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안의 물고기 미래아이문고 12
제임스 멩크 지음, 배블링 북스 옮김, 루이자 바우어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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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끔 시댁에 갈 때마다 우리도 대가족이 되곤 한다. 어머님 아버님이랑 함께 사는 큰집 식구만 해도 일곱 명에 우리 가족 넷을 합하면 열한 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그 중 아이들이 다섯이다. 아이들이 고만고만해서 어릴 때는 싸우고 울어대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젠 큰집 막내가 일곱 살이고, 제일 큰 우리 딸이 5학년 정도 되다 보니 싸우는 일도 별로 없고, 나름 다섯 아이들이 질서를 유지하면서 잘 지낸다. 솔직히 여자로서야 부담스럽긴 하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대가족으로 사는 재미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독특하다 싶었던 것은 대가족과 한 집안의 전통이라는 것이었다. 릴리안네는 엄마 아빠와 이모 이모부, 그리고 여덟 명의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이 너무 많아서 첫째와 막내를 빼고선 이름도 헷갈리고, 누가 누군지 구분도 잘 안되었지만 대가족 속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이 굉장히 멋져 보였다. 특히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아이들끼리 팀웍을 이뤄서 토론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했다.

릴리안네 집안에는 여섯번째 생일에는 애완 동물을 선물하는 전통이 있다. 생일 파티 전까지는 어떤 애완 동물을 받을지 모르는 아이들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잔뜩 기대를 하면서 선물을 기다리곤 한다. 첫째 팀이 여섯 살 때 받은 강아지를 시작으로 말, 고양이, 거북이, 새, 염소, 거미. 그리고 릴리안의 무지개 빛깔 물고기까지. 다른 동물은 그렇다 치지만 말까지 애완 동물로 사 주는 부모도 놀랍고 그걸 잘 키워내는 아이들도 놀라워라. 

애완 동물을 선물로 받은 아이들은 자신의 애완 동물을 끝까지 돌보고 키우는 책임이 주어지는데 사건은 막내 릴리안이 생일 선물로 받은 애완용 물고기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릴리안의 물고기가 사라졌지만 릴리안만이 아닌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인다. 먼저 물고기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일곱 마리 애완 동물들이 물고기를 먼저 찾아 나서고, 릴리안의 형제들도 며칠 동안 토론을 한 끝에 사라진 동물들을 찾아 나선다. 

며칠 동안 물고기를 찾아 호수로 여행을 하는 동안 동물들은 소나무숲과 늪을 지나고, 무서운 곰을 만나지만 각자의 지혜와 특기를 활용해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 호수까지 흘러내려 온 물고기를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동물들의 우정이 깊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사라진 동물들을 찾아나선 여덟 남매도 드디어 호수에 도착하고, 각자 자신의 애완 동물과 해후를 하게 된다.

대가족, 그리고 집안의 전통, 애완 동물, 모험, 여행... 모두 나를 즐겁게 만든 요소들이었다. 특히 릴리안네처럼 한 집안의 작은 전통 같은 게 있다면 가족간의 유대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아이들이랑 의논해서 하나 만들어보고 싶다. 4학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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