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라는 집은 너무 광막해
그 안에서 당신은 벽을 통과하고
허공에 그림을 걸리라. (네루다)

순간을 나 대신 포착했다. 혹시라도 죽음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 면? 캐럴라인의 죽음은 나에게 아주 크고 지독한 선물을 남겼다. 상실이 먼지나 달빛처럼 흔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어떤 상실은 견디기 힘들지라도.

애도는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이다. 우아한 외관 - 초반에 쏟아지는 화환과 음식과 배려 - 을 벗기고 보면, 애도는지극히 개별적이어서 관계 자체만큼이나 복잡한 궤적을 그린다. 사람들은 침대 옆자리의 온기나 저녁 무렵 웃음소리,
손짓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함께 간 여행지나 함께 나눈 느낌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나는 수십 가지 이유로 캐럴라인이 그리웠지만, 그 모두를 관통하는 것은 실제 대화든 상상 속의대화는 끊임없는 대화의 부재였다.

여러 해 전 아직 젖먹이였던 첫아이를 잃은 친구가 있다. 아이를 떠나보내고 얼마 되지않아 슬퍼하던 그녀가 들은 뼈아픈 위로의 말들 가운데, 죽은 사람에게 느끼는 강렬한 의리를 이해하는 어느 남성의 한마디가 있었다고 한다. "진짜 지옥은, 그가 친구에게 말했다.
"이것을 결국 극복하고 산다는 사실입니다." 불가사리처럼,
제 살이 잘려나가도 심장은 죽지 않는다.

옛날 나바호족 사람들은 러그를 짤 때 어울리지 않는 실을한 가닥씩 넣고 그 도드라지는 색이 바깥 테두리로 이어지게했다. 이 의도된 결함은 러그 안에 갇힌 에너지를 풀어주고또다른 창조로 이어지도록 길을 낸다는 뜻에서 영혼의 줄이라 불렸으며, 이 줄의 유무로 진품을 가릴 수 있다.
인생에서 굳게 품을 가치가 있는 이야기에는 모두 이런 영혼의 줄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희망이라 부르든 내일이라 부르든, 내러티브의 뒷이야기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다만 이것없이는 -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미지의 선명한 불협화음 없이는 우리의 의식과 함께 모든 것이 안으로 무너져 파열될것이다. 우주가 역설하는바, 모든 고정된 것은 유한하다.

이 책의 제목은 내 어릴 적 기억에 남아 있는 영어의 관용구에서 가져온 것이다. 하루가 이대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날이면, 누군가 말하곤 했다. "집까지 먼길로 돌아갈까?" 차를 몰고 있는 걷고 있는 다르지 않았다. 여기에는 이런 뜻이담겨 있었다. "좀 슬렁슬렁 가보자, 시간이 천천히 흐르도록,지금이 조금 더 길어지도록." 오래오래 계속 이어지도록.

삶이라는 유수의 황금빛 순간은우리를 급히 스쳐가고 보이는 것은 모래뿐이니,
천사들이 우리에게 찾아오지만우리가 그들을 알아보는 것은 그들이 떠나간 뒤일 뿐.
- 조지 엘리엇, 『목사생활의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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