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 청산도에 또 다녀왔습니다. 청산도는 우리나라 슬로시티 4곳(담양, 증도, 장흥, 청산도) 중 한 군데랍니다. 함께 공부했던 해설가 선생님들이랑 함께한 답사 여행이었어요. 청산도에 계시는 해설가 선생님들께서 준비를 많이 하셨는데 일곱 분밖에 가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완도항에서 8시 1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청산도에 도착하니까 청산도 선생님들이 마중 나와 계셨어요. 수업이 끝난 후 처음 뵙는 거라 정말 반가웠어요. 당리 마을 돌담길에서 해설가 경력 3년의 임미화 선생님 해설을 들으며 첫번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혹시 청산도 가시거든 임미화 선생님께 해설을 부탁하세요.


임미화 선생님은 청산도의 꽃 같았습니다. 결혼해서 청산도로 들어온 지 14년이 되셨다는데 이젠 청산도가 고향인 사람보다 청산도를 더 사랑하는 것 같았어요.


임미화 선생님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는 우리 초보 해설가들입니다. 사진 찍고 메모까지 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니 열정이 느껴졌어요. 


하늘색과 주황색 지붕이 눈에 확 들어오는 당리 마을이에요.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정을 나누며 살기에 아주 좋을 것 같아요.


초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어요. 청산도에서 초분을 한 가장 큰 이유는 정월에 땅을 파지 않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네요. 정월에 땅을 파면 일 년 내내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초분을 했다고 해요. 두번째는 자식이 배를 타고 고기 잡으러 간 사이 부모가 돌아가신 경우에 초분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장례 절차를 밟아야 했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서 부자인 사람들이나 할 수 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뼈대 있는 집안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는 설도 있답니다. 초분을 한 지 3년이 지난 후에 뼈만 모아 장례를 지낸 데서 유래. 


볏짚을 엮은 이엉으로 만들어놓은 게 바로 초분이에요. 이 사진에 보이는 초분은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가짜 초분이라고 합니다. 진짜 초분은 마을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대요. 요즘에는 부모의 합장  유언에 따라 가끔 초분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네요.


이 도락리 포구 해안가와 구불구불한 길이 그림처럼 아름다웠어요. 이 곳은 작은 고깃배들이 드나드는 포구로 전통적인 포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편제 촬영비예요. 봄에 가족이랑 갔을 때만 해도 이런 게 없었는데 새로 생겼더군요. 서편제는 1993년 임권택 감독이 만든 영화로 우리들 세대에서는 안 본 분이 없을 거예요.


돌담이 보이는 이 장소에서 유봉, 송화, 동호가 진도아리랑을 불렀지요. 이 길을 걸을 때마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이런 소리가 들리는 듯했어요.


요즘 청산도를 찾는 사람들 중엔 이 곳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대요.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봄의 왈츠>라는 드라마 세트장이에요. 세트장의 모습이 안이나 밖이나 그림처럼 예쁘답니다. 지금은 관광겍들에게 차도 팔고 그러나 봐요.  

요즘은 지자체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런 드라마 세트장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네요. 이곳만 해도 완도군에서 20억 정도를 투자한 거라고 해서 허걱 했어요. 


 
 
예쁜 화면을 위해 너무 예쁘게만 꾸며놓아서 이런 곳에서 살라고 하면 금방 질릴 것 같았어요. 마침 이곳을 관리하는 솔항공여행사 사장님의 안내로 안에 들어가 차 대접까지 받았답니다.  



세트장 2층에 올라가서 찍은 사진이에요. 돌담길 양 옆으로 푸른 빛을 띠는 식물은 바로 어린 유채에요. 이 유채가 자라 4월이면 노랗게 꽃을 피우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노랗게 물들이겠지요? 저는 이 유채꽃 때문에 봄 청산도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진도아리랑을 찍었던 장면을 연출하고 있는 우리 선생님들입니다. 오전인데 역광 때문이었는지 사진이 꼭 해질녘처럼 나왔어요. 그래서 더 분위기 있는 사진이 되었네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화랑포예요. 화랑포라는 이름은 바람이 불면 파도가 꽃처럼 일어난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갔던 날은 바람이 잔잔해서 파도는 일지 않았지만 수평선과 멀리 점처럼 보이는 한 척의 배를 품은 바다가 정말 아름다웠어요.  





세편제 세트장이에요. 새로 지은 집이 아니고 원래 있던 집을 지붕만 새로 만들어 얹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곳에 가면 방을 가운데 두고 오른쪽에는 부엌, 왼쪽에는 광(마래)이 있는 청산도 전통 가옥의 형태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빈 집에 앉아 있던 동호랑 송화랑 유봉이 그 날은 우리 덕분에 심심하지 않았을 거예요.  


세편제 세트장 골목 근처에 있는 담벼락이에요. 아직도 이런 글귀가 새겨져 있는 게 신기해서 관광객을 위해 일부러 써놓은 거냐고 해설가 선생님께 물었더니 예전부터 있던 거라네요. '숨은 간첩 찾아내고 자수 간첩 도와주자.' 우리 초등학교 다닐 때 많이 본 문구죠?


<봄의 왈츠>의 명장면이 나왔던 곳으로 가는 중이에요. 청보리밭 사이에 있는 느티나무가 듬직해 보이네요. 나무 둘레가 4.7미터나 되고요, 나무 높이는 18미터나 된대요. 저 나무들이 300년 이상 청산도 사람들의 기쁜 일과 궂은 일을 다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드라마에서 꼬맹이들이 앉아 버스를 기다리던 자리래요. 선생님들이랑 이 자리에 앉아 드라마 주인공 흉내를 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뒤처져서 사진을 찍다 보니 제 눈에 들어온 장면이에요. 나무가 만들어준 액자가 너무 근사해서 한 컷 찍었답니다. 


한 발만 크게 뛰어도 건널 수 있는 작은 밭이에요. 정말 앙증맞은 보리밭이지요? 아주 작은 땅도 놀리지 않는 청산도 사람들의 알뜰함과 부지런함을 엿볼 수 있었어요. 


고인돌과 하마비입니다.   


청산도 사람들의 자랑인 범바위예요. 호랑이를 닮았다는데 저는 아무리 보아도 호랑이 느낌이 들지 않던걸요. 범바위에는 + - 극을 활발하게 움직이게 하는 자수정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배들이 이 근처를 지날 때 나침반이 제 구실을 못한다고 하네요.


범바위 전망대에서 본 작은 범바위예요. 저는 범바위보다  이곳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하늘 빛깔 정말 예쁘지요? 



청산도에 남아 있는 돌담길 중 가장 전통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돌담길이라고 합니다. 마을 이름이 상서리라고 했던가요? 


여기는 청산도에 있는 지리해수욕장이에요. 작고 아담한 해수욕장인데 가족끼리 가서 놀다 오기엔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이곳을 둘러본 후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치고 4시 배로 나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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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12-25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산도~~ 덕분에 구경합니다! 고마워요~~~ ^^
서편제 촬영지, 마치 영화를 다시 보듯 떠오르네요.

소나무집 2008-12-28 16:07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서편제> 다시 보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