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동시 그림책 I LOVE 그림책
조이스 시드먼 지음, 신형건 옮김, 베스 크롬스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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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림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너무나 강렬한 느낌을 주는 판화 그림이다. 색감도 과장된 화려함보다 차분한 기운이 더 많은데 눈과 마음을 꽉 잡아끈다. 맨 뒤에 독수리가 나오는 전면 그림은 벽에 걸어두고 싶은 마음까지 간절해진다.

책을 받은 첫날은 그림 때문에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이 책을 들고 내 꽁무니를 쫓아다니면서 수수께끼 낼 테니 맞춰 보라고 성가시게 했다. 그러면서 읽는 폼이 제법 동시를 낭송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제서야 '아, 수수께끼 동시 그림책이었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번째 문제는 이슬이라고 답을 맞췄는데 두번째 문제는 좀 아리송해서 멈칫대고 있으니 아들 녀석이 그것도 모르냐면서 낼름 메뚜기라고 답을 말했다. 뒤로 갈수록 점점 수수께끼가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곤충에 관심이 많은 아들은 뒤로 넘어갈수록 신이 나고 엄마는 점점 기가 죽었더라는...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함께 동시 낭송 대회 같은 것도 하면서 동시를 가까이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어느새 그런 노력에도 게을러진 지 오래다. 감수성이 예민한 딸은 나름대로 동시책을 보기도 하고 동시를 짓기도 하는데 아들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던 차에 만난 이 책은 꼭 우리 아들을 위한 책 같았다. 곤충과 자연 현상에 관심이 무한한 아들을 동시의 세계로 은근슬쩍 끌어들일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더구나 동시가 수수께끼 형식이어서 문제를 내고 답을 맞추는 재미까지 함께할 수 있다. '꿩 먹고 알 먹고'는 바로 이런 책을 두고 하는 말일 것 같다.

동시의 마지막 문장은 항상 '나는 누구일까요' '이것은 무엇일까요?'로 끝난다. 곤충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정답에 대한 고민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림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정답을 발견할 수 있다. 또 두 가지 수수께끼가 나온 다음 장에 답에 대한 설명이 바로 나온다. 

정답 설명 속에는 외골격, 포식 동물, 물관부, 체관부, 천이 등 아이들 책답지 않게 전문적인 용어를 과감하게 써서 과학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수수께끼 동시 부부은 전혀 어렵지 않은 단어를 썼으니 유아부터 고학년 아이들까지 다같이 봐도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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