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자연학교에 가자!
이미지 지음, 이상규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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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산에 가는 걸 좋아한다. 산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이들은 바쁘다. 궁금한 꽃이랑 나무도 많고 귀를 즐겁게 해주는 새소리의 주인은 누군지 쉴새없이 물어댄다. 그 궁금증은 대부분 식물 전문가인 아빠가 해결해주곤 한다. 어떻게 그런 이름이 붙게 되었는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그것과 비슷한 식물과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듣다 보면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 책은 도시 아이들 네 명이 숲자연학교에서 2박 3일을 보낸 이야기이다. 첫번째 체험할 곳은 숲. 아이들은 꽃과 나무들을 보며 도감도 찾아보고 숲안내 선생님에게 묻기도 하면서 하나하나 알아간다. 숲 한가운데 가만히 누워 물 흐르는 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를 들으며 살아 있는 숲을 느낀다. 

숲을 빠져 나온 아이들이 간 곳은 학교 근처 시냇가. 물고기를 잡으면서 지표종(환경의 질을 판단하는 데 기준이 되는 생물)과 물의 급수에 따라 사는 물고기의 종류에 대해 배운다. 쉬리는 1급수에서, 갈겨니나 피라미는 2급수에서, 각시붕어나 납자루는 3급수에서, 미꾸라지나 붕어, 실지렁이는 4급수에서 살아간다.

시냇가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나뭇잎 편지지 만들기, 나무 목걸이 만들기, 천연 염색 등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을 맞이한다. 평소에 잘 안 먹던 채소랑 버섯이랑 된장찌개도 이곳에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저녁 식사가 되고. 저녁을 먹은 아이들은 한적한 시골길에 드러누워 별구경을 한다. 너무 많아서 어떤 게 어떤 별자리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시골 밤하늘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오래 남을 것 같다.

이틀째 아이들은 숲으로 곤충을 만나러 간다. 참나무의 진을 먹고 사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말벌, 나비, 풍뎅이, 개미까지 직접 보며 무섭다고 부르르 떨기도 하고 신기해서 만져 보기도 한다. 또 축축한 나뭇잎 아래 살고 있는 작은 벌레들, 그보다 조금 아래 땅 속에 사는 지렁이까지 보면서 우리 생태계가 이런 작은 생물 덕에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밤이 되자 도시에선 찾아볼래야 볼 수 없는 반딧불이를 찾아 나선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이유와 암컷과 수컷 구분하는 법, 반딧불이가 등장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숲학교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보낸 아이들은 마지막 날이 되자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새 자연과 친구가 된 것이다. 숲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라 나무와 풀과 곤충과 동물이라는 사실, 우리가 건강하게 살려면 숲이 더 울창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돌아온 아이들은 길가에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 풀 한포기에도 애정을 주며 살아가고 있을 것 같다.

아이들 말로 되어 있어 단숨에 읽을 수 있다. 숲에서 만난 나무와 열매, 버섯, 물고기, 곤충들을 세밀화로 그려놓아 서로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체험 공책이 함께 들어 있어 숲에 나갈 때 들고 나가면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쓸 수 있다. 이 공책을 채워 출판사에 보내면 뽑아서 책 선물도 준다고 한다. 3,4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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