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
홍영우 글.그림 / 보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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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 이야기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보리출판사에서  웬 홍길동인가 했다. 알고 보니 이 책은 1982년에 우리 교포 아이들에게 우리 말과 글, 민족의 얼을 심어주려는 의도에서 일본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작가 또한 재일 교포 2세다.  보리출판사에서 서정오 선생님이 좀더 우리말을 다듬어 새롭게 출판했다.

홍길동 이야기야 모르는 이가 없을 테니 그림 이야기나 하자. 그림이 참 좋다. 태어날 때부터 신기한 재주가 있었던 길동이가 하늘을 날아다닌다. 비갠 날인가 보다. 돌이 많은 인왕산 자락 소나무가 물을 잔뜩 먹었다.권세 높은 이조판서 아버지의 표정도 그윽하니 부드럽기 짝이 없다. 그림에 색깔이 입혀지니 슬슬 길동이 자라고 칼쓰기, 활쏘기, 둔갑술에 분신술까지 재주도 다양해진다.

온갖 재주 다 부리는 길동의 얼굴이 장난꾸러기 우리 아들 같다. 그래서 친근감이 간다. 바짓가랑이 둘둘 말아 올리고 보퉁이 하나 달랑 둘러 멘 채 집을 떠나는 길동 좀 보시라. 웃음이 절로 난다. 세상을 바로잡겠노라 큰뜻을 품고 떠나는 자의 모습이 이렇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평범해도 큰일을 할 수 있는 게야!

하지만 도적떼 만나 바위 번쩍 들어올리는 폼을 보니 재주 많은 길동이 틀림없다. 재물 많은 양반님네는 눈도 코도 없이 대충 그리고 가난한 백성들의 모습은 오밀조밀 정겹다. 길동을 잡아들이라는 임금의 명에 눈치 보는 대신들 좀 보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길동을 잡을 길이 없으니 임금 볼 낯도 없어 굽신거리기만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림이 다 좋다. 그 중 나는 먹색으로만 그린 맨 처음 산과 맨 마지막 바다 그림이 참 좋다.

한 가지 아쉬움이라면 세로 쓰기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25년 전 일본에서 나온 그대로 세로 쓰기를 하였다는데 요즘 아이들에게  익숙한 가로 쓰기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재미있는데 눈이 아파서 오래 보기 힘들다는 딸아이의 말을 들으니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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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7-05-21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좋아할 듯...... ^*^

좋은세상 2007-05-2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롭게 느껴지는 홍길동 함 읽어줘야겠네요.울 아덜들~

소나무집 2007-05-23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로 쓰기라서 아이들이 덜 읽을 것 같아 아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