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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물고기
한태희 글 그림 / 예림당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은 물감 놀이 하는 걸 참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땐 그림을 그린다기보다 그냥 뿌리고 찍고 하는 게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놀이를 한 후 뒤처리할 생각을 하면 쉽게 물감통을 펼쳐놓을 수 없기는 하지만요.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니 물감이랑 커다란 모조지를 펼쳐놓고 한번 신나게 놀아 보자고요.
우리 아이들은 이것저것 그려 보다 안 되면 손바닥 발바닥을 찍으면서 놀았죠. 이 책을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 싶었어요. 그동안은 손바닥만 찍으면 그냥 놀이 끝이었는데 이제야 이 책을 만난 게 아쉽네요. 이 책은 손바닥 찍기와 그걸 응용하면서 얼마나 다양하게 놀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엄마 아빠 누나 동생 모두 모여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잠수함 속에 탄 가족의 얼굴도 모두 손바닥에 그렸어요. 울긋불긋한 산호들은 손바닥을 다닥다닥 찍어서 표현했군요. 어머, 알록달록 물고기 좀 보세요. 물고기 몸통을 그린 후 지느러미랑 꼬리를 손바닥으로 찍었네요. 손바닥 안에 줄무늬를 그려 넣으니 그방 줄무늬 물고기가 탄생했어요.
손바닥 두 개를 마주 찍어놓으니 입을 딱 벌린 진주 조개가 되었고요. 해파리의 촉수는 손바닥 두 개를 나란히 찍어놓으면 완성이랍니다. 손가락을 쫙 벌린 다음 손바닥에 육각형 무늬만 그려주었더니 귀여운 거북이가 되었네요. 그럼 오징어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렇죠, 오징어 몸통을 그린 후 손가락을 가지런히 모으고 찍어 보세요. 금방 바닷속 생물들이 다 등장합니다.
어머, 무서운 상어가 나타났어요. 알고 보니 상어의 무시무시한 이빨도 아이들의 손바닥으로 찍었군요. 손바닥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해마가 되기도 하고 꽃게가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찍고 그리다 보면 상상력이 쑥쑥!
책을 보고 나면 꼭 물감 놀이를 해야 될 것 같아요. 손바닥이 다양하게 변신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맨뒤에 손바닥으로 다양하게 찍기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어요. 엄마가 먼저 살짝 보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논다면 훌륭한 미술 선생님이 따로 없을 것 같네요.
그림이 아주 예뻐요. 서너 살의 어린 아이들부터 초등 1,2학년까지 다 좋아할 것 같아요. 우리집 2학년짜리도 바로 손바닥 찍기 실습에 들어갔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