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쥐엄마 팥쥐딸 미래아이문고 10
박현숙 지음, 이승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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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딸아이에게 반에 새엄마 혹은 새아빠랑 사는 아이들이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아는 얘만 다섯 명 정도 된다고 했다. 26명 중 5명이 새엄마 새아빠와 산다는 얘기. 그래서 혹시 그런 친구들을 놀리는 아이들이 있냐고 했더니 전혀 없다고 했다.  

5학년쯤 되면 친구들의 그런 사정은 고려해줄 정도로 철이 들었다는 얘기가 되나? 아니면 이혼율이 급증하는 우리 사회가 새엄마 새아빠와 사는 게 그리 별스런 일도 아닌 세상이 되었다는 얘기인가? 그래, 이젠 새엄마 새아빠가 아주 많은 세상이 되었다.  

으레 새엄마라면 못되고 구박하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런 이미지를 갖게 된 데는 아가들이 걸음마를 시작하면서부터 읽게 되는 <신데렐라>나 <콩쥐팥쥐> 같은 동화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겪어보지도 않은 새엄마의 이미지를 결정짓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젠 아이들에게 그런 류의 동화를 읽힐 땐 한 번쯤 더 생각해봐야 하지 않까 싶다.  

그래서 고정된 나쁜 새엄마 이미지에 반기를 들고 나온 동화책이 있으니 바로 <콩쥐 엄마 팥쥐 딸>이다. 콩쥐처럼 착한 새엄마와 팥쥐처럼 못되게 구는 딸의 관계. 새엄마의 입장도 딸 은하수의 입장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화장품 냄새 폴폴 날리던 엄마와 함께 살고 싶은 은하수에게 시장에서 생선장사나 하는 억센 새엄마는 아무리 잘해 줘도 미운 존재일 수밖에.   

새엄마를 창피해하며 못되게 굴지만 그런 은하수를 받아주며 기다리는 새엄마가 정말 대단하다 싶다. 하지만 내가 새엄마 입장이라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은하수는 새로운 환경을 쉽게 인정할 수 없는, 아직은 어린 아이이기 때문이다. 이웃 하나 사귀는 데도 몇 달씩 걸리는데 새롭게 생긴 엄마라는 존재를 받아들이는 게 어찌 안 힘들겠냐구!!! 내가 낳았든 낳지 않았든 믿음과 사랑으로 기다려주면 아이들은 따라오게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주 조금씩 천~천히 가랑비에 옷 젖듯 말이다.

착하기만 한 동화 속 콩쥐와 달리 생선장수 새엄마는 씩씩하고 유쾌해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특히 새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 중 자신도 팥쥐 딸이었다는 고백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재혼 가정이 화합해 나가는 이야기지만 상대의 입장도 생각해 보고, 관계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어 두루두루 권하고 싶다. 4학년 이상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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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3 09: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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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3 13: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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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3 13: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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