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괴물이 우글우글 보림 창작 그림책
이혜리 그림, 홍인순 글 / 보림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엄마에게 혼난 아들 녀석이 방으로 들어가더니 조용하네요. 주방에 서 있는데 뒤통수가 끈적끈적해서 살짝 돌아보니 이 녀석 이불 하나를 뒤집어쓰고 살금살금 기어오고 있군요. 필시 엄마의 눈을 피해 장난감 방으로 가려는 게 확실합니다. 모르는 척 놓아두었더니 엄마를 감쪽같이 속였다는 만족감에 킥킥대는 소리가 장난감 방에서 들려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아들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괴물로 변신할 때마다 소리를 지르고 싶은 걸 참는답니다. 잘 개어놓은 지 10분도 안 된 이불을 끌고 나올 땐 심호흡을 한 번 합니다. 이불 하나로 너무 즐거워하니까 엄마가 이불 한번 더 개지 뭐 하고 말이에요.  이 책을 읽은 후 아들 녀석의 괴물 변신은 좀더 잦아졌습니다.

강이네 식구들 표정이 정말 재미 있어요. 식구들이 모두 괴물이 된 걸 보면 괴물 눈엔 모두 괴물로 보이는 모양이에요. 이불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지 엄마로부터 달아날 수 있는 아이들, 정말 행복한 존재들입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괴물이 되는 걸 용납할 수 있는 엄마들에겐 아주 훌륭한 놀이 책이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