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폭탄 미래아이문고 1
야나 프라이 지음, 김민영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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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프리돌린은 정말 뚱뚱한 아이다. 똥자루, 비곗덩어리, 토네이도, 칼로리 폭탄, 지방 사태, 썩은 고깃덩어리, 뚱뚱벌레..... 이건 모두 아이들이 이름 대신 부르는 별명이다. 프리돌린은 새로운 별명이 생길 때마다 자신의 비밀 파일 목록에 기록하며 울기도 한다. 아이들이 별명을 부르며 놀릴 때마다 프리돌린은 죽고 싶을 정도로 외롭고 슬프다.

별명 하나하나가 모두 숨이 막힌다. 얼마나 뚱뚱하길래 저렇게 부르는 걸까? 프리돌린의 생활 습관을 보면 살이 안 찔 수가 없다. 먹는 걸 좋아하는 엄마와 할머니 덕분에 밤늦은 시간까지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어댄다. 그래서 식구들이 모두 뚱뚱하지만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취미라고는 컴퓨터 게임이 전부인 프리돌린이 뚱뚱해지는 건 당연하다.

프리돌린이 옆집에 사는 티파니를 만나게 된다. 비쩍 마른 몸에, 주근깨 투성이, 눈에 띄는 옷차림 때문에 티파니도 아이들의 놀림을 받는다. 아빠가 유명한 화가지만 엄마가 떠나버린 후 집도 티파니도 돌보지 않고 술에 빠져 살고 있다. 그래도 좀 심하다. 집에 먹을 것이 떨어진 것도, 딸이 옷이 없어 가을에 반팔 티를 입고 다니는 것도 모른다. 쓰레기더미로 가득 찬 집에서 티파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외롭게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일뿐이다.

이렇게 외로운 두 아이가 만났다. 티파니는 프리돌린에게 보면 볼수록 화가 치미는 별명들을 비밀 파일에서 지우고 살을 빼라고 충고한다. 티파니가 들려준 다람쥐의 먹이 관리 비법을 듣고 충격을 받은 프리돌린은 살을 빼기로 결심한다. 그 첫번째 방법은 먹는 걸 엄청 줄이는 것, 두번째 방법은 바로 티파니의 엉망이 된 집을 청소하는 일이다. 

쓰레기 더미 같은 티파니의 집을 치우는 데 몇 주가 걸리고, 그 사이 프리돌린의 살은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다. 얼마나 쓰레기가 많았는지 와인병만 해도 백 개가 넘었고, 2,3일 사이에 쓰레기 봉투 백 개가 가득 찼을 정도다. 티파니의 아빠는 깨끗해진 집에서 이웃들의 관심에 고마워하며 정신을 차리고 취직도 한다. 그리고 가장 좋은 일은 프리돌린과 티파니도 더이상 아이들의 놀림 거리가 아니라는 사실!

너무 외로울 때 만난 두 아이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면서 도와주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 친구가 엄마보다 나을 때도 많다는 사실을 프리돌린과 티파니를 보면서 느꼈다. 엄마한테 들었으면 잔소리가 되었을 이야기도 티파니에게 들으면 훌륭한 충고가 되니 친구가 좋긴 좋다. 

성악을 하는 젊은 할머니와 아직 젖병을 물고 다니는 조반니 삼촌, 박물관에서 일하는 뚱보 엄마의 유쾌함까지 어우러져 참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 딸은 이 책을 읽은 후 뚱뚱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기 반에서 가장 뚱뚱한 애를 보면 괜히 싫어했다는 고백과 함께. 대상은 주변에 뚱뚱한 친구가 있거나 비만이 걱정스러운 4학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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