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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팡팡 초등 논술 1 - 걸어라 편 - 이정숙 선생님께 배우는
이정숙 글, 이예휘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요즘은 유치원생들도 논술이라는 단어를 알 정도로 논술이 아이들의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독서를 아이들 생활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듯 이젠 글쓰기도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그건 결국 아이들과 부모들의 할 일이 늘어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옆집 아이가 논술 학원에 다닌다는 말을 들으면 내 아이만 뒤지는 것 같아 여기저기 기웃대며 고민을 한다. 그러면서도 수학이나 영어처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게 바로 논술이 아닌가 싶다. 신문에 나온 글쓰기 코너나 논술 관련 책을 읽다 보면 엄마가 직접 지도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불쑥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연한 마음에 선뜻 시작을 못하고 스크랩만 한 경험이 나에게도 있다.
엄마가 아이들 논술을 가르칠 수 있다고 부추기는 책을 또 발견했다. 솔직히 영어나 수학은 엄마 실력이 안 되면 직접 가르칠 수가 없다. 하지만 독서 지도나 글쓰기는 엄마가 살짝 길만 인도하면 아이들이 따라갈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겐 재미를 주고, 엄마에겐 논술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는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원래 소년한국일보에 연재중인 이정숙 선생님의 '재미 팡팡 초등 논술' 칼럼을 책으로 낸 것이라고 한다. 성격이 다른 세 아이와 논술 박사가 등장해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캐릭터 그림들이 우스꽝스러워서 아이들 시선을 확 잡아끈다. 첫 대화부터가 '논술 그게 뭐냐"로 바로 시작되지만 2학년인 우리 아들이 들고 다니며 읽을 정도로 내용이 쉽고 재미있다.
내가 이 책의 장점으로 꼽고 싶은 것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엄마를 위한 논술 이야기' 코너다. 아이들이 논술을 잘 하기 위해서 평소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각 장별로 코치를 해주고 있어 도움이 된다. 이 코너에 들어 있는 이야기들은 논술을 떠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교육 지침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생각이 커지는 문제' 코너다. 한 가지 주제가 끝날 때마다 아이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재미있는 그림을 준 후 등장 인물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기도 하고, 주어진 글에서 잘못된 문장을 찾아내거나 주인공과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를 써 보도록 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보배라도 꺼내 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런 면에서 '생각이 커지는 문제' 코너는 따로 복사해두면 훌륭한 논술 교재가 될 것 같다. 하루에 한두 가지씩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문제 풀이까지 한다면 엄마가 바로 훌륭한 논술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아이가 빨리 못한다고 닥달하지 말 것! 천천히 여유를 갖고 생각을 유도해낼 것! 엄마도 같이 해볼 것!
논술에 대한 고민을 한 번쯤 해본 엄마와 3학년 이상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