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6. 03. (목)

1. 막내 조카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난번에 이모가 추천해 준 <멋진 신세계>가 너무 재미있었다며 또 다른 책도 추천해 달라도 했다.

막내 조카는 올해 중3.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건 이 테스트 덕분이었다.

https://www.arealme.com/korean-vocabulary-size-test/ko/?ag

어느날 카톡으로 이모도 얼른 해보라며, 국어 교사는 다른가 보자며 나에게 링크을 보냈고, 나는 그 즉시 시행하여 매우 높은 점수를 얻었다.(일단 이렇게 말해야지, 아마 우리 플친님들 중엔 내가 꼴찌 수준이겠지만~)
이모들, 자기 엄마, 아빠, 심지어 언니까지도 높은 점수를 줄줄이 받았는데, 이 아가만 초딩 수준의 어휘력이라는 결과를 받아 들고는 ‘정말 책을 읽어야겠어, 이모‘ 했다.

암튼 조카가 내가 추천한 책을 재밌게 읽었다니 기뻤다. 책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조카가 책에 재미를 붙이는 거 같아 좋았고.


2. 오늘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있는 날이다..평소 9시 등교인데 이 시험날은 일정상 8시 20분까지 등교를 해야하고, 내신에도 안 들어가는 시험, 나는 수능 안 볼건데 하는 아이들은 긴 시험시간을 잠이나 멍때림으로 보낸다. 차라리 자는건 난데, 인간의 수면시간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고, 자다자다 지친 아이들은 또 멍때림의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몇몇 아이들을 위해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쥐어줬다. 이럴 때 책을 읽으면 적어도 심심할 때 정말 아무 것도 없을 때 책이 도움이 된다는 경험이 쌓일까 싶어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교시에 4명 쥐어줬는데, 다 끝날 때즘 보니 2명은 반 이상 읽고 있었다.(1교시 국어영역 지문을 아예 못읽는 아이들이었음.) 평소 도서관 독서 수업할 때도 줄글이라면 도리도리하는 아이들이었는데!
게다가 점심 시간에 한 학생이 와서 ‘샘, 저도 책 빌려주세요.‘ 하는게 아닌가! 그리고 내가 읽고 있던 <총,균,쇠>에도 관심을 보이며 ‘선생님 이건 무슨 내용이에요?‘ 묻기도 했다. 책에 대한 대화를 수업 밖에서 하다니 너무 감개무량..ㅠㅠㅠ
한 명은 집에 가서 마저 읽고 싶다고 책을 빌려가기까지 했다. 아, 정말 뿌듯하다. 성공경험 +1을 선사해 준 거 같아서. (나에게도 성공경험 +1되었고~ㅎㅎ)


3. 오늘의 구절도 일맥상통하는 거 같다. 완전 동기부여 됨. 아이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맞춤형 책 추천 가능한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꿔본다. <있으려나 서점>처럼~ㅎㅎ

당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게 되면,
그것은 당신이 잘 실천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합니다.
When you seehow your actions affect others,
it motivates you to practice well.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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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04 00: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툐툐님은 참! 스승님!! 중학생 조카부터 학생들까지 툐툐님의 가르침으로 붕~붕~ 툐툐님의 성공 경험 1 득템 해가여
ᕱ ᕱ
(๑˙ϖ˙๑ )

붕붕툐툐 2021-06-04 21:17   좋아요 1 | URL
스콧님, 감사해용~ 정말 붕~붕~하면 좋겠네용~ 토끼 느므느므 귀여워용💕💕

라파엘 2021-06-04 00:4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진 선생님이십니다~!!! 😊

붕붕툐툐 2021-06-04 21:17   좋아요 2 | URL
아이쿵~ 감사합니다. 라파엘님!

페넬로페 2021-06-04 1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려고 하는데 테스트 시작했어요
근데 엄청 길어서 하다가 중간에 그만뒀어요 ㅎㅎ
와! 아이들이 그 지루한 시간에 책을 읽으며 보내면 정말 좋을것 같네요^^
툐툐샘 너무 멋진 발상입니다~~
진정한 책 소믈리에*

붕붕툐툐 2021-06-04 21:19   좋아요 1 | URL
앗! 저런 100점 고지를 눈 앞에 두고 그만 하셨군요~ㅋㅋㅋㅋㅋㅋ
책 소물리에가 되는 날까지 열심히 해볼게요! 감사합니당!!^^

행복한책읽기 2021-06-04 01: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어쩌면. 오늘의 구절과 딱 떨어지는 일이. 멋져요. 툐툐님. 교사는 그 누구보다 큰 영향력을 가진 존재지요. 툐툐님 뿌듯함이 글에 다 배어 있어요.^^ 책 들고 간 아그, 진짜 귀엽네요^^

붕붕툐툐 2021-06-04 21:20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우째 이리 딱 떨어지는지~ㅎㅎ
전 최대한 영향력이 없으려 노력하는 1인인데, 이 얘긴 언젠가 해볼게용~ 들고 가서 잘 읽고 있겠죠?ㅎㅎ 감사해용!!

2021-06-04 06:1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그렇다면 저도 묵혀두었던 멋진 신세계를 꺼내봐야겠습니다. ^^

붕붕툐툐 2021-06-04 21:21   좋아요 0 | URL
먼지 툭툭 털고, 재미집니다~👍

coolcat329 2021-06-04 07:2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와~~👏👏👏👏👏
선생님이 쥐여준 책 읽는 아이들도, 아이들에게 최후의 보루가 책이 될수있다는 귀중한 깨달음을 주고 싶은 선생님도 참 아름답고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선생님이란 직업은 오늘 마음챙김 글이 더 와닿는 거 같습니다.
툐툐님~좋은 하루되세요!

붕붕툐툐 2021-06-04 21:22   좋아요 1 | URL
쿨캣님, 감사해요!! 애들이 넘 사랑스럽죠?(이럴 때만?ㅋㅋ) 덕분에 좋은 하루 보냈습니다~^^

새파랑 2021-06-04 08:0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툐툐님 같은 선생님이 있었더라면~~역시 최고시네요^^

붕붕툐툐 2021-06-04 21:23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은 이런 샘 없이도 너무 잘 성장하셨잖아용~👍👍

독서괭 2021-06-04 10: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선생님이시네요.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좋은 기억과 경험을 심어주신 것 같아요. 정말 뿌듯하시겠어요!

붕붕툐툐 2021-06-04 21:25   좋아요 2 | URL
헤헷~ 감사합니다. 훌륭한 부분에서만 훌륭한 날라리 교삽니다~ㅎㅎ가끔 이런 뿌듯함이 없었다면 벌써 때려치웠을지도..(아, 갚아야 할 빚도 없어여 하는구나;;;;)

레삭매냐 2021-06-04 10: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전도사님의 뿌듯함에 격렬하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붕붕툐툐 2021-06-04 21:26   좋아요 1 | URL
역시 북플계의 책 추천의 달인이시라 공감해 주시는군요~

바람돌이 2021-06-04 10: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시험 일도 관심없고 치고싶지도 않은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거의 9시간 이상을 가만히 있어야 하는건 어떤 고통일지.... 세상에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게 얼마나 힘든데.... 그 아이들한테 툐툐님은 구세주이십니다. ^^

붕붕툐툐 2021-06-04 22:15   좋아요 1 | URL
제 말이요~ 알마나 힘들까 안쓰러워요~ㅠ ㅎㅎ구세주 아니라 일세주라도 감지덕지입니다~ㅎㅎ

2021-06-04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04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06-04 19: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6모가 있던 날이군요 ㅠㅠ 권해 준 책 재미있다 하면 정말 보람되지요. 문해력 ㅠㅠ
예전 아이들에게 소나기 읽어주는데 한 아이가. 저기 소녀가 갑자기 소년에게 왜 대출을 해주냐고 사채업자냐고? 엥? 대추를 대출로 들은 ㅠㅠ 제 발음이 나쁜걸로. 그 아이는 귀여운걸로ㅎㅎ 툐툐님 아이들ㅇ 책 읽는 모습에 신나하시는 거 너무 예쁩니다 *^^*

붕붕툐툐 2021-06-04 21:5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미니님, 잼난 일화 풀어주셔서 감사해용!! 넘 귀엽네요~ 실제 대출해주는 거 상상하면 빵터짐요~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조울증이 있어가지고, 업될 땐 한없이 업업!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