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평전 2 (반양장) -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학고재신서 32
유홍준 지음 / 학고재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원주에서 살다 다시 돌아온 서울은 정말 살 만한 곳이 아니었죠. 그나마 녹지가 많은 과천에 살아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여긴 공공 도서관이 2개나 있어 보고 싶은 책을 수시로  가져다 볼 수 있습니다.

과천에 와서 본 책 중 하나가 <화인열전> 이지요. 2권 1책으로 처음 접하는 조선 시대 최고 화인들의 삶과 작품 세계에 한동안 푹 빠져 있었죠. 그러던 중 국립 현대미술관(역시 과천에 있음)으로 가족 나들이 갔다가 기념품 매장에서 <완당평전>을 보고는 이거다 싶어 도서관으로 갔죠.

이 책을 읽다 보면 도대체 학교를 왜 다녔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분명 학교에서 역사와 문학과 철학과 미술을 배우고 공부한 건 맞는데 역사를 꿰뚫는 통찰력도, 문학이 주는 인간적 울림도, 철학적 사유도, 미술을 통한 아름다움의 세계도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런 건 시험에 나오지 않았죠. 유홍준 선생의 출세작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읽으면서 우리 역사와 예술의 크기와 풍부함에 대해 첫발을 내디뎠다면 <화인열전>을 통해 우리 것을 보는 눈을 뜨게 되고, 선생의 역작 <완당평전>을 읽음으로써 비로소 역사와 인물, 삶과 예술을 관통하는 무엇을 이해하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완당 선생이 마지막 열정을 사른 과천에 산다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을 한 건 이 책을 읽는 동안의 보너스였습니다. 게다가 때마침 과천 시민회관에서 열린 추사 탁본전은 어쩌면 나를 위한 전시회가 아닐까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작은 사진으로만 보던 작품들을 실제로 보게 된 감동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이 책을 보는 모든 독자들께 감히 권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꼭 실물 작품을 보는 기회를 가지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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