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와 달력 이야기 - 인류 최고의 발견 미래 지식 창고 2
베시 마에스트로 지음, 임유원 옮김, 줄리오 마에스로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하루 하루 시간은 참 잘도 간다.  엊그제 새 달력을 걸어놓은 것 같은데 벌써 열흘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이렇게 살다 보면 2008년 한 해도 금방 지나가버릴 것 같은 마음에 시계 바늘을 멈춰놓고 싶어진다. 하지만 시간이나 날짜는 내가 멈추고 싶다고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정해진 시간과 날짜가 원망스럽다.

올해가 2008년이므로 인류의 역사를 놓고 볼 때 우리가 시간 개념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고작 2008년밖에 안 됐나 하는 의심을 품게 된다. 당연히 이건 세상 사람들이 모두 똑같이 사용하는 시간 개념이 아니다. 2008년은 그레고리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만 통용되는 연도이기 때문이다. 이슬람력으로는 올해가 1428년, 중국 달력으로는 4705년, 유대력으로는 5768년이다. 

늘 12개월짜리 달력만 보아온 나로서는 한치의 의심도 없이 일 년이 12달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인류 최초의 달력은 달의 주기에 따라 만든 태음력이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봄철 홍수가 끝난 뒤 초승달이 뜰 때를 새해로 삼았다고 한다. 일 년 또한 365일이 아닌 360일었다. 또 계절과 일 년이 맞아떨어지지 않자 계절에 맞춰 날짜를 늘려가게 된 것이라고. 마야인들은 일 년을 18달로 나누었고, 중국에서는 12달이 아닌 농사짓는 시기에 따라 24절기에 맞춰 살았다.

지금과 같은 태양력을 최초로 사용한 것도 고대 이집트인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지구가 태양의 둘레를 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 년을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정했는데 거의 365일과 맞아떨어져 태음력보다 훨씬 정확했고, 그후 태음력보다 태양력을 우선으로 쓰게 되었다. 

열두 달 영어 이름 중 7월(줄라이)과 8월(어거스트) 속에는 로마의 황제 율리우스와 아우구스투스의 이름이 들어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2월이 짧아진 이유와 10월과 12월이 31일이 된 배경에도 이 두 황제의 은근한 권력욕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저 웃음만 나온다.

달력이 만들어진 이야기와 더불어 시계의 역사도 흥미진진하다. 인류 최초의 시계인 해시계에서부터 물시계, 모래시계, 추로 움직이는 시계를 거쳐 톱니바퀴와 맞물려 돌아가는 현대 시계가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는지 하나하나 원리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책장을 덮으면서 내가 갑자기 굉장히 똑똑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달력과 시계의 역사 속에 숨겨진 뒷이야기와 다양한 상식들을 덤으로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글이 제법 많고 서양 역사가 많이 나오는 관계로 4학년 이상에게 권장하고 싶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쓰는 2008년이나 12달짜리 달력이 마음에 안 들어 새로운 연도와 달력을 만들고 싶은 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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