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하고 내내 병원에 다니면서 골골대는 중이다. 마음은 20대 같은데(이거 60대 후반의 친정엄마께서도 늘 하시는 말씀)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다. 이젠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가 된 듯하다.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시길...

아이들 공부는 뒷전에 두고 그동안 사두고 못 읽은 책 읽고 영화나 보면서 빈둥대고 있다. 

그동안 언론으로 접한 대기업들의 비자금 문제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직들이 얼키고 설켜야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업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 검찰, 언론, 학계 등등에서 모두 적절한 보상을 받고 스리슬쩍 통 크게 눈감아줘야 가능한 일.  

비자금 만드는 더러운 회사의 물건은 절대 사지 말자!  

 

 

 

사놓은 지 몇 년은 된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책내용을 떠나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어서 선물도 여러 권 했으면서 정작 이제야 읽었다.  

세 아이의 엄마로 나이 들어가는 공지영에게선 삶의 깊이가 느껴진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가져야 할 기본적인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 엄마와 함께 이렇게 책을 읽고 교감을 나누며 자란 아이는 심신이 모두 반듯한 아이로 자라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나도 공지영처럼 딸과 아들과 같은 책을 읽고 편지를 쓰고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는 엄마가 되고 싶다. 좀더 크면 맥주도 함께 마시면서.

    

                                        엄마가 신경숙 팬이라는 걸 아는 딸아이가 제 용돈을 모아서 생일 선물로 사준 책이다. "딸, 다시 한번 고맙다."

80년대 중반 내가 학교 다닐 때의 이야기다. 내가 가장 팔팔했던 시대의 이야기인데 몰입이 되지 않았다. 그 시대를 거친 나도 백프로 공감하지 못하는데 요즘의 이십대는 공감할 수 있을까?  

너무 많은 죽음이 등장하는 게 싫었다. 내겐 강의실 대신 가투 현장에 더 많이 나가 있는 명서를 닮은 친구도 있었고, 말없이 책만 보는 윤이를 닮은 친구도 있었지만 우리들의 20대는 늘 희망에 차 있었다. 어느 누구도 쉽게 죽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한참 생각을 이끌어가다가 터키나 그리스, 베니스 혹은 페루로 훌쩍 마음을 옮겨놓게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 왜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문제 해결이 안 되는지...  나이가 들어갈수록 공감대 형성이 팍팍되는 공지영의 글과는 정반대다. 앞으로 신경숙의 신간이 나오면 살까 말까 망설일 것 같다.   

 스티브 잡스, 대단한 사람이다. 고집탱이에 버럭쟁이에 학교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친구도 별로 없고, 자신의 아이까지도 부정한 사람이었지만 세상은 그에게 성공을 주었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 비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은 대로 밀고 나가는 것. 그리고 냉정함이 아니었을까?

 

 

 

탸샤 할머니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삶을 부러워하는지 알겠다.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쓰면서 살지만 그녀의 삶 자체가 한 편의 동화 같다. 

정신없이 살지만 않으면 한결 인생이 즐거울 거라는 말씀 가슴에 새겨야겠다.    

 

 

 

  

 아버지에 이어 필사쟁이의 삶을 살아가는 장이의 이야기가 참신하면서도 있을 만한 이야기이지 싶다. <책과 노니는 집> 후편이 나와도 좋을 것 같다. 그후 장이가 어떤 삶을 살아갔을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우리집에도 궁금한 독자 두 명이 있으니...

필사쟁이,  요즘도 이런 직업이 있다면 나도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어...

 

 

 

2010년 12월 31일 연말 모임에 나갔다가 이 책의 저자인 최성현 선생님을 만났다. 생전 장일순 선생님과 함께 했던 이야기들을 듣고 돌아와 읽다가 밀쳐두었던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서화를 바탕으로 쓴 글인데 삶을 살아가는 기본 자세에 대해 누누이 말씀하신다.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 - 고등편이다. 수필 한 권, 소설 두 권, 시 한 권으로 이루어진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고등학생은 더이상 사사건건 부모와 선생님의 간섭을 받아야 하는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스스로 미래에 대해 인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넓은 생각의 바다로 이끌어주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아니, 요즘 국어 교과서에 이런 작품들이 실린다 말이야!" 하면서 깜짝 놀랐다.

국어선생님들께서는 작품을 분석하고 쪼개놓는 법만 가르쳐서 아이들에게 문학 작품을 즐기는 재미를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지> 다시 읽기를 하고 있는데 자꾸 뒤로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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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1-01-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학때 읽겠다고 토지 전권을 중고로 구해놨는데, 아직 밀린 학기말 업무 처리를 못하고 있네요. 이래서 자택근무가 힘든가봐요.

소나무집 2011-01-06 20:00   좋아요 0 | URL
첫번째 읽었을 때보다 새기고 생각하면서 보니 훨씬 재미있더라구요. 방학인데도 선생님들은 할 일이 많은가 봐요.

전호인 2011-01-06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수아비춤"연초에 후딱 읽었는데 아직 리뷰는 못쓰고 있습니다.
조정래님의 다양한 식견이 다시한번 발휘된 책이라 해야할까요.
아무튼 우리나라의 경제민주화가 절실하고 국민들의 참여의식이 그것을 앞당길 수 있다는 내용이 좋았습니다. ^^
"어디선가~~~" 읽어봐야겠군요. ㅋ

소나무집 2011-01-06 20:02   좋아요 0 | URL
님도 읽으셨군요.
조정래 작가 정말 존경스러워요. 대학 선배라서 더~ 이런 소설책 진작에 나왔더라면 우리 국민들의 경제 의식이 좀 높아졌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삼*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국민 무서운 줄도 알지 않았을까 싶고요.

순오기 2011-01-06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페이퍼에요. 추천 꾹~
어.나.벨은 선물 받았는데 안 땡겨서 첫장도 안 펴 봤어요.ㅜㅜ
좁쌀 한 알도 사놓고 아직이고, 토지는 10년 주기로 다시 읽어야지 생각하는데 실천여부는 미지수예요.^^

순오기 2011-01-06 23:46   좋아요 0 | URL
새해 인사가 빠졌네요~~ 아프지 말고 씩씩하게 건강관리 잘 하시어요.
선우는 중학생이 되고 지우는 5학년이 되는 거죠~ 총명하고 지혜롭게 쑥쑥 크기를 기원해요.

소나무집 2011-01-07 13:55   좋아요 0 | URL
어나벨은 쉽게 읽히기는 하는데 좀 실망이었어요.
아이를 안 키워본 사람이라서 그런지 삶의 깊이가 없게 느껴지더라구요.
순오기님이야 엄청난 양의 책을 읽으니 어나벨 정도는 패스해도 돼요.

순오기 2011-01-10 17:25   좋아요 0 | URL
아이를 안 키워본 사람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일종의 편견이겠지만...
작가나 주변인들도 모성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어던 한계가 감지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