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리네 집 보물창고 북스쿨 2
윤소영 지음, 성병희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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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리는 어쩌면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걸 다 가진 아이인지도 모르겠다. 아빠도 없고, 엄마는 청각장애인이고, 거기다 가난하기까지 하다. 만약 내 주변에 소리 같은 아이가 있다면 난 어떤 시선을 주었을까 생각해 보았다. 차마 겉으로야 표현하지 않지만 마음속에선 한두 번쯤 혜경이처럼 무시하는 마음을 갖지 않았을까 싶어 부끄워진다.

최소리와 청각장애인 엄마가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수박 한 통 사들고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소리는 엄마 대신 빨간 녹음기를 통해 말을 배웠지만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만큼 일찍 철이 든 3학년 여자 아이다. 엄마가 장애인이라서 속상해할 만도 한데 소리는 늘 씩씩하다. 딱 한 번 수업 시간에 쪽지를 돌리다 걸린 일로 혜경이가 놀렸을 때만 빼고.

말을 못한다는, 아빠가 없다는 주변 사람들의 달갑지 않은 관심에 시달리면서 얼마나 힘들게 소리를 키웠을까? 하지만 소리 엄마는 테디베어를 만들면서 소리를 훌륭하게 키울 꿈을 키우는 보통 엄마들이랑 똑같다. 엄마는 소리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태교를 하며 보통 아이들처럼 자라주록 해주었다. 소리만 보고는 엄마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명랑하고 똑부러지는 아이가 바로 소리다.

소리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18평 아파트로 이사 가려는 노력도 소리 엄마의 높은 교육열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난 18평 아파트로 이사 간 날 두 모녀가 앉아 파티를 하는 모습을 읽으면서 잠시 눈시울이 젖는 걸 느꼈다. 딱 하루만 딱 한 시간이라도 엄마가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비는 소리의 마음이 너무 간절했기 때문이다. 

엄마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소리네가 가족 음악회에 못 나갈 거라는 아이들의 생각을 깨고 소리와 소리 엄마는 음악회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한다. 소리는 피아노를 치고 엄마는 흰 장갑을 낀 채 수화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세상 어떤 음악회보다도 아름다워 보였다. 눈물이 많은 나는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를 따라 부르며 또 한 번 눈시울이 젖었다. 

간주 부분에서 최소리가 낭송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가족은 꽃과 같아요. 예쁘지 않은 꽃이 없듯이 예쁘지 않은 가족은 없습니다. 서로 사랑한다면  모두가 예쁜 가족입니다.

사랑이 없는 가족에게 돈이 많고 집이 넓은 게 무슨 소용일까? 그런 이들에게 사랑하면서 오손도손 샘나게 살아가는 소리네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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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8-06-0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록으로 나와 있는 '꼼꼼히 읽고 곰곰이 생각하기' 부분도 아이들이 꼭 읽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