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희망을 나누어 주는 은행가, 유누스 ㅣ 꿈을 주는 현대인물선 4
박선민 지음, 이기훈 그림 / 리잼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방글라데시에 무하마드 유누스가 있었다. 유누스는 방글라데시는 물론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는 소액 담보 대출 제도라는 것을 만들고, 그라민 은행을 설립해서 가난을 구제하려고 노력했다. 유누스는 그 일을 인정받아 2006년 그라민 은행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가난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세계 평화는 오지 않을 것이기에 가난 퇴치를 위해 노력한 유누스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누스는 보석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나 부유하게 자랐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경영학을 공부한 가난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로 돌아와 대학에서 하는 이론 강의가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데는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유누스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무담보 소액 대출(마이크로크레딧) 제도라는 것을 생각해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그저 가난한 사람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견고한 은행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 그라민 은행을 설립했다. 그라민 은행에서는 가난하다는 것만 증명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스스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도, 그동안의 경험상 은행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믿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누스의 노력에 먼저 반응을 보인 사람은 여자들이었다. 가난한 여자들에게 대바구니를 짤 수 있는 돈을 빌려주고 바구니를 팔아서 원금을 갚도록 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남자들보다 생활 의지가 강한 여자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갚아 원금회수율이 98%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문이 나자 그라민 은행 앞에는 소액 대출을 받으려는 가난한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되었고, 유누스의 노력도 인정을 받게 되었다.
가난 퇴치의 가능성 때문에 지금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빈민가에 그라민 은행이 설립되어 가난한 사람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은행에도 그라민 은행의 무담보 소액 대출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라민 은행의 설립 취지인 무담보 대출이 지켜지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선심 쓰는 척하면서 얼마나 약삭 빠르게 은행의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지. 결국 담보가 없거나 소득을 증명할 수 없으면 우리나라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어렵다. 많은 은행들이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데 보탬이 되는 대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아주 작은 자본금만 있어도 자립을 할 수 있는 이들도 있을 텐데 그들에게 은행의 대출은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온통 부자들에게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사회가 안정이 되려면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것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우리 정부와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에게 애정을 갖고 노력한 유누수를 본받아야 할 것 같다. 4학년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