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제니 오델 지음, 김하현 옮김 / 필로우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즉, 디지털의 방해가 골칫거리인 이유는 사람을 덜 생산적으로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서 멀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포스월스키는 두 사람이 처음 발견한 것에 대해 이렇게말한다. "나는 우리가 우주의 해답을 발견했다고 생각한다. 그 답은 단순하다. 바로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텅빈 욕망을 좇으며 살고, 풍요로운 삶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어리석은 바보들은 늘 자신이 가진 것에는절대 만족하지 않고 그저 갖지 못한 것에 개탄한다. ‘
에피쿠로스는 아테네 시골 변두리에 있는 정원을 사서 그곳에 학교를 세우기로 했다. 펠릭스처럼 에피쿠로스도 방문객을 위한 도피처이자 치유력이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어 했다. 에피쿠로스가 생각한 방문객들은 평생 정원에서 사는 학생들이었지만 말이다. 아타락시아ataraxia(근심이 없는 평온한 상태)라는 행복의 형태를 설명한 에피쿠로스는 괴로운 마음이라는 ‘질병‘은 제어 불가능한 욕망과 야망, 자의식, 두려움의형태를 띤 불필요한 정신적 짐에서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에피쿠로스는 이 정신적 짐을 내려놓기 위해 도시를 등진 공동체에서 여유로운사색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피쿠로스는 학생들에게 ‘익명의 삶‘을 가르쳤고, 학생들은 도시의 일에 관여하는 대신 정원에서 먹을 것을 직접 재배하며 양상추 사이에서 대화를 나누고 이론을 정립했다. 에피쿠로스는 실제로 자기 가르침대로 살았기 때문에 그가 사는 동안 그와 정원 학교의 존재는 비교적 아테네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에피쿠로스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가장 순수한 형태의 안정감은 다수에서 물러난 조용한 삶에서 오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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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는 ‘비난의 일상화로 인해 더 추동력을 얻는다.
무엇이 자기에게 옳은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타인들의 삶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소리치는 이야기들이주목을 얻는다. 유튜브에만 하더라도 ‘이렇게 살면 망합니다‘류의 콘텐츠가 범람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타인을 비난하는 댓글이 엄청나게 달리기도 한다. 독설의 유행은꺼질 줄 모르고, 저격은 가장 흥행하기 좋은 콘텐츠가 되었다. 유명인들이 한 사소한 실수들에 벌떼같이 몰려들어서 그를 비난하고 끌어내는 일도 매일같이 일어난다. 이 시대생존법은 ‘어떻게 하면 비난받지 않느냐‘가 되었다.

"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라." (영화 <원더> 중)

어느 날 우연히 지구의 자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스쳐 지나가듯 내레이션 한 줄이 들렸다. 지렁이는 비가올 때, 숨을 쉬기 위해 땅 밖으로 나온다는 말이었다. 비가오면 땅속에 물이 들어차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익사를하기 위해 땅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보통은 비가 그치고 땅이 마르면 다시 땅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아스팔트까지 나온 지렁이는 애꿎은 아스팔트에 머리만 박다가 결국 말라 죽고 만다.

그러니까 지렁이의 죽음은 물에 대한 탐욕 때문이 아니라익사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때문이었다. 지렁이가 어리석기 때문도 아니었다. 자연의 흙이었다면 죽을 리 없는 지렁이가 인간이 만든 아스팔트 때문에 말라 죽게 되는 것이다. 그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탐욕 때문이 아니라 살아남으려다가 죽는다는 것, 이 사실이 묘하게 뼈아팠다. 나는 지렁이를 오해하고 있었고 그것도 나쁘게 오해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탐욕을 상정했던 것이다.

‘그 어느 무렵‘부터 나는 그런 사람을 점점 모르게 되어갔다.
설령 그런 사람이 있다 한들 나는 그의 이기심을 잘 들여다보지 못하게 되었다. 그저 사람의 순수한 선의나 호의를 더믿게 되었다. 그것은 지렁이가 탐욕 때문에 죽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일과 분명한 접점이 있었다.

타인에 대한 이해, 혹은 생명에 대한 연민과 관련 있는 일이었다. 그런 마음이 조금씩 채워질수록 어떤 선입관은 서서히 밀려나거나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그것은 인간과 사물의다른 측면을 보는 일이었다. 또 다른 시야를 가지는 일이었고 삶을 다소 다르게 대할 줄 알게 되는 일이었다. 생각건대그것은 나쁜 일이라기보다는 좋은 일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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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항상 어른에게 세 가지를 가르쳐주죠. 별 이유 없이도 행복해하기, 무언가에 항상 몰두하기,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온 힘으로 매달리기. 제가 아크바르로 돌아온 것도저 아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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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의미는 내가 부여하기 나름이라는 걸요."
엘리야가 여인의 머리칼을 어루만졌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왜 전에는 지금처럼 대해주지 않았나요?" 여인이 물었다.
"두려웠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오늘 전투가 시작되길 기다리면서 총독의 말을 듣고 있는데 당신 생각이 났어요. 두려워하는건 피할 수 없는 일이 시작되기 전까지만이에요. 그다음부터는의미가 없어요. 이제 남은 건 우리가 옳은 결정을 내렸을 거라는희망뿐입니다." "나는 준비됐어요." 여인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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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책 연금술사에서 가장 중심적인 메시지는 멜기세덱왕이 양치기 소년 산티아고에게 하는 말,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라는문장에 담겨 있다.

다섯번째 산』 집필을 마쳤을 때 나는 이 일화를 떠올렸고, 그외에도 살아오는 동안 피할 수 없는 일이 닥쳤던 다른 경우들을떠올렸다. 이번엔 틀림없이 상황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여길 때마다 무슨 일인가가 벌어졌고 나는 바닥으로 내던져졌다. 나는스스로에게 물었다. 이유가 뭐지? 언제나 결승선 가까이에 이르기만 할 뿐 결코 도달하지는 못하는 저주에라도 걸린 걸까? 신은너무나 가혹해서 내가 지평선 저 끝의 야자수를 바라만 보다가사막에서 갈증으로 죽어가게 하려는 걸까?
그런 건 아니라고, 마침내 이해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살아가다보면 우리가 각자 자아의 신화‘에 이르는 진정한 길로돌아가게 하는 일들이 생겨난다. 우리가 삶에서 배운 모든 것을활용할 수 있도록 또다른 일들도 일어난다. 그리고 마침내 어떤일들은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무슨 이유가 있지?"
"고난이 닥치기 전이나 고난을 겪는 동안에는 그 질문에 답할수 없습니다. 우리는 고난을 극복하고 나서야 그것이 닥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잠시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엘리야는 길르앗에서자신에게 활을 겨눈 병사 앞에 서 있던 순간을 또다시 떠올렸다.
그는 한 인간의 운명은 대체로 그가 믿는 것이나 두려워하는 것과는 상관이 없음을 일찍이 깨달았다. 그날 그 순간 그랬던 것처럼 그는 마음이 고요해지고 확신이 들었다. 어떤 결과로 이어지든지 이 모든 일이 벌어진 데는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 다섯번째 산 정상에서 만난 천사는 그 이유를 "하느님위대함"이라고 했었다. 엘리야는 창조주가 왜 당신의 영광을드러내기 위해 인간을 필요로 했는지 언젠가는 이해하게 되길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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