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무 만들기 로렌의 지식 그림책 9
로렌 리디 글 그림, 정선심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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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참 유익하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연히 아이들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책을 읽어줄 땐 이런 저런 질문도 하면서 재미있었는데 촌수 따지는 공부 모드로 진입을 하니 아이들의 얼굴에 슬슬 지겨운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냥 읽어나 주고 말 것을 내가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걸 가르치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깜짝 놀란 사실은 아이들이 친척들 호칭에 대해 너무 몰랐다. 고모와 이모의 다른 점을 말해 보라고 했더니 우리집엔 고모가 없어서 모른다고 했다. 아, 그럴 수도 있구나. 우리 어른들만 해도 부모님들 형제가 많으니 쉽게 이모, 고모, 외삼촌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부모도 형제가 많지 않고, 본인도 형제가 하나 아니면 둘 정도이니 다양한 호칭으로 친척을 부를 일이 없는 것 같았다.  

외삼촌에 대해서는 그냥 삼촌이라고 불러서 외삼촌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았다는 아이도 있었다. 특히 아이들이 이모라는 호칭에 대해 헷갈려 했다. 엄마랑 친하면 어렸을 때부터 무조건 이모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정확한 호칭으로 부르게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육촌에 대해서 말해주려고 하니 더 힘이 들었다. 자주 왕래를 하지 않으니 작은할아버나 큰할아버지의 존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다. 그러다 보니 5촌 당숙의 존재도 잘 몰랐고 그들의 자식과 너희들이 육촌이라는 말이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었다. 내가 자랄 적만 해도 친척에 5촌 당숙과 육촌들이 많아 일부러 공부를 하지 않아도 알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육촌만 되어도 머리를 싸매고 공부를 해야 할 판이 되었다.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호칭 문제였는데 여러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몇십 년 후엔 다양한 호칭들이 우리 생활 속에서 다 사라지고 서양처럼 한 가지로 통일되는 건 아닌가 싶은 우려도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친척의 호칭, 촌수 따지기, 입양이나 한부모 가족, 재혼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다. 책은 유아용이지만 내용은 초등 고학년과 함께 공부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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