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 북한 아이들 이야기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이은서 지음, 강춘혁 그림, (사)북한인권시민연합 감수 / 국민출판사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쁜 아침에 밥을 먹으라는데도 꿈쩍도 않고 책장을 넘기던 아들이 연거퍼 물어댔다. "이거 진짜 북한 이야기예요?" "이러고 어떻게 살아요?" "먹을 게 그렇게도 없어요?"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지 아니? : 북한 아이들 이야기>를 읽으면서 한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했던 생각들이다. 북한이 어려운 건 세상이 다 알고 있지만 어린 아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보니 더 비참한 모습이었다. 6편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화자가 모두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의 처지와 감정이 느껴져 가슴이 아팠고, 책 제목처럼 내가 참 행복하구나 하는 느낌보다는 그  아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 불쑥불쑥 책 속의 앙상한 아이들이 튀어나와 밥 좀 달라고 손을 내밀 것만 같았다. 

북한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만 분단된 이후 60여 년 동안 차단된 삶을 살아왔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북한의 실상에 대해 제대로 알 수가 없다. 티비에서 잠깐씩 보여지는 북한의 모습이나 정치적인 판단에 따른 모습으로 기억할 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물어봐도 긍정적인 느낌보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더 많이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 아이들도 자신들과 비슷한 삶을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불쌍하게 살아서 놀랐다고 했다.   

북한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충성이가 학교에 내야 하는 과제물은 공부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 철, 고무, 땔감 같은 것들이다. 이런 물건을 잘 내는 학생만이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을 수 있고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돈으로 내야 한다. 그래야만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충성이는 도둑질을 해서 이런 과제물을 낸다.  

수용소에서 살고 있는 명진이는 공부 같은 건 생각할 수도 없다. 노동과 배고픔에 시달리며 죽기 전에 수용소를 나가고 싶은 게 소원이다. 농사철이면 아이들은 학교가 아니라 논으로 간다. 배고픔에 지친 아이들은 쥐도 잡아먹고 민들레도 캐 먹지만 허기를 채울 수가 없다. 결국 충국이는 수용소로 끌려갈 걸 알면서도 도둑질을 한다.  

부모가 돌아가시고 꽃제비가 되어 기차역에서 구걸을 하며 살아가는 명섭이 형제는 단 하루만이라도 실컷 먹는 게 소원이다.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에서 불법 체류자로 불안하게 살고 있는 청혜 모녀는 돈을 벌어 한국으로 가는 게 꿈이다. 홍진이는 몇 년 전 한국에 나가 돈을 번 엄마 덕분에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과 라오스, 태국을 거쳐 한국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북한 아이들이 어떤 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지, 왜 강제 수용소에 가는지, 왜 김매기 전투를 해야 하는지, 왜 배고픔에 절규하는지, 불법 체류자가 되면 어떻게 살아가는지, 왜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지를 알게 된다. 북한 아이들의 생생한 삶을 통해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다. 

현재 북한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일단 한국에 들어오면 강제 추방되는 일은 없다. 하지만 탈북자들이 새터민이 되어 한국에서 살아가는 일도 녹록치는 않다고 한다. 탈북자를 받아주고 북한 아이들이 배고픔에 시달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통일이 되어 진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정치인과 국민 모두가 노력했으면 좋겠다.  

초등 4학년 이상이면 읽을 수 있는 내용이다. 애 어른 가리지 말고 읽기를 권하고 싶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11-07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11-08 09:15   좋아요 0 | URL
가까이 있는 사람들인데 우리가 너무 모르고 사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랑 조금이라도 북한어린이를 후원하기로 했어요.^^

2011-11-07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11-08 09:16   좋아요 0 | URL
이 책 학급 문고로 보냈어요.^^

순오기 2011-11-08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12월 토론도서로 이 시리즈를 정했어요.
어른 아이 모두 읽으며 좋겠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진지한 토론도 하고...

소나무집 2011-11-10 19:18   좋아요 0 | URL
그죠. 많은 사람들에게 소문 내고 싶은 책이죠?

2011-11-08 16: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나무집 2011-11-10 19:19   좋아요 0 | URL
그랬구나~~ ^^

고은비 2012-01-0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이책 학급문고로 고고씽 했습니다 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