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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세티아의 전설 - 멕시코 ㅣ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41
토미 드 파오라 지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막연히 크리스마스 꽃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포인세티아에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보면서 처음 알았습니다. 원래 멕시코 야생화인 포인세티아는 한 외교관에 의해 미국으로 건너온 후 크리스마스에 선물하는 식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꽃이라고 알기 쉬운 빨간 부분도 잎이라고 하네요.
멕시코의 산간 지방에 사는 루시다는 늘 엄마 일을 잘 도와주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되어갈 무렵 신부님께서 엄마에게 가장 행렬에 쓸 아기 예수 담요를 짜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하지만 루시다와 함께 무지갯빛 담요를 짜던 엄마가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루시다는 혼자 담요를 짜 보려고 했지만 실이 엉키는 바람에 담요를 더 망치고 말았습니다. 결국 동네 사람들 모두 예수님께 드릴 선물을 마련했지만 루시다네 가족만 아무것도 준비할 수 없었지요.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었지만 루시다는 성당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크리스마스를 망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숨어서 사람들의 행렬을 지켜보고 있을 때 한 할머니가 나타나 "선물은 주는 사람의 마음 때문에 아름다운 거니까 어떤 것을 가져가도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루시다는 할머니의 말에 용기를 얻어 근처에 있는 잡초를 한아름 뜯어 성당으로 들어갔지요. 그런데 루시다에게 선물의 참 의미를 알려준 그 할머니는 누구였을까요? 어쩌면 루시다의 간절함 때문에 나타난 예수님일지도 모릅니다.
성당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루시다가 안고 있는 초록색 잡초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기 구유 옆에 내려놓았던 그 풀 끝에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 별이 생겨난 것이지요. 루시다도, 성당 안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놀라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성당 밖에 있는 풀까지 전부 붉은 별을 단 채 반짝이고 있었지요. 소박하고 보잘것 없던 선물이 루시다의 간절한 정성과 이어지면서 이렇게 아름다워진 거예요. 아, 어쩌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숙연해집니다.
우리 아이들도 늘 크리스마스를 기다립니다. 사실 그 기다림 속에는 선물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 들어 있지요. 항상 많은 것을 받기만 하는 요즘 아이들은 책 한 권이나 학용품 정도는 선물로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진정한 선물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