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이 책이 오던 날부터 아들은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보고 있어요. 또 책을 본 후 꼭 하는 일이 그동안 신문이랑 잡지책에서 수집해놓은 낱말로 이야기를 꾸미는 거랍니다. 어제도 낱말이 부족하다며 가위를 들고 이 구석 저 구석 뒤지고 다니다가 책제목까지 자르겠다고 하는 거 있죠. 아들은 낱말을 종이에 붙이는 것보다는 방바닥에 단어들을 죽~ 늘어놓았다가 순서를 바꾸면서 다른 내용이 되게 하는 것을 즐겼어요. 맥스가 "파란색 악어가 초록색 이구아나를 잡아먹었다" 를 "파란색 이구아나가 초록색 악어를 잡아먹었다" 로 바꾼 것처럼요. 아이는 단어의 순서를 바꿀 때마다 완전히 다른 의미의 문장이 되는 것이 재미있다면서 12시가 될 때까지 이것만 하는 날도 있었답니다. 엄마는 그만 하라고 말리다 지쳐서 그냥 잤어요. 아래 사진은 유치원생들하고 수업한 거예요. 한 시간 일찍 온 연서랑 도훈이랑 앉아서 신문을 늘어놓고 단어를 수집했어요. 처음엔 나 혼자 하려던 과정이었는데 아이들이 단어를 찾아 오리는 것도 재미있어 하는 바람에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답니다. 이렇게 오려낸 낱말을 이어서 붙이려고 하니까 없는 글자들이 많아서 결국 제가 써 주기도 하고 아이들이 직접 써 넣기도 하면 문장을 만들었어요. 유치원생들이라 문장을 이어서 이야기까지 만드는 건 좀 어려운 것 같아 문장 만든 걸로 만족했답니다. 아이들에게 단어들이 모여서 문장이 되는 묘미를 알려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 유치원생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두루두루 읽기를 권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