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호텔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2
브렌다 기버슨 지음, 이명희 옮김, 미간로이드 그림 / 마루벌 / 199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큰애가 네 살 무렵 우리집에 선인장 화분이 몇 개 있었습니다. 그때 이 책을 사서 읽으며 조금은 어렵다 생각했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했어요. 우리 선인장도 50년이 지나면 이 사구아로 선인장처럼 멋진 호텔이 될 거라며 좋아했는데 안타깝게도 지금 그 선인장은 집에 없답니다.

이 책은 사구아로 선인장 열매 하나가 떨어져 싹이 트고 자라서 200여 년 동안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작은 씨앗 하나가 다섯 살 어린이 키만큼 자라 토끼의 먹이가 되고, 50년이 지나 엄마 키 두 배만큼 자라서야 처음으로 꽃을 피워 새와 벌들에게 꿀을 나눠줍니다. 그리고 딱다구리는 집을 짓고 살기로 합니다.

60년이 지나 아빠 키 세 배만큼 자랐을 땐 가지도 더 많이 뻗고 함께 사는 동물도 더 많아졌습니다. 아빠 키 열 배에 자동차 다섯 개를 합한 무게만큼 자란 선인장은 더 이상 자라지 않습니다. 하지만 새들, 사막쥐, 곤충, 박쥐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면서 함께 살아갑니다.

200년이 지난 어느날 마침내 늙은 선인장은 쓰러지고 맙니다. 선인장 높은 곳에서 살던 동물들은 모두 떠나갔지만 알록 도마뱀, 땅뱀, 지네와 전갈, 개미와 흰개미들이 다시 이 호텔의 새 주인이 되어 찾아옵니다. 

선인장의 일생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하면서 마지막 장을 넘기면 놀라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바로 쓰러진 선인장 주변이 온통 어린 선인장들로 숲을 이루고 있지요. 한 그루의 선인장은 정말 대단합니다. 사막 동물들의 먹이가 되고,  집이 되어 함께 살아가다가 마침내 사막 동물들의 또다른 안식처를 마련해주고는 땅으로 돌아갔으니 말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구아로 선인장처럼  베풀면서 함께 사는 지혜를 배운다면 더 많은 이웃이 행복해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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