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상 이야기 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2
박윤규 지음 / 보물창고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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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보는 우리 역사 두번째 시리즈인 <명재상 이야기>는 우리 역사상 명재상으로 꼽히는 16명의 이야기를 아빠가 쉽고 재미있게 들려주는 형식이다. 그들이 명재상으로 이름을 올린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재상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오를 수 있는 자리였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며 한 나라를 위험에서 건지기도 하고 안정을 이루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명재상이 된 이유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책을 읽다 보면 인물에 대한 새로운 평가도 하게 되고, 그들이 키운 꿈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고구려의 명림답부는 역사상 기록된 최초의 재상이다. 더구나 99세의 나이에 재상이 되어 나라를 바로잡고 한나라의 대군을 물리쳤다니 놀랍기만 하다. 이름 없는 시골 농부에서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재상이 된 고구려 을파소의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 같다. 백제의 마지막 재상 성충과 신라 왕조가 안정을 찾도록 한 김양, 몸뚱이보다 간이 더 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원나라와 싸운 이제현은 처음 접하는 인물이었다.

김부식은 훌륭한 재상이었지만 <삼국사기>를 쓰면서 사대주의에 물들어 우리 역사를 얼마나 초라하게 기록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역사란 올바르게 쓰여져야 한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에게 명심하라고 당부한다. 일개 무장에서 4대에 걸쳐가며 고려 최대의 권력을 누리게 한 최충헌도 명재상의 반열에 올라 있다. 그 이유가 무신이면서도 정치적 식견이 뛰어났고, 학문적 바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니 무슨 일을 하든 공부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알고 있는 고려의 마지막 충신 정몽주에 대해선 원칙을 지켜가며 외교에 힘쓴 정치가였지만 진취적 전망과 주체성은 부족했다며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조선의 건국은 지혜를 가진 정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이방원이 등장하는 제1차 왕자의 난의 진실을 밝혀준다. 두문동에서 홀로 살아나와 조선 최고의 재상이 된 고집쟁이 황희나 이순신과 권율 장군을 추천해서 임진왜란의 위기를 극복하게 만든 유성룡은 너무나 잘 알려진 덕에 이야기거리도 못 된다.

하지만 삼전도의 치욕과 함께 기억하는 최명길을 명재상으로 꼽았다. 그 이유를 그때 만약 항복하지 않았다면 우리 역사는 더 험난한 일을 당했을지도 모른다고 했으니 역사에 대한 평가는 변하게 마련이라는 생각을 품게 한다. 또 우리나라 마지막 재상이면서 친일파 대접을 받는 김홍집도 명재상에 올려 나라와 백성을 위한 애국자였다며 친일파라는 누명을 벗겨주기도 한다.

왕보다 권력이 세도 함부로 휘두르지 않고, 자신을 반대한 사람까지 용서할 줄 아는 너그러움을 가진 이가 바로 명재상이었다. 새로운 정부가 꾸려지고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요즘 정말 애정을 가지고 읽은 책이다. 공평무사한 마음 자세와 지혜와 덕이 재상의 필요 조건이라는데 과연 요즘의 그들은 역사 속의 재상들처럼 목숨을 걸어가며 나라 살림을 하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를 할지 자꾸 의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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