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귀 토끼 미래그림책 89
에르나 쿠익 지음, 김라합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하얀 귀 토끼가 어쩌다가 빨간 귀 토끼가 되었는지 궁금해서 책을 안 볼 수가 없었어요. 옆에 있다면 가서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예쁜 토끼 바스티안의 이야기예요.  

굵은 붓 터치로 그린 그림도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쏙 드네요.


오늘처럼 날도 춥고 눈도 오는 날이었던가 봐요. 아이고, 심심해라! 집안에서 꼼짝 못하고 있던 바스티안은 이미 오래 전에 읽은 신문을 뒤적거리다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아이들은 무지무지 심심해야 창의적인 일을 생각해낸다는 사실 기억하세요.   



바스티안이 사물함에서 붓이랑 물감이랑 작은 손거울을 꺼내고 있을 때 마침 친구들이 찾아왔어요. 바스티안은 거울을 보면서 신문에다 얼굴을 그렸지요. 날짜 지난 신문이 슬슬 훌륭한 스케치북으로 변신을 합니다. 훌륭한 재활용이지요?  


어, 그런데 다 그린 그림을 벽에 붙여놓고 보니 뭔가 이상했어요. 이 허전함의 원인은? 맞아요. 바로 숨바꼭질할 때마다 방해가 되는 귀가 빠진 거예요. 거울이 너무 작아서 귀가 안 보였거든요. 

저는 이 대목이 너무 귀여운 거 있죠. 토끼 몸에서 가장 상징적인 부분이 귀인데 거울이 작아서 안 보인다고 안 그리는 바스티안, 정말 귀엽지 않나요?   


작은 거울을 통해 아무리 보려고 해도 안 보이자 바스티안은 자기 마음대로 귀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바스티안이 그림 그리는 걸 지켜보던 친구들은 벌써 숨바꼭질하러 나가서 이젠 혼자였지요. 


바스티안은 기다란 귀를 그려서 아까 그렸던 얼굴에 붙였어요. 그리고 빨간색으로 칠했지요.  

거울을 통해 자기의 하얀 귀를 볼 수 있었다면 바스티안은 빨간 귀 생각을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안 보여서 마음대로 상상을 하다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빨간 귀를 그리게 된 거지요. 무에서 유가 창조되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바스티안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노란 귀, 파란 귀, 보라 귀...  동그란 귀, 뽀쪽 귀, 탑 모양 귀... 온갖 귀를 다 그리게 되었지요. 귀의 모양에 따라 코끼의 표정도 다 달라 보이지 않나요? 바로 바스티안이 부린 마법이랍니다.


그림을 그리던 바스티안은 자기 귀가 진짜로 빨갛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빨간 천을 오리고 꿰매서 빨간 귀를 만들었지요.  

빨간 귀가 된 바스티안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던 친구들에게 달려갔더니 모두 부러워했어요. 바스티안이 우쭐대며 잘난 척만 했을까요? 


아니랍니다. 바스티안은 몇날 며칠 집안에 앉아 특별한 귀를 만든 후 친구들을 모두 초대했어요. 그리고는 친구들에게 어울리는 귀를 선물했지요. 친구들이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말 안 해도 알 만하죠? 그리고 바스티안이 자신의 귀보다도 더 길~고 더 커~다란 행복을 맛보았다는 것두요. 

아이들과 함께 신문에 쓱싹쓱싹 그림을 그리면서 놀고 싶어지는 그림책이에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3세 이상 유아랑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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