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고등 세트 (최신판, 전5권) (특별부록 :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고등 가이드북)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시리즈
고화정 외 엮음 / 창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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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어 교과서가 중학교는 작년부터 23종으로 늘었고, 고등학교는 올해부터 16종으로 늘어났다. 사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들이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하겠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한 가지 교과서로 공부할 때는 어느 정도 범위가 정해져 있지만 교과서가 16종류나 된다는 것은 수능을 포함해서 전국 단위의 시험 문제는 교과서 밖에서 나올 확률이 크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은 영어나 수학은 잘하는 아이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성적이 비슷비슷하고, 최상위권 성적은 오히려 국어에서 판가름난다고 한다. 영수에 비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도 적지만 책읽기를 게을리한 아이들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이야기다. 두루두루 책읽기를 못하는 아이들이라도 국어 교과서 속에 나온 원작만이라도 충실하게 읽어주기를 바라는 게 엄마의 마음이지만 시간이 많지 않은 고딩에겐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국어교과서가 16종류나 된다니...  평소 책읽기를 꺼리는 아이들이라면 한숨이 푹푹 나올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가 몸에 배여 있어 차근차근 폭넓게 읽기 실력을 쌓아놓은 아이들도 다른 학교 교과서에는 어떤 작품이 실려 있을지 궁금할 것 같다. 모든 작품이 다 실려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창비에서 나온 <국어교과서 작품 읽기- 고등편>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듯. 

소설 두 권, 수필 한 권, 시 한 권으로 이루어진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 고등편>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고등학생은 사사건건 부모의 간섭을 받을 정도로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아이들 스스로 미래와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넓은 생각의 바다로 이끌어주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원문 그대로 실려 있는 걸 보면. 그래서 "아니, 요즘 고딩 국어에 이런 작품들이 실린단 말이야!" 하면서 깜짝 놀랐다. 

작년에 <중1 국어교과서 작품 읽기> 편을 읽을 때도 창비의 세심함에 놀랐는데 고등편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문학 작품과 연관된 다양한 자료들과 현직 국어 선생님들의 친근한 작품 안내글이 꼼꼼하게 실려 있어 교실에서 직접 국어 수업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등소설>에는 상하권으로 나뉘어 모두 14편의 감칠맛나는 작품이 실려 있다. 재미있는 것은 소설만 제시한 것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만화, 영화, 사진 등을 소개해서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황석영의 <아우를 위하여>를 읽기 전에 박흥용의 만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을,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읽기 전에 영화 <맨발의 기봉이>를 제시해 서로 연관성을 찾아보도록 했다.      

                    
<고등수필>은 모두 42편의 수필을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묶어놓았다. 사색을 하며 나를 찾아볼 수 있는 작품,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볼 수 있는 작품,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자연과 이웃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내용의 작품들들 읽다 보면 인생은 경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슬며시 들곤 했다. 작품 뒤에 실린 독후 활동에서는 현재 나의 삶과 연관지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고등시>는 모두 100편의 시가 실려 있는데 나는 이 부문이 가장 좋았다. 사실 시를 읽고 금방 뭔가를 깨닫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교과서에 실린 시들은 학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들이 있는데 그런 의도가 금방 파악이 안 되면 시와 아이들의 관계는 물건너 가는 게 아닐까 싶다. 바로 그런 염려를 다 알고 있다는 듯 관련있는 시 두 편마다 선생님들의 친절한 해설이 달려 있다. 나는 해설을 먼저 읽고 나서 시를 읽었더니 훨씬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국어교과서 작품 읽기 - 고등편> 시리즈의 목적은 책을 읽고 학과 성적을 올리는 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학생들이 시, 소설, 수필 한편 한편을 문학 작품으로 읽으면서 삶의 위안을 받고 미래를 살아갈 지혜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작품 수가 만만치 않으니 여유가 있는 중3이나 고1 정도에 미리미리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국어선생님들께서는 작품을 분석하고 쪼개놓는 법을 가르치기 전에 아이들에게 문학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재미를 더 먼저 가르쳐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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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011-01-11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런 페이퍼를 읽다보면 아이한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더 읽어보고 싶어지는걸까요?
중학편부터 하나 하나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정보 늘 감사해요^^

소나무집 2011-01-12 09:29   좋아요 0 | URL
도은이는 아직 멀었으니까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세요.
중학교 교과서 작품도 수준이 꽤 높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