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구를 구한 꿈틀이사우루스
캐런 트래포드 지음, 제이드 오클리 그림, 이루리 옮김 / 현암사 / 2003년 6월
평점 :
내가 사는 동네에는 유난히 지렁이가 많습니다. 장마철이 되면 아이들과 길을 걸아가기가 민망할 정도로 지렁이들이 많이 기어나와 돌아다니지요. 그리고 며칠이 지나면 집을 찾아가지 못하고 콘크리트 바닥에서 시체가 된 그들을 보며 또 한번 민망해하곤 했지요.
공룡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지렁이의 역사가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와 만화체의 익살스런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지렁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우리 환경을 지켜내는 데 소중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지요. 쓰레기를 분해해서 아주 기름진 흙으로 바꿔줌으로써 흙에 생명을 주는 일 아무나 못합니다.
산업화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살기 좋아졌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지요. 환경이 파괴되어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나쁜 환경으로 변해간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요. 그런데 이 환경 파괴를 막아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땅속에 살고 있는 지렁이들이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네요. 땅만 파헤치면 어디서나 지렁이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등학생용 책이지만 유치부 아이들에게 읽어줘도 정말 재미있어 합니다. 한번은 여섯 살 아들이 비오는 날 지렁이을 집안으로 들고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물론 엄마로서 당연히 그런 흉물을 집안으로 들였다고 소리소리 질렀죠. 이 책을 읽고는 많이 반성했습니다. 우리의 지구를 살려주는 아주 소중한 양반이었는데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그랬으니 그때 그 지렁이에게 백배 사죄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