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뇌는 세 개가 아니라 하나다. 플라톤이 말한 내면의 전투를 넘어 나아가려면 우리는 합리적이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심지어 인간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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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해서 당신의 뇌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작은 벌레에서 진화해 아주아주 복잡해진 신체를 운영하는 것이다.

왜 이것이 더 나은 질문인지 이해하기 위해 한 가지 비유를 들어보겠다. 당신이 사람들의 집을 방문하면서 본 여러 주방의 형태를 잠시 떠올려보라. 어떤 주방은 크고 어떤 주방은 작다. 당신이 어마어마하게 큰 주방 안에 있다고 상상해보라. 당신은 생각할 것이다. 와우, 이 집 사람은 요리를 즐기나봐. 이것이 합리적인 결론인가? 아니다. 주방 크기만 보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당신은 집 전체 크기에 비해 주방이 어떤지 고려해야 한다. 큰 집에 큰 주방이 있다면 특별한 일이아니다. 전형적인 집 설계도를 그냥 확대한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작은 집에 엄청 커다란 주방이 있다면 집주인이 전문요리사거나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같은 원리가 뇌에도 적용된다. 커다란 뇌에 비례해서 커다란 대뇌피질을 갖고 있다는 것은 특별할 게 없다. 사실상이것이 정확히 우리 인간이 가진 것이다. 모든 포유류는 신체 크기에 비해 비교적 커다란 뇌를 가졌으며, 대뇌피질 역시 뇌에 비해 비교적 커다랗다. 우리의 대뇌피질은 상대적으로 뇌가 작은 원숭이, 침팬지, 그리고 다양한 육식동물에게서 발견되는 상대적으로 작은 대뇌피질의 확대 버전에 지나

자연선택은 우리를 향해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특정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식할 수 있도록 돕는 특정 적응력을 갖춘 흥미로운 동물 한 종에 지나지 않는다. 20 다른 동물들이 인간보다 열등한 것이 아니다. 동물들은 각자 독특하고효과적인 방식으로 주변 환경에 적응한다. 당신의 뇌는 쥐나도마뱀의 뇌보다 더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다르게 진화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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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네루다는 말했다. "나는 심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태어났다고 믿는다." 이 간절한 독서의 기록을 읽다보면 저자 역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임을 알게 된다. 시절마다의 열렬한 책읽기는 한 사람을 단호한 원칙주의자이면서도 삶의 아이러니를 이해할 줄 아는 풍요로운 성찰자로 만들었다. 그는 법이 진리에 대한 신속한 판단이 아니라 신중한 사랑처럼 작동하기를 바란다. 자신이 만나왔던 문학이 진리 앞에서 늘 그런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시절의 독서는 ‘여성‘이라는 변방에 존재했던 작가들에게 보내는 우정 어린 편지처럼, 혹은 가난과 전쟁과 전체주의의 폭력 앞에서 상상력 하나로 삶을 지켜낸 작가들에게 보내는 따뜻하고 간결한 위로의 엽서처럼 읽힌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마거릿 애트우드가 도리스 레싱에 대해 했다는 그 말, 이 책에서 두차례나 인용된 "적당히 해치우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일을 그녀의 심장과 영혼과 힘을 다해서 하는 사람" 이라는 표현을 ….

소설이 작가의 삶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작중인물에게 실제 인물의 성격과 닮은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루이자에 대한 평전에서 수전 치버는 유명한 소설가인 아버지 존 치버의 말을 인용하면서 문학작품은 ‘그 자신에게 내재하는 꿈 (self-contained dream)으로 읽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루이자가 그린 판타지 월드는 루이자에게 내재하는 꿈이었다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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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라는 집은 너무 광막해
그 안에서 당신은 벽을 통과하고
허공에 그림을 걸리라. (네루다)

순간을 나 대신 포착했다. 혹시라도 죽음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 면? 캐럴라인의 죽음은 나에게 아주 크고 지독한 선물을 남겼다. 상실이 먼지나 달빛처럼 흔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어떤 상실은 견디기 힘들지라도.

애도는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우아한 외관 - 초반에 쏟아지는 화환과 음식과 배려 - 을 벗기고 보면, 애도는지극히 개별적이어서 관계 자체만큼이나 복잡한 궤적을 그린다. 사람들은 침대 옆자리의 온기나 저녁 무렵 웃음소리,
손짓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함께 간 여행지나 함께 나눈 느낌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나는 수십 가지 이유로 캐럴라인이 그리웠지만, 그 모두를 관통하는 것은 실제 대화든 상상 속의대화는 끊임없는 대화의 부재였다.

여러 해 전 아직 젖먹이였던 첫아이를 잃은 친구가 있다. 아이를 떠나보내고 얼마 되지않아 슬퍼하던 그녀가 들은 뼈아픈 위로의 말들 가운데, 죽은 사람에게 느끼는 강렬한 의리를 이해하는 어느 남성의 한마디가 있었다고 한다. "진짜 지옥은, 그가 친구에게 말했다.
"이것을 결국 극복하고 산다는 사실입니다." 불가사리처럼,
제 살이 잘려나가도 심장은 죽지 않는다.

옛날 나바호족 사람들은 러그를 짤 때 어울리지 않는 실을한 가닥씩 넣고 그 도드라지는 색이 바깥 테두리로 이어지게했다. 이 의도된 결함은 러그 안에 갇힌 에너지를 풀어주고또다른 창조로 이어지도록 길을 낸다는 뜻에서 영혼의 줄이라 불렸으며, 이 줄의 유무로 진품을 가릴 수 있다.
인생에서 굳게 품을 가치가 있는 이야기에는 모두 이런 영혼의 줄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희망이라 부르든 내일이라 부르든, 내러티브의 뒷이야기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다만 이것없이는 -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미지의 선명한 불협화음 없이는 우리의 의식과 함께 모든 것이 안으로 무너져 파열될것이다. 우주가 역설하는바, 모든 고정된 것은 유한하다.

이 책의 제목은 내 어릴 적 기억에 남아 있는 영어의 관용구에서 가져온 것이다. 하루가 이대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날이면, 누군가 말하곤 했다. "집까지 먼길로 돌아갈까?" 차를 몰고 있는 걷고 있는 다르지 않았다. 여기에는 이런 뜻이담겨 있었다. "좀 슬렁슬렁 가보자, 시간이 천천히 흐르도록,지금이 조금 더 길어지도록." 오래오래 계속 이어지도록.

삶이라는 유수의 황금빛 순간은우리를 급히 스쳐가고 보이는 것은 모래뿐이니,
천사들이 우리에게 찾아오지만우리가 그들을 알아보는 것은 그들이 떠나간 뒤일 뿐.
- 조지 엘리엇, 『목사생활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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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오롯이 사랑한다는 것은그저 "어떻게 지내요?" 하고물을 수 있다는 뜻이다.
-- 시몬 베유

타인을 평가할 때는 그들이 겪고 있는 고난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디트리히 본회퍼의 말을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이제 이 소설을 통해알게 된 시몬 베유의 말도 함께 기억할 것이다.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당신의 고통은 무엇인가요?(Quel est ton tourment?)"라고 묻는 일이라는 것. 이 작품은 저 물음의 소설적 실천이다. 말기 암 환자인 친구가 스스로 삶을 끝내는 일의 곁을 지키는 중인 서술자는 지금 세계의 존재자들이 자신의 고통과 어떻게 지내는지‘를 묻기 시작한다. 지인들, 작품 속캐릭터, 동물, 심지어 지구 그 자체에게까지.
그렇게 채집한 이야기들‘웰다잉‘에서 기후위기‘에 이르는 을 분 분방한 구조와 리드미컬한 어조로 들려준다. 통찰과 공감이 어우러진 그의 이야기를 딴짓을 해가며 듣는 일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나는 근래 드문 집중력을 발휘해 이 소설을 두 번 연달아 읽었고 그러고도 성에 차지않아 이 작가가 쓴 수전 손택 회상기까지 내처 읽었다. 뉴욕 지식인 사회한복판에서 성장한 작가다운 날카로운 지성이 내가 동경하는 미덕인 다정한 예리함‘ 혹은 관대한 명석함에까지 도달해 있으니 이제 시그리드누네즈가 쓴 모든 글이 나에게 중요해졌다.

삶은 그렇게 고통스럽고 심각하면서도, 부조리하고 코믹한 것이다.우리 인간으로서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얼마나 다정한가.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서 내게도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생각하는 사람과 내게는 절대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야, 생각하는 사람. 첫번째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우리는 견디며 살고,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삶을 지옥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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