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일생이 아름다운 시로 변신

애벌레에서 나비까지 ㅣ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5
조앤 라이더 글, 린 체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6월

책을 한 번 죽~ 넘겨보던 우리 아들이 하는 말. "엄마, 이런 책 많이 보았어요." 곤충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에겐 특별한 게 하나도 없는 책으로 느껴진 모양이었다. 하긴 집에 있는 곤충에 관한 책만 책꽂이 한 칸을 차지할 정도니 뭐. 더구나 책제목도 엄청 친절하다. <애벌레에서 나비까지>. 제목만으로도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책인지 바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책을 넘기는 순간 난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들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글이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했다. 옆에 앉아 작은 애벌레 한 마리가 나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소근소근 낭송해주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자랄 때만 해도 집 밖에 나서면 나비 알이나 애벌레를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러 식물원에 가든지, 찾아나서지 않으면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을 쉽게 만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도 아이들에게 '한 마리 나비가 되었다고' 상상해보라고 권한다.  

이 조그만 알 속에 들어 있는 자그마한 생물이라고...  

어느 날 아침 껍질을 깨고 환한 빛 속으로 고물고물 기어나왔다고... 작고 하얀 야생당근 꽃을 실컷 먹었다고...

햇볕이 따뜻한 곳에서 먹고 쉬면서 자라고 있는데 배고픈 새가 가까이 다가왔다고...   

배가 터질 만큼 실컷 먹은 후에 나뭇가지에 올라가 멜빵을 만들어 매달려 있다고... 

이젠 애벌레가 아니라고... 서서히 어두운 색깔로 변하다가 검은 날개와 검은 몸과 노란색 점들로 꽉찬 몸을 움직여 나올 준비를 한다고...  

드디어 고치 밖으로 나왔다고... 쭈끌쭈글하고 젖은 날개를 천천히 말리는 동안 날개도 커지고 더 밝은 색이 되었다고... 

  더 강하고 더 단단해진 날개를 펴고 높이 날고 있다고... 눈부신 꽃들 사이를 날아다니다 보드라운 꽃잎에 살포시 앉아 있다고... 새로운 짝을 찾아 날아다니고 있다고... 

밖으로 나가 상상이 아닌 실제 호랑나비를 만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