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괴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1
사라 파넬리 글 그림, 김서정 옮김 / 보림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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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괴물을 무지무지 좋아하는 괴물 같은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이제 겨우 네 돌 지났네요. 이 책도 순전히 괴물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 제목 때문에 구입하게 되었구요.  다섯 살 아이가 그리스 신화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그런데 이 책을 손에서 놓질 않네요. 그리고 요즘은 그리스 신화에 대해 제법 아는 것처럼 떠들어댑니다.

눈이 백 개인 아르고스, 끔찍한 눈을 바라보면 돌로 변하고 마는 메두사, 뮤즈들이 타고 다니는 날개 달린 말 페가소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뱃사람을 홀리는 세이레네스, 목소리는 새되고 먹을 것만 밝히는 새 하르피이아이, 성질이 엄청 고약한 바다 괴물 스킬레, 외눈박이 키클로페스, 반은 남자, 반은 황소인 미노타우로스, 머리 셋 달린 개 케르베로스, 반은 남자, 반은 말인 켄타우로스, 반은 남자, 반은 염소인 사티로스, 머리 아홉 달린 괴물 히드라, 반은 여자, 반은 날개 달린 사자인 스핑크스, 스핑크스의 괴물 아이들.

이 많은 괴물 중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괴물은 단연 눈이 백 개인 아르고스입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눈을 세느라 정신이 없지요. 그리고 가끔은 스케치북을 꺼내놓고 아르고스 괴물을 그리기도 합니다. 아무튼 눈만 무지하게 많이 그려놓습니다.  꼴라주 기법으로 괴물들 속에 들어간 눈을 보다 보면 그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아  너무나 끔찍한데 아이는 정말 좋아합니다. 구석에 숨어 있는 작은 신들까지 빠뜨리지 않고 찾아내지요. 어쩌다 건너뛰고 읽어주면 바로 지적당합니다.

책을 다 읽어주고 얼른 책을 덮으면 아이는 다시 펼칩니다. 맨 뒷장에 나오는 괴물 설명과 퀴즈까지 다 읽어야 한다나요. 거기까지 다 읽으면 끝이냐구요. 아닙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또 읽어야 된답니다. 새로운 괴물 책이 생길 때까지 한동안 제가 괴로울 것 같군요. 새로운 것에 푸욱 빠져 있는 아이를 보면 그래도 신이 나서 자꾸자꾸 책을 읽어주게 되네요.

좀더 자라 그리스 신화를 직접 읽을 수 있게 되면 어릴 적 읽었던 이 <신화 속 괴물> 이야기를 떠올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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