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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 제비야 - 봄나무 자연 그림책 1
윤봉선 그림, 이상대 글, 원병오 감수 / 봄나무 / 2005년 4월
평점 :
4월에 제주도에 갔다가 아이가 사고를 당해 그곳의 한 병원에 한달 여 동안 입원을 한 적이 있었다. 5층 병실에 있으면 하늘을 시커멓게 날아다니는 새들이 있었다. 처음엔 까마귀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제비였다. 그렇게 많은 제비떼를 본 건 어린 시절 이후 처음이었다. 제주도는 아직 청정 지역이라서 그런지 제비가 많고 그로 인한 피해도 많다고 했다.
우리 나라에서 제비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봄날 아침이면 전깃줄에 앉아 재잘대는 제비 소리에 잠이 깨곤 할 정도로 많았는데 지금은 특별한 곳에나 가야 볼 수 있단다.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으면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는 걸 보면 무분별한 농약 사용이 시골에서마저 제비를 몰아내고 만 것 같다.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줘 복을 주기도 하는 제비를 우리 아이들은 동화책 속에서나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제비는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이 사는 집 추녀 밑에 집을 짓고 새끼를 기른다. 그래야만 뱀 같은 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할 수도 있다.
나는 제비가 집을 짓고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것을 직접 보며 자랐다. 하루하루 제비가 커가는 것을 보며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어미가 다 자란 새끼를 데리고 떠나버리면 섭섭하기까지 했다. 봄이면 제비가 돌아와 아무 집 추녀 밑에다가 집을 짓고 새끼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제비가 진흙으로 집을 짓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는 과정을 꼼꼼하게 그려내었다. 한번쯤 아이들과 읽고 좋은 환경에 대해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