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행복이 뭐예요? 미래그림책 63
이자벨라 치안치아룰로.다니엘라 치안치아룰로 지음, 윤혜정 옮김, 비르기트 안토니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저도 아이들이 갑자기 '행복이 뭐냐고' 물어온다면 이 책 속에 나오는 할아버지처럼 대답할 말이 쉽게 떠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뭐든지 다 알고 있는 할아버지마저 하루 종일 그 답을 찾아다녔으니까요. 행복은 골똘히 생각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뒤적인다고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지요. 할아버지가 고민 끝에 발견한 행복은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이었어요.

행복은 사람마다 다르거나 혹은 똑같이 느낄 수도 있고, 작을 수도 클 수도 있고, 어디에나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고, 먼 곳에 있거나 코 앞에 두고 못 볼 수도 있습니다. 잠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행복이고,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도 행복입니다. 단지 그 당연한 순간을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요. 이 책은 행복은 결코 멀리 있거나 거창한 게 아님을 알려줍니다.

이 책을 처음 읽는 순간 남편이 떠올랐습니다. 우리집에서 '행복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집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화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살지만 남편은 저보다 열 배는 행복해 보입니다.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남편은 사소한 걱정이나 하나마나한 걱정은 절대로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에 대한 고마움을 그때 그때 적절하게 표현합니다.

반듯하게 다림질한 셔츠 하나에, 맛있게 끓인 순두부찌개 한 그릇에 행복해하는 남편을 볼 때마다 저는 잔소리를 해댑니다. 우리가 부자가 될 수없는 이유는 늘 작은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하기 때문이라고요. 그러면 남편 하는 말. "부자가 아니면 어때. 지금 행복한데..." 그러면 저도 할 말이 없어집니다.

이 책은 궁금한 것 중에 '행복'이 포함된 아이들과 행복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엄마 아빠들에게 읽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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