아는 마음의 안테나가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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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는 프랑수아즈 사강 Françoise Sagan 의 소설 《브람스를좋아하세요... (민음사, 2008)를 읽다가 가슴 저미는 대목을 찾아냈다.
인간의 의무를 소홀히 해온 당신을 고발하겠다고, 사랑을 그저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한 죄, 그리고 온갖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과거를 고발하겠다고,
바로 이런 뼈아픈 후회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우리는 오늘 바로 이 순간을 와락 붙잡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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