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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크레파스 ㅣ 웅진 세계그림책 4
나카야 미와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3월
평점 :
한때 우리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 까망이었습니다. 예쁘고 고운 색깔 다 두고 까망색을 좋아한다니 걱정이 되었습니다. 심리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 1년 가까이 까망색을 좋아하더니 요즘은 파랑으로 바뀌었습니다. 아들 녀석은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까망색이 얼마나 멋지게 변신할 수 있는지 말이지요.
까망색을 좋아할 때나 파랑색을 좋아할 때나 아들 녀석이 그림에 재주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감으로 그릴 때나 크레파스로 그릴 때나 결과물은 비슷하거든요. 특별한 형체를 구분할 수 없는 범벅 그림이 된답니다. 그러면 어김없이 까망 크레파스가 등장합니다. 아예 새까맣게 칠해놓고 좋아하는 공룡도 그려보고, 책에서처럼 불꽃 놀이도 해봅니다. 같이 해본다는 게 신이 나는 모양입니다.
그림 망쳤다고 짜증을 부리다가도 까망을 들이대면 금방 얼굴이 환해집니다. 그런 걸 보면 까망에는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매력이 숨어 있나 봐요. 색색의 크레파스가 지나갈 때마다 그림들이 그려지는 장면은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려 보세요. 정말 좋아합니다. 서너 살부터 읽어주면 좋지만 학교 간 딸아이도 가끔 꺼내 읽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