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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 바쁜 하루가 좋아 ㅣ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10월
평점 :
리처드 스캐리의 책은 큰 판형이라서 펼쳐볼 때마다 흐뭇해지곤 합니다. 이 책은 <북적북적 우리 동네가 좋아> 심화 편 같네요. <북적북적 ~>에서 간단하게 소개했던 일터들을 4~6쪽에 걸쳐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집 짓는 사람들, 우체국, 소방서, 병원, 기차를 타고, 농사 짓기, 나무가 우리 가정에 오기까지, 도로가 만들어지기까지, 배 안에서 일어나는 일, 빵이 만들어지기까지. 이렇게 모두 아홉 군데의 일터를 소개하고 있는데 따로따로 떼어놓으면 9권의 책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한 일터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일하는 모습을 보며 다양한 직업에 대해 배울 수 있어요.
울퉁불퉁한 도로를 평평한 도로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자는 물론 측량기사, 땅을 파는 다양한 기술자와 석공이 있어야 하고, 보호 철책이나 가로등을 설치하는 사람, 표지판 세우는 사람, 페인트 칠하는 사람 등이 필요다는 걸 알려줘요. 그 외에 도로 옆에는 꼭 식당이나 주유소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지요.
아이들이 도로 만드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그동안 전혀 생각 못했던 과정을 만나기도 해요. 도로를 만들 때 물이 양 옆으로 흘러가게 하기 위해 도로의 가운데 부분을 약간 볼록하게 설계한다는 사실은 저도 미처 몰랐던 부분이거든요. 비 오는 날 차 타고 가다 아이들에게 퀴즈 한 번 내봐야겠어요. 기억하는지 못 하는지.
글의 양이 많아 유아들에게 한 권을 다 읽어주려면 목이 아플 각오를 해야 될 것 같네요. 그러니 미리 아이들에게 한 번에 한 군데만 읽자고 약속을 해두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킥킥대며 책을 보았는데 기차를 타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기차 여행 코너를 가장 흥미 있어 했어요. 기차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싶대요. 실제 기차를 탔다가 이 책에 나온 것만큼은 재미가 없다는 걸 알면 실망할 텐데...
역시나 이 책에도 재미있는 그림이 많아요. 트럭을 운전하는 농부의 얼굴이 없고, 새로 이사 온 스티치네 자전거 보관 창고가 지붕 꼭대기에 있고, 불이 난 집에서 종이비행기도 날리고 나팔도 불면서 노는 아이도 있다니까요. 여러분도 찾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