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책으로도 출간되었구나. 혹시나 싶어 알라딘 상품에 검색해 봤더니 책과 ost 모두 발간되었다. 사실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류승룡의 연기 때문에 영화는 좋았다. 요 몇년간 영화 보기는 곧 공포라는 등식이 성립되었던 내게 류승룡의 영화를 찾아 보자는 결심까지 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10,20대 시절 영화광이었던 내가 영화를 멀리 하게 된 것은 아이들을 키우기 시작할 때부터였던 것 같다. 간간히 애 키우면서 몇 년에 한편씩(애니빼고) 보긴 했지만, 즐겨 보게 되지는 않았다. 영화의 흐름도 요즘 활발하게 활약하는 배우가 누군지 잘 모른다. 심지어 천만 넘은 영화 <아바타>빼고 다른 영화들은 극장가서 본 적이 없다. 당연히 이 영화의 주인공 류승룡도 몰랐다. 요즘 충무로에서 뜨는 조연배우였다는데도, 출연한 영화를 단 한편도 본 적이 없다. 지난 12월에 딸아이랑 <몬스터 호텔> 볼 때 광고타임에 이 영화가 소개되었는데, 류승룡 어쩌고 저쩌고 해서, 류씨는 승자 돌림인가보다,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하핫.

 

그러다 아이들이 봄방학인데, 영화 한편 보자고 해서 고른다 고른 영화가 <7번방의 선물>이었다. 영화 리뷰 읽어보니 신파에, 뻔한 이야기에, 이런 영화를 눈물 흘리고 봤냐는 냉소와 비웃음에, 있을 수 없는 말도 안된다는 반응 등등 안 좋은 평가만 읽고 아, 이걸 봐야하나..또 2시간 몸을 비비 꼬겠구나 싶었지만 아이들하고 볼만한 영화가 없어 예매하고 조카까지 데려가 봤다.

 

난 안 울 줄 알았다. 감성이 여리지 않고 감정이 메말라, 영화 내용이 뻔하는다 말에 울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휴지 한 장 안 챙겨 갔는데, 막판에 많이 울었다. 감독이 영화를 많이 봤는지 여기저기 따온 비슷한 장면이 많다는 것을, 깝죽거리고 뻔한 스토리라는 것을 보는 내내 알아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 류승룡 때문에 울었다. 류승룡이 자신의 사형일 마지막 날 딸 예승이를 꼬옥 껴안는 장면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면 눈가에 눈물이 핑 돈다. 어쩜 아빠가 딸을 껴안은 장면은 이 영화 저 영화에서 지겹도록 많이 나온 클리쉐인데, 류승룡의 표정연기때문에 안 울 수 없었다. 지적 장애인이면서 자신의 딸을 누가 보살펴야하는 걱정과 딸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그 파르르 떨리는 얼굴에 진심으로 나타났는데, 그 때의 표정 연기는 그 배우 아니면 절대 표현해 내지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가 한눈에 혹가는 잘 생긴 배우(뭐 내딸 서영이에서 이상윤처럼)가 아니였고 영화 첫 장면에 류승룡의 연기가 못 미더웠는데(왜냐하면 <아이엠 샘>을 자꾸 흉내내는 것 같아서),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이 배우 믿을만 하다에서 마지막 딸 예승이를 꼬옥 껴안는 장면에선 이 배우 아니면 정말 저렇게 파르르 떨리는 얼굴 표정만으로 이렇게 자신의 슬픔을 표현해내지 못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인처럼 딸을 떠나보낼 때의 그런 표정이 아니였어요. 정말 딱 지적장애인의 표정 연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감동이 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애들은 그 장면에서 울지 않았는데, 그건 나도 그 배우만큼 나이를 먹었고, 류승룡이란 배우도 자신의 나이의 연륜에서 나오는 연기를 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집에 돌아와 제일 먼저 류승룡이란 배우에 대해 검색해 보니 <활>이나 <내 아내의 모든 것>에 출연했더군요.

 

이 영화의 류승룡의 연기를 보니 그의 다른 영화도 보고 싶어졌다. 20대 시절처럼 영화의 구조니 이런 식으로 영화를 바라보고 싶지 않다. 잘 생기지도 멋지지 않지만, 묵묵히 연기를 위해 자신의 모든 삶을 바쳐 온 영화인의 열정어린 연기만 있어도 영화가 살 수 있다는 것을 이 영화를 보고 알았고, 우리 나라에 이런 연기 잘 하는 배우가 있다는 것만으로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가 우리 나라 영화계의 커다란 자산이구나 싶었다. 언제 이렇게 우리 나라 영화계에 이런 배우가 있었는지... 그의 연기에 대한 열정과 걸어온 험난했던 길이 이렇게 좋은 결과로 보상 받는구나 싶어 류승룡이란 배우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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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3-03 15:47   좋아요 0 | URL
기억님, 저는 류승용이라는 배우를 '천년학'에서 그만 좋아져버렸지 뭐에요.
목소리까지 일부로 노력하여 바꿨다고 들었어요.
이 영화에선 완전 탈바꿈. 귀엽고 안타깝더라구요.^^

2013-03-08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8 2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9 0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3 17:57   좋아요 0 | URL
류승룡. 꽤 다작이심.. (드라마에도 많이 나오거든요~.) 저도 류승룡이 좋아요~~~.ㅎ

기억의집 2013-03-08 11:21   좋아요 0 | URL
네이버 블로그 보니 어느 분이 류승룡씨 출연작 정리를 다 하셨는데,, 놀랬어요. 나이 들어 연기력 인정 받으니 작품이 더 많아지더군요. 별순검에도 나왔는지 몰랐고 저는 이 분 첨이었어요. 그동안 영화 본 게 없어서....

희망으로 2013-03-04 00:01   좋아요 0 | URL
전 한국 영화는 보고나서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더라구요.
이 영화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해서 궁금하기는 해요. 비주얼이 월등히 돋보이지 않더라도 연기를 잘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 사람도 그런 사람중의 한 명이구요.
연기력도 중요하지만 캐스팅도 중요한 것 같아요.

2013-03-08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13-03-05 00:59   좋아요 0 | URL
이 영화 아직 보진 못했지만... 류승룡이라는 배우 참 괜찮은 것 같아요.
예전에 별순검 방영할 때 이 배우 처음 보고 반했다지요. <활>이랑 <내 아내의 모든 것>도 봤어요~. ^^

2013-03-08 1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3-03-06 19:45   좋아요 0 | URL
헙, 해피엔딩 아니었어요?
이 영화 꼬옥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용기가 사라져버리는... ㅠ

기억의집 2013-03-08 11:27   좋아요 0 | URL
딸애랑 같이 가서 보세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잖아요. 저는 전혀 기대 하지 않았는데 그때 류승룡의 표정 보고 많이 울었거든요. 자신이 이제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딸을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는 것을 그 표정안에 있더라구요. 제가 내딸 서영이랑 나비부인 친정집에 가서 보는데, 거기에 우는 연기가 많이 나와요. 그래서 유심히 보면 연기 참 잘하는데, 연기의 연륜이 있다보니 기계적인 울음이라는 것을 느껴요. 근데 류승룡이 딸을 꼬옥 껴안는 모습에서 절절한 애정이 묻어나서 울었어요. 영화 중반에 전 좀 지루했긴 했어요.
 
느티나무의 선물
김소연 옮김, 다니구치 지로 그림, 우쓰미 류이치로 글 / 샘터사 / 2005년 7월
절판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단편은 <느티나무의 선물>이다. 이 한장의 그림만으로도 이 책이 만족스러웠다. 흑백이지만, 나무의 푸르름과 나무 사이로 비추는 햇살을 내 멋대로 색칠하고 상상한다. 머리 속에서 색연필로 색칠한 나무의 푸름과 햇살은 지면 저 너머까지 확장된다.

한동안 잊고 있었다. 좋은 책이지만, 다른 책들에 치여 들춰보지 않고 쌓여 있었다. 그러다 오늘 우연히 들춰보다, <재회>라는 단편을 다시 읽었다. 예전에 읽었을 때도 인상 깊었지만, 오늘 다시 읽으니 가슴이 찡하다. 도쿄에 사는 이와사키씨는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자신의 경력이 어느 정도 인정 받자 지방도시의 대형호텔에서 의뢰가 들어왔고, 그 의뢰건 때문에 그 지방에 머물려 신문을 보다가, 23년 전 이혼한 아내를 신문속에 실린 사진에서 발견한다. 젊은 시절 일찍 결혼한 그는 업무와 그에 접근하는 여자들때문에 성실한 결혼 생활을 유지 하지 못하자, 이에 화가 난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젊은 혈기로 이혼을 한다. 이혼 후 그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아들 둘을 낳고 결혼 생활을 유지한다. 그런 그가 업무차 들린 한 호텔에서 신문을 읽다 자신이 젊은 시절 결혼했던 여자와 성장한 딸이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기사를 읽게 된다. 그 딸은 아버지의 피를 물려 받아 화단에 주목받는 유망한 화가로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내 딸이 이 도시에 있다."

그는 도쿄로 돌아갈 비행 시간을 취소하고 딸의 전시회를 방문하기로 맘 먹고 화랑을 방문해 딸의 그림을 둘러본다. 그림을 보는 동안, 그의 전처가 그의 등뒤로 스쳐 지나간다(아마 그의 부인은 세월이 흘러 외모가 변했어도 그가 전남편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란 생각이 든다).

그는 전시회를 둘러보고 자신의 딸이 그린 그림 한점을 산다. 그러자 그의 딸이 자신의 그림을 사 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였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긴장한 딸 앞에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전시회를 떠나는 그에게 아내와 딸은 그를 바라보며 인사를 하는데, 그는 화랑을 나오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빰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이 장면을 보면 독자인 나 또한 가슴에 눈물이 흐른다. 자신이 딸에게 아버지란 말 한마디 못하고, 타인에 불과하다는 것때문에
)

화랑을 나와 길모퉁이를 돌다 다시 한번 돌아보는 순간 그는 자신의 아내를 발견한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그 또한 "저 편의 아내"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아마도 자신의 딸을 잘 키워 주었다는 감사의 인사였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객기로 자신이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철없던 맘이 나이 들어 자성의 고개숙임이므로.

나는 이혼에 관대한 편이다. 그래서 자식 때문에 이혼할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이가 안 좋은 부모를 두느니 차라리 한부모라도 자식의 버팀목이 되주는 게 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단편을 읽으면, 한 지인이 떠 오른다. 그녀는 이혼 가정이었는데, 결혼전 이혼한 부모님 사이를 오가다가 결혼했을 때는 아버지와 인연을 끊었다. 그리고 자신의 친모와 왕래하며 아이들에게도 두 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아닌 한명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만 인식시켰다. 아이들은 여전히 지금의 할아버지가 자신의 엄마의 생부인줄 알고 있다. 14년 동안, 별탈 없이 살고 있다. 언젠가 한번 나는 그녀에게 친부 한번 만나 보라고 권유했다. 핏줄이 너 하나인데, 안스럽지 않냐고? 손주가 커가는 모습 보고 싶을 텐데... 한번만이라도 뵙는 게 어떠냐고 말이다. 시누이인 그녀는 나중에요, 애들 다 커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때 만나보게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 후 더 이상 말하지 않지만, 이 단편을 읽으면서 올케의 아버지가 나이가 들수록 딸을 그리워하는 그녀의 아버지가 떠오른다. 내 딸이 이 도시에 있다는 말이 가슴이 와 닿는 건 가까운 지인이 그런 상황이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혼으로 생부와 타인의 삶을 사는 그녀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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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으로 2013-02-25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가 행복한 모습을 보여야 아이도 행복하다지만 그렇다고 이혼을 마냥 찬성하지도 않아요. 나중에 이룬 가족 관계가 복잡해지는 것도 있구요....
이 책 예전에도 포스팅 해 주신적 있으시죠. 그때는 맨 위의 그림에 대한 것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잘 지내시죠^^

기억의집 2013-02-25 23:52   좋아요 0 | URL
흐흐 희망님, 그럼요. 잘 지내죠. ㅋㅋ 희망님 올 이월은 못 만나고 어영부영이네요. 저 피부 레이저 했어요. 그래서 더 만나자는 말 못 했어요. 큭큭. 지난 수욜에 가서 했네요. 저 소원이 피부 레이저 한번 해 보는 건데 이번에 이벤트한다는 멜 받고 했어요~ 지금 얼굴이 딱지로 덮혀 있다는~ 나중에 딱지 떼어지면 울 한번 봐요. 근데 나 내일 이 얼굴로 엄마 차 태우고 시골로 내려간다는 거~ 삼월엔 날짜 잡을께요.

이혼 가족이 복잡하죠. 그래서 올케가 그렇게 독하게 아버지랑 끊더라구요. 첨 결혼 할 당시에는 뭘 천륜인데 그러나 싶었는데, 세월이 가니 울 올케가 잘한 결정 같아요. 덕분에 이집 저집 안 가고 편하긴 해요. 저희도 조카들한테 입 다물고 있구요~

2013-02-25 2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5 2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13-02-28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검색하니라 간만에 알라딘 들어와서
책은 안보고 여기 저기 서재 마실 다니고 있네요.^^
잘 지내시죠?

서재 이미지 사진 확대해서 보고
이 아침에 혼자 막 웃고 가네요.ㅋ
따듯한 봄이 시작되면 님의 얼굴은 더 화사해지겠군요?^^


기억의집 2013-03-01 21:13   좋아요 0 | URL
책나무님~ 반가워요. 왜 이리 뜸했어요. 아주 알라딘 떠난 줄 알았어요. 지난 번에 전화통화하고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알라딘에서 수다 떨고 싶어요~

저 대문이미지 친구의 카스에서 가져 온 것인데, 기발나죠. 벽에 갈라진 틈의 라인을 보고 누가 저런 생각이나 하겠어요. 발상과 적절한 배치가 끝내줘요. 부러워요. 저런 능력~

ㅋ~ 레이저는 더 있어야한다는데요. 저는 나이 드니 기미가 서서히 생기더라구요. 모르고 지나치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어느 순간 딱 눈에 꽂히기 시작하니 기미가 꼴베기 싫어졌어요. 계속 신경쓰이고...결과가 좋았으면 해요.


scott 2013-03-01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분의 열네살과 고독한 미식가를 읽었는데 그림이 사실적이여서 감동의 깊이가 배가 되는것 같아요.
삶의 이면을 차분하게 펼쳐나가서 만회 그이상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살더라도 행복할수 없다면 헤어질수 밖에 없겠죠.
기억의 집님의 사고는 열려 있으셔서 속이 후련해져요.

대문사진 클릭해서 보고 깜놀했어요.
스파이더맨 ㅎㅎ

기억의집 2013-03-01 21:19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작가의 느티나무의 선물과 개를 기른다는 것을 읽고 너무 괜찮아서 꾸준히 관심 있어하는 작가인데, 느티나무의 선물이 두고두고 기억이 남아요. 단편이 다 좋아요. 특히나 예전엔 스쳐지났던 재회라는 작품을 읽어보니 남다르네요. 제가 저 작품을 삼십대 후반에 읽었나 그래요. 그리고 나서 올해 사십 중반에 다시 읽었는데, 재회 읽으면서 나의 결혼생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결혼생활, 이혼, 불화 이런 결혼하고 겪는 일들이 주마등처럼 휙휙 스쳐지나가더라구요. 특히나 재회는 울 올케 생각나서....지난 번에 읽었을때는 올케의 그런 삶을 선택한 것이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이 들수록 올케 아버님이 안스럽네요. 그분도 재혼하셨지만 자식이 없으시거든요. 딸이 올케 하나인데, 타인으로 사니 이래저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고~

사고가 열려 있기 보다 좀 괴팍하고 괴상하죠. 저는 이 생각 저 생각 많이 하는데 좀 괴팍하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ㅎ~
 

요즘 알라딘 마실뿐만 아니라 북스피어 홈피 마실도 안 다니다 보니, 미야베 미유키의 신간이 나왔다는 것을 그제 저녁 알라딘서재 화제의 신간을 흝어보다 알았다. 보자마자 주문하고 어제 저녁에 책 받고, 오늘 하루 청소하다, 애들 밥 차려주고 설거지 하다, 빨래 널고 개다 하면서 짬짬히 다 읽었다.

 

5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아주 재밌어 죽겠다는 아니였지만, 피비리내나는 사건의 추악한 본질보다 범죄적 사회와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따스해서 기분좋게 후다닥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다만, 

 

5편의 단편들 잘 짜여진 미스터리 단편가운데, 개인적으로 마지막 단편<성흔>은 읽는데 심적으로 걸리는 것이 많았다. 이런 저런 잡다한 생각때문에. 어제 오늘 인터넷뉴스 메인화면에 뜬 사건사고중 부모에게 맞고 자다가 숨진 8살난 아이의 사건과 <성흔>의 시바노 가즈미와 겹쳐졌기 때문에 읽다가 책을 내려놓고 이런저런 생각, 심지어 낙태가 과연 비난 받을 만한 행동인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평소에도 부모가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해 주눅이 들어있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와 숙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해 죽음으로 몰고 간 그 상황이 어느 정도 머리 속에 그려졌고, 아이는 8년을 사는 동안 부모의 사랑스런 존재가 아닌 화풀이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에 분노와 허탈감이 들었다.

 

이제 겨우 8살인데, 그 아이가 지금까지 그 부모밑에서 살면서 얼마나 잦은 폭행과 눈치밥을 먹었을까, 8년을 살면서 추위와 배고픔과 폭행 그리고 학대가 그 아이의 삶 전체로 채워졌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아이에 대한 연민으로 맘이 무거웠다. 그 아이는 하루동안 몇번이나 웃을 일이 있었을까. 부모가 자기를 언제 괴롭힐까 공포속에 살았을텐데. 차라리 그렇게 학대할 봐엔 낳지나 말지 이 험한 세상 그 어린것이 얼마나 잘 못 했다고 그 아일 그렇게 모질게 대했을까.... 한 생명을 끝까지 책임져 주지 못할 봐엔 차라리 낳지나 말지, 왜 애는 낳아가지고 한 생명을 끝까지 고통스럽게 살다 보냈을까하는. 그리고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그런 고통속에서 살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나는 그 아이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해 줄게 없는 무능력자라는 자괴감같은 감정에 휩쓸이며 마음을 다잡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간만에 알라딘에 와서 이런 글을 쓰는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친부와 계모를 원망하며, 아이를 저 지경에 놔둘 봐엔 왜 애시당초 낙태를 하지 않았을까. 생명존중이란 거창하고 숭고한 마음이 그 땐 들어 낙태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시기를 놓친 것일까....낳고 보면 어떻게 되겠지란 자포자기한 상태에서 낳은 것일까.

 

미혼 시절, 나는 낙태란 있을 수 없는 반인륜적이고 범죄적인 카테고리에 넣었었다. 힘든 유년 시절과 청소년 시절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낙태란 살인이다라는 종교적 믿음을 그대로 받아들였었던 것이다. 낙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라는 명제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닉하게도 애를 낳고 애를 키우면서부터다. 내 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아이가 보이기 시작했고, 여러 유형의 부모가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고 방치되는 모습(녹색 어머니회 하면서 추운 겨울 등교길에 얇은 점퍼 하나 입혀 벌벌 떨면서 등교하는 아이을 지켜보면서)을 보면서, 한 때나마 강건하게 지켰던 내 신념의 끈이 끊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난 낙태찬성론자가 되었다. 사람들은 낙태를 찬성하는 나에게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살인동조자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살인동조자란 말이 불쾌감을 유발하긴 하지만 나는 여전히 주변의 힘들게 사는 아이들을 보면서 낙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몇 년전에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절대적인 선, 절대적인 기준이 없는 양비론적인 입장을 취하는 그의 정의론을 읽고 뭐 이따위 정의가 있을 수 있지? 세상 참 자기식대로 합리화 쩌네하면서 이것도 정의론이라고 코웃음을 친 적이 있었는데(그래서 중고샵에 팔어먹은), 요즘 들어 그의 정의론에 입각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아, 센델의 말하고 싶은 정의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속으로 되내이며 뒤늦게 깨닫고 있다. 센델의 정의론에 빗대어 낙태를 말하자면,

 

우리 공동체에선 낙태 반대론자와 낙태 찬성론자가 있다. 두 입장의 차이가 너무 커서 사실 중도적 입장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아마 국가의 적극적인 복지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낙태찬성론자들의 입장은 다소 누그러질 것이다. 센델 정의론의 원론적인 입장에서 보면, 기본적으로 생명의 씨앗은 소중한 것이므로 인위적 낙태란 있을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권리가 있고 이 땅에서 부대끼며 살 권리가 있는 것이다. 수정된 이상 무조건 그게 초기 세포분열이라 할지라도 건드려서는 안되는 소중한 생명이라는 것이다. 그 생명이 미래에 부모에게 학대받고 온갖 고통을 다 당할지라도. 수정이야말로 인권의 제일 큰 가치 태어날 권리의 시작 단계인 것이다.

 

반면, 센델식 정의론에선 절대적인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의 정의론이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에 얽혀 가변적이고 플레시블하다는 말은 아니다. 이제야 나는 그의 정의론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는데, 낙태찬성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가 태어나는 권리가 가장 기초적인 인권인것 만큼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행복해 질 권리 또한 가지고 있다고 보는, 정의론인 것이다. 부모가 아기를 맡아 키울 자격이 되지 않는다면, 국가의 복지가 한 아이를 끝까지 책임져 주지 못할 것이라면, 아이에게 미래의 고통을 안겨 주느니 세포일 때 낙태는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낙태반대론자들의 사후피임약까지 반대하는 것은 솔직히 꼴통스러워 보인다).

 

그 아이의 미래가 어떻게 되든 무조건 낳아 길러야한다는 생명 기본권과 아이는 부모로부터 보호받고 사랑받아야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권리, 그 어느 인권이 우선적인가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각자의 몫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낙태찬성론자들이 살인동조자란 비난 받아야할 이유는 없다고 보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는 부모로부터 아이에게 닥쳐 올 불행을 최소 줄여보자는 의도니깐. 낙태찬성론자들이 낙태를 찬성하는다는 이유만으로 냉혈한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세상과 부딪혀보고 나니, 세상이 이론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것을, 약자인 아이가 저항 한번 못하고 부모의 학대와 방치와 같은 삶의 고통속에서 살면서 자존감 파괴와 인성 파괴 그리고 밑바닥 인생에서 쓰디 쓴 인생의 맛을 다 볼 봐엔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보는 것이다. 누군 좋은 부모 만나 행복하게 사는데, 누군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화풀이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면 세상 참 불공평한 거 아닌가. 아이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도 못하는데. 인생은 복불복?

 

아이의 행복추구권을 우선시하고 부모가 아이를 책임지지 못할 봐엔 과감한 결론을 내려야한다고 보는 입장이지만,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부모가 책임져 주지 않는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는 시스템이 확고해지면 나같은 낙태찬성론자들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사라져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 과연 국가가 아이들을 20살까지 지켜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국가의 복지가 아이들을 위해 완벽하게 갖춰진다 하더라도, 사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부모와 자식간의 유대감정을 대신할 수 있을런가 모르겠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성흔>에서 불만스러웠던 것이, 학대당하는 아이들이 간절히 소망하는 검은 메시아 대신 국가 시스템이 그들을 구원해 줄 수 없었던 것인지. 가즈미가 선택한 불행한 결말이 모호하지만(자세히는 쓰지 못하겠다. 읽을 분들을 위해서), 학대당하는 아이들에 대한 작가의 절망을 글에서 보았다면 나의 오독일까. 그녀의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기 보다 힘겨움이 느껴졌던 단편이었다. 읽는 나도 부모에게 맞아 죽은 8살 그 아이에 대한 가여움으로 만감이 교차해서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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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2-24 07:08   좋아요 0 | URL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마지막으로 읽은게 언젠지 기억도 나질 않아요.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기억의집님의 이 페이퍼 보고 이 책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어요. 마침 저도 엊그제 아이들을 마구 때린 유치원 원장에 대한 뉴스를 들었거든요. 아니, 제가 들은건 아니고 그 뉴스를 듣고 흥분한 엄마로부터 들은거지만요. 기억의집님의 흥분이 그대로 전해져요. 저도 이 책을 읽어보겠어요. 불끈!!

기억의집 2013-02-25 10:26   좋아요 0 | URL
요즘 나온 미미여사의 에도소설은 슬슬 지겨워져서..현대물 나왔길래 냉큼 읽었어요. 미미의 작품이 사회의 그늘진 곳을 이야기 하는거라~ 읽고나니 좀 어둡네요. 게다가 마지막 단편이 학대이야기라서....

예전엔 아동학대에 별반 관심 없었는데, 저런 사건 들릴 때마다 맘이 아프네요. 제가 뭐 어떻게 해 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니. 아이들에게 너그러우면 좋을텐데. 저의 언니가 어린이집에서 일하는데, 저의 언니 말에 의하면 이쁘데요. 그래서 안아주면 원장이 하도 뭐라해서 안아주지도 못하고 집에 데려다줄 때 잠깐 안아 차까지 바래다준다 하더군요. 맘껏 표현을 저지 당하는 세상이니... 삭막해요. 애가 자꾸 안아달라고 한다고 못 하게한다 하더군요^^ 애들이 뭘 알겠어요. 근데 구박하는 인간들 뭐지 싶어요!

scott 2013-02-24 16:43   좋아요 0 | URL
미미여사의 단편이 번역되었네요.
학대,감금,폭행,,이런류 읽으면 맘이 넘 가라앉고 현실속 사건사고들과 겹쳐져서 세상이 왜이리 악한가 라며 마구 분노하게 되서 확 당기는 것 아니면 가급적 피하게 되요.

생명의 기본권과 최소한에 인권 조차 보호 못받는다면 국자적 시스템 만날 구축해도 소용없을것 같아요.

미미여사는 점점 우익의 이익을 대변하는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3-02-25 10:30   좋아요 0 | URL
저는 과학책을 읽으면서 환경의 영향이라기보다는 학습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아마 포악하고 난폭한 부모로부터 학습 받은 거겠죠. 불우한 환경이라도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깐. 참, 안스럽고 안타까워요. 피하고 싶은데 로앤오더도 다시 보는 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저 글 쓰면서 어느 인권이 우선하는지 그리고 선택해야하는지 생각 좀 했네요. 과연 미래에 폭력과 학대에 노출되어도 생명권이 우선인지 아니면 성장하면서 누려야할 행복추구권이 먼저인지. 이러한 선택권도 자유사회에서나 가능하겠죠.

이 책은 우익스럽지 않은데, 생각보다 어두워요^^

희망으로 2013-02-25 23:48   좋아요 0 | URL
저도 낙태는 찬성이예요. 그렇다고 우리가 생명을 경시한다고는 생각지않아요.
아이들에게도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그 권리를 부모가 아닌 사회에서도 보장해 주지 않는 시스템인데 학대나 방치되는 아이들의 통계조차 잡히지 않았잖아요.

기억의집 2013-02-26 00:01   좋아요 0 | URL
오늘 오마이 뉴스에서 원초적 상처라는 책 리뷰가 있어 읽었는데, 낙태에 반대하는 사람들 낳아서 입양보내라고 썼는데, 그런 분들이 그 책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리뷰 읽어보니 아이는 자신이 친모를 안다네요. 그래서 자기가 입양 간다는 것도 알고 있고... 입양아들이 비행청소년으로 자라는 확률이 많은데 원초적 상처를 갖고 있어서 그런데요. 안스럽죠. 전 입양 반대해요. 입양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학대 받는 경우가 사랑 받는 경우보다 더 많다 하더라구요. 휴. 이런 저런 글 읽으면 더 심란한 것 같아요. 희망님~ 그쵸 저는 재래시장이 근처여서 방치되어 자라는 애들이 어떤지 더 잘 알거든요. 불쌍해 죽겠어요. 어린 나이에 부모로부터 방치된 아이들보면....
 
웨딩드레스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영화<도둑들>에서 전지현이 김혜수에게 던진 멘트인 어마어마한 쌍년이란 말을 듣고 어, 저말 어디 써 먹을 데 없나하고  기억창고 속에 보관하고 있었다.

 

이 작가가 창출해낸 독특한 캐릭터들로 넘쳐난  <알렉스>읽고 아, 이 작가라면 믿을만 하다라는 생각으로 그의 등단작품인 이 작품을 재.밌.게(이게 소설이니깐 재밌지, 정말 현실이라면 끔찍한) 읽었는데, <도둑들>에서 전지현이 한 멘트를 드디어 비틀어 써 먹을 수 있기 되었다. 

 

한 여자의 인생을 아작 낸 어마어마한 쌍놈 하나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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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2-0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전 [도둑들]을 안봐서 ㅎㅎ. 근데 [알렉스]를 가지고 있어요. 슈퍼바이백 기간이 6일 남았다는데 에이 넘길테면 넘겨라 읽고 싶을 때 읽을란다, 이러고 무시하고 있어요. 그런데 독특한 캐릭터들로 넘쳐나는 소설이로군요. 지금 읽는 책 다 읽으면 다음엔 알렉스 읽어야겠어요.

기억의집 2013-02-05 20:23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 도둑들 한번 보세요. 그 영화에서 전지현 무진장 매력적으로 나오더라구요. 김혜수가 죽더라는~

알렉스와 이 소설의 특징은 둘 다 어두워요. 정말 어두워서 읽는 내내 불안감이 미치도록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특히나 마지막에선 영화기법인 검게 사라지는 페이드아웃 같은 느낌이 나는 소설이에요. 유럽미스터리는 그닥 읽지 않았는데, 이 미스터리 읽고 좀 더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도 읽고~ 알렉스는 팔기 전에 읽어보세요. 굉장히 잔인하게 독특해요.

icaru 2013-02-05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어마어마한, 주먹을 부르는 놈. 하나 나오나 봐욤 ㅋ

기억의집 2013-02-05 21:59   좋아요 0 | URL
어마어마한 정도가 아니예요.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지~ 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는..... 때려도 때려도 속이 시원찮을 놈입니다. 맥 라이언의 프렌치 키스가 연상되는, 그 영환 귀엽기라도 하죠.이 소설의 주인공은 어마어마한 쌍놈이었어요^^

아영엄마 2013-02-05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으면서 한 인간의 삶을 이렇게도 망가트릴 수 있나 싶더군요.
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출간되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기억의집 2013-02-05 23:27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는 여주인공이 사이코패스인줄 알았다가..완전 반전~ 스토리텔링이기상천외하지만 이 작가의 문장 무척이나 어둡죠. 읽는 재미가 없었다면, 중간에 그만두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끌리긴 했어요. 심연의 어둠속에서 나온 느낌이었어요. 휴~

scott 2013-02-06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렇게 간략한 리뷰에 급 반전으로 마무리
프랑스판 로맨스 서스펜스 인가봐요.^.^

기억의집 2013-02-19 22:11   좋아요 0 | URL
스컷님, 답글이 너무 늦었죠. 제가 좀 일이 있어서...애아빠 회사에서 감사 나왔는데 좀 걸리는 게 있어 설날 전후로 월급통장 거래 내역서 기억해 내느냐 힘들었어요. 하핫, 쓸땐 확실했는데 몇년 지나니 전혀 기억 안 나던데요^^

전~혀 로맨스는 아니예요.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작가의 역량이 굉장해요. 나이 들어 작가로 데뷔했는데, 프랑스에도 이런 작가가 있었나?하고 놀랄 정도예요. 이 작가의 이야기가 까맣게 어둡긴 한데, 전체적인 구성이나 기법은 입을 못 다뭅니다. 미스터리의 소설계의 대어를 낚은 느낌일 거예요. 문제는 어두워요. 그것도 너무~

2013-02-0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도둑들에 그런 명구가 있는 줄 몰랐네요. 그런 재밌는 표현은 주목을 해 줬어야 하는데~ 하긴 워낙 영화가 언어의 향연이긴 했어요.^^ / 그나저나 이 책, (어마어마한 쌍놈도 나온다지만,) 책 자체도 어마어마.. 왠지 두렵군요. 읽기가..-0-

기억의집 2013-02-19 22:14   좋아요 0 | URL
어마어마한 쌍년~ 전지현이 중얼거리며 말하는데 저는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전지현 매력 있어요~ 너무 자연스럽던데요^^

저는 좀 미드도 범죄물을 주로 봐서 그런지 이런 성향의 글이 끌리는데, 섬님의 취향은 아닐 것 같아요. 흐흐. 아, 정말 저는 이상심리 같아요. 왜 이런 범죄성향의 글이 끌리는지. 요즘은 로앤오더 1시즌부터 다시 보고 있다니깐요. 아, 정말 저는 왜 이러는지~

2013-02-19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기억님.. / 제가 기억님 취향을 쫓아갈 시간이 없다는 게 한스러울 뿐입니당~

기억의집 2013-02-20 09:03   좋아요 0 | URL
지인에게 알렉스 소개했다가 언니, 그런 책은 내 스탈 아니야란 소리 들었어요. 다 똑같은 책을 좋아하면 사는 게 재미없잖아요. 저는 이런 블로그의 장점은 같은 취향의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또 취향이 다른 서재인들도 만날 수 있어 좋더라구요~
 

재작년 이맘때 쯤, 책에 전혀 ~ 눈꼽만큼도 관심 없는 아들이 나에게 물어 볼 게 있다고 하더니, 뜬끔없이 이 세상에서 돈을 제일 잘 버는 작가가 누구냐? 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머리 굴릴 것 없이 그 질문 받자 마자 딱 떠오른 인물이 바로 스티븐 킹이어서, 아마 스티븐 킹일걸, 책 출간하자 마자 베스트셀러고 많은 작품들이 영화화 되었으니깐 근데, 왜?라고 물으니, 그냥 이라는 말로 은근슬쩍 입을 닫아 버리길래, 더 이상 캐 묻지 않았었다.

 

속으론 저 놈의 자식이 왜 그런 걸 물었을까? 궁금했지만. 그 궁금증은 아이의 졸업식에 가서야 아주 간단히 풀렸다. 졸업식이 진행되고 마지막 교장선생님이 아이들 한명 한명 호명하며 졸업장을 수여하는 행사에서, 아이들 이름이 호명 되면 그 아이의 장래 희망이 교장선생님 뒤에 설치된 하얀 스크린 뒤로 뜨게끔 되어 있었는데(요즘은 졸업인구가 적다보니 졸업식 때 이렇게 일일히 아이들 모두에게 이벤트처럼 졸업장 수여를 해 주더군요^^), 우리 아들이 교장선생님에게 졸업장을 받는 순간 하얀 스크린에는 장래 희망이 스티븐 킹같은 소설가라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아, 저래서 돈 많이 버는 작가가 누군지 물은 거였구나........ 하얀 스크린에 뜬 아이의 장래 희망이 스티븐 킹같은 소설가라는 글을 본 순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 보라고 한다면, 황당했다. 더 나아가 애아빠한테 너무나도 미안했다. 애아빠는 우리 가족을 위해 밤낮으로 열심히 일하는데, 아들의 장래 희망이 소설가라니 ~헐르르르르, 그 많은 직업들중에서 하필 소설가라니 이게 말이 돼(속으론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를 외치며), 말도 안돼. 내가 책을 너무 많이 읽고 사 들인 게 탈이였어. 책 읽은 엄마의 아들 장래 희망이 기껏 소설가라니. 소설가라니... 재능도 없는 놈이!

 

뭐 일단 졸업장을 받고 식장에서 내려오는 아들을 보며 웃으며, 겉으론 민준아~ 너 소설가 되려면 책 많이 읽어야해(속으론 너 소설가만 되기만 해봐. (주먹을 불끈 쥐며) 너 죽어!), 스티븐 킹은 진짜 운이 좋은 거야. 그런 사람이 전 세계에 몇명이나 되겠니?. 킹같은 작가 없어. 대부분의 작가들은 돈 못 잘 못 벌어! 라고 말했고, 지금은 스티븐 킹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희망이 허세였는지 더 이상 작가가 되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물론 내가 말끝마다 대다수 작가의 돈벌이가 얼마나 형편 없는지 세뇌시킨 결과이긴 하지만 말이다.

 

휴, 어째튼 초등학교 졸업식 때 아들의 장래 희망이 소설가였다는 아는 그 순간, 그 때의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실망도 실망이지만, 걱정이 앞섰다. 경제적으로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다 큰 젊은 놈이 글 쓴다고 자기 방에 하루 종일 틀어박혀, 시간만 갈아 먹는 그 꼴을 연상하니 두려웠다. 그 두려움의 두께가 너무 커서 아이에게 그 나이에 맞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상상력과 재능이 있는지조차 확인하는 것을 거부했다. 아이에게 재능이 발견되면, 그 두려움의 두께라는 게 사실 달걀막처럼 얇은 막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재능이 없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만에 하나 재능이 있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 또한 두려웠다. 아들에게 독자로 남는 것이, 독자를 넘어 읽지 않은 책들로 둘러쌓여  책수집가로 남아 있는한이 있더라도 작가로서의 삶을 반대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경제적 궁핍이기 때문이고, 작가적 재능이 성공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수십년 간 독자로 살고 있는 내 경험상, 작가적 재능의 유형은 스펙트럼처럼 넓어 딱히 작가로, 소설가로 성공할 수 있는 유형은 이거다라고 쉽게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장도 아름답고 이야기구조도 탄탄한 재능을 가졌다 한들, 성공으로 이어지라는 보장은 없다. 스티븐 킹이나 마쓰모토 세이초처럼 문장은 별 볼일 없어도 이야기 구조 자체가 사회적, 정치적 이슈가 탄탄해서 일반 대중의 호응도가 높아 뛰어난 작가라는 소릴 들을 수 있는 것이고, 나보코프처럼 문장이 아름다워 평론가들과 대중의 지지를 세월이 흘러도 받는 작가도 있고, 스타인 벡처럼 당대의 사회적 모순을 강렬하게 묘사하거나, 미스터리나 해리포터 같은 판타지계열로 독자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작가가 있을 수 있기에, 이런 유형의 글을 써야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는 메뉴얼이라는 건 있을 수 없고 그런 상황에서 작가적 재능은 무의미한 게 아닌가 싶어, 아이의 작가적 재능을 알아보는 것에 대해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뛰어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작가적 재능을 가지고 있고 밤낮으로 미친듯이 글쓰기에 매달린다 해도 꿈만 쫒는 작가라 남을 수 있는 가능성은  50%이다. 평생 글만으로 먹고 살기보다 하늘의 별을 따는 게 더 쉬울 지도 모를 일이다. 재능과 노력만으로 안 되는 것이 세상살이라는 것을, 현실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일찍 알려주고 싶다.

 

내 남동생은 고등학생 시절, 기타에 미쳐 밤낮으로 연습 했다. 밥 먹고 똥(>.<) 누는 시간을 제외하곤 모든 시간을 기타에 미쳐 퉁퉁거렸다. 열정은 노력을 동반한다는 것을 동생을 통해 처음 알았다. 동생이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에 대해 우리 집 가족 그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동생의 기타에 대한 열정과 밤낮으로 쳐 대는 노력하는 모습때문이라도 성공하길 바랬을 정도로. 엄마는 동생이 대학교를 때려치고 레코딩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간다고 했을 때도 군말없이 곗돈이란 곗돈은 다 긁어모아 자금을 댔었다.

 

그런 동생이 결국 꿈을 져 버리고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 열정보다 목구멍이 포도청쪽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은 비록 직장인 밴드부에서 기타를 치며 배고픈 기타리스트보다 배부른 회사원이 되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해도 간직하며 아마츄어로서 활동하는 모습이 가장으로서 책임감 있어 보인다.

 

속물이라 칭해도 할 말 없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출판문화가 비틀비틀거리는 시대이기에, 미래의 궁핍이 빤히 보이는 상황에서 아들의 장래 희망을 선뜻 들어주기에는 두려움의 두께가 너무 크다. 아들에게 꿈을 쫒기 보다 독자로 살아 남기를 바라는 것은 현실주의자 희망이며, 우리 시대에 독자로 살아 남는 것만 해도 수렁에서 열심히 허우적 대고 있는 것을 알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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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3-02-05 14:13   좋아요 0 | URL
한국보다 전업 작가의 토양이 잘 구축된 듯한 일본도 소설 한 권만 쓰면 전업작가로 먹고 살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온다 리쿠가 내한했을 때 했던 말 생각나요. 그녀 또한 회사를 6년 동안 다녔고, 회사를 다니면서 글쓰기를 병행하다가, 몇 권쯤 책을 내고 나서 기반이 되어서야 전업으로 나섰다고요. 다른 작가도 아니고 온다 리쿠가 전업 작가로 살아가기 위해서 다작을 하게 되는 면이 있다는 말을 웃으면서 했을 때,,,, 앞을 빌어 어마어마한 작가, 온다 리쿠가 먹고 살기 위해 다작을!!!! 이라니 살짝~ 놀라워했던 기억.

이 페이퍼도 완전 기억님 스타일로다가,,,, 직구! 예요~ ㅎㅎㅎ

급 생각이 많아집니다...

기억의집 2013-02-05 20:33   좋아요 0 | URL
크~ 이 페이퍼 비밀로 처리해 놓고 다 갔다고 생각했는데, 공개로 되어있었나봐요. 다 완성이 안 되서~ 이 글 작성 하다가 애아빠한테 은행에서 제 거래내역서 다 뽑아오라 해서 은행 여러군데 돌아다녔거든요. 애아빠 업무가 대출쪽이라 요즘 감사기간인데, 혹 뇌물 받았을까봐 제 거래내역서도 다 뽑아오라 했나보더라구요. 그래서 오후엔 빡세게 은행 돌아다녔네요. 낼도 가야하는데..흑흑.

작가 인세비가 10%라고 하니깐 탑 아닌 이상에는 일본조차도 작가들이 겸업을 하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외국에서 책 출간되어도 계약금 얼마 안 받는다 하더군요. 하루키도 우리나라에서만 계약금 많이 받는다 하던데요. 뭐 핀천처럼 책 두권에 십만원하는 작가라면 모를까, 그쵸?~

icaru 2013-02-05 14:21   좋아요 0 | URL
민준인 유머러스해서 그런 거라고 봐요~ ㅋㅋㅋ

이건 다른 이야기...
제가 이영자신동엽컬투가 나오는 안녕하세요~를 뒤늦게 지난 방송까지 찾아서 애청하고 있는데,,일전에 들었던 사연하나가 생각나요.
40대 후반의 가장이 자기 자식 땜에 손편지를 정갈하게 써서 방송에 사연을 보내 출연하게 되었더라고요.
아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때,,, 6년 내내 아침에 일어나지를 않아서, 학교에 매일 지각을 한대요. 못 일어나는게 아니라 안 일어나는 거였거든요. 밤에 생각할 게 너무 많아서, 그리고 학교에 갈 당위를 찾지 못해서,,
왜 생각났냐면, 지금 스무살이라는 그 아들의 꿈이 작가라고 했거든요. ㅎ
작가가 되려면, 시간 관념부터 잘 챙겨야 할 거라고 옆에 있음 말해 주고 싶었어요.
나한테 자식이라는 게 생긴 다음부터는 그런 프로 하나를 봐도 그냥 저런 사람도 있는거지... 라고 허투루 봐 지지가 않아요. 세상 모든 일이 인과 관계가 있는거라면, 저 친구는 무엇이 계기가 되었을까? 우리아이는... 꿈이 있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지만,,,
좋은 일에 행복하게 푹 빠져 사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지만... (쩜쩜쩜)
아유 주제를 벗어나 주절주절 나불나불... ㅠㅠ

기억의집 2013-02-05 20:43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유명 작가들이 의외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을 정해놓고 글을 쓰더라구요. 킹도 유혹하는 글쓰기보면 아침에 일어나 저녁까지 글을 쓴다고 하고 하루키도 그렇고. 저는 한순간 글이 떠오르면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재능과 성실성 그리고 책임감 등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성공할 수 있는 작가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심지어 유명 일본번역 작가들이나 김석희씨도 엉덩이가 무거워야 번역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거 보면, 시간 개념이 확실해야 하나봐요. 물론 대중의 기호를 잘 읽는 것도 중요하고.

저도 어딘가에 미친다면 기타에 미쳐 하루종일 밤낮으로 매달리면 밀어줄꺼에요, 하지만 울 아들은 입으로만 허세로 작가가 되고 싶은 거라.... 죽어! 소리가 나온다는. 제 남동생이 고등학교 때 밤낮으로 기타만 쳤어요. 정말 막말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밥먹고 똥(-.~) 누는 시간을 제와하고는 왠종일 기타연습만 했거든요. 심지어 미국유학(레코딩)까지 갔다왔어요. ㅠㅠ 근데 프로가 안 되더라구요. 그렇게 미친 듯이 연습하고 미쳐 날뛰어도. 뛰는 놈이 더 많아서. 지금은 회사 다니면서 직장인 밴드에서 기타치는데,,,,, 차라리 배고픈 기타리스트보다 배부른 회사원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핫~

감은빛 2013-02-05 14:33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 님께서 그렇게 말리고픈 소설가를 꿈꿨던 녀석, 여기도 있어요. ^^
젊은 놈이 혼자 자취방에 처박혀 며칠동안 집밖 외출도 안하고,
글쓰고, 책 읽고, 필사하며 시간을 보냈죠.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전 여전히 꿈을 꾼답니다.
요즘은 조기 은퇴해서 조용한 작업실에 홀로 처박히는 것이 꿈입니다.

기억의집 2013-02-05 20:55   좋아요 0 | URL
하핫, 저도 한때 글 좀 끄적였어요. 아마 여기 독서가들 중에 미래의 직업이 소설가였고 글도 좀 끄적였을 분이 대부분일 거예요.^^ 그래서 더 말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 미래의 길이 휜히 보여서. 여기 길은 너무 좁아서 몇 사람 걷지 못한다는 것을 뻔히 아니깐. 재능도 재능이지만 왠만한 회사원보다 더 성실하고 책임감이 부과되는 직업이니깐요. 감은빛님 저는 한국소설이 싫은 게 어쭙잖은 재능으로 소설가를 꿈꾸며,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성적이고 배설적인 글들을 내 뱉아서 싫어요.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탄탄하고 대담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은 꿈만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흐흐, 제가 이카루님 댓글에도 썼듯이, 벤 헬렌를 꿈꿨던 제 남동생도 지금은 직장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약하고 있어요. 저 간혹 남동생네 부탁 있어 가면, 비싼 기타 벽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거 보고 욕하잖아요. 새끼~ 애들 학원비도 빠듯한데 백만원 넘는 기타 사서 걸어 둔다고. 하핫. 세계적인 기타리스트가 되진 못해도 제 남동생은 평생 아마츄어 기타리스트로 남을 것 같아요. 여전히 헤비메탈 시디나 음원 구입하더라구요. 꿈을 못 이뤄도 간직하고 있는 게 어딘가 싶어요~

저도 딱 한달만 혼자 있고 싶어요. 감은빛님, 애들 크면 더 신경써야해요. 지금은 육체가 힘들죠. 애들 머리 크면 육체는 편해도 정신적으로 피 말려요~

scott 2013-02-05 21:52   좋아요 0 | URL
ㅎㅎ기억의 집님 아들 넘 귀여워요.
아직 어리잖아요. 좀 지나면 다른꿈을 갖고 맹렬히 몰입할지 모르잖아요.
한국은 독자층도 출판계도 무척 좁고 거의 창작보다 번역판이 넘쳐나죠.
이왕 글로 먹고 살려면 영미권에 태어나야한다고해요.
그쪽 출판계 구조가 탄탄하고 마케팅으로 화끈하게 밀어주고 편집장이 대단히 권한 있고 한번 편집하면 20-30년은 쭈욱 한우물만 파고 허접한 원고를 매끈하게 편집하는 능력이 뛰어나요.
기억의 집님의 화끈한 포스팅 역쉬 최곱니다.

기억의집 2013-02-05 22:06   좋아요 0 | URL
그래서 킹이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글쓰기는 인간의 일이고 편집자는 신의 영역이라고 했나봐요. 미국이나 영국은 출판문화가 우리하고 완전 틀리죠. 작가도 작가지만 편집자가 작가의 글을 말 그대로 편집을 매끈하고 세련되게, 정말 돈되는 상품으로 만들어 내는 재주가 상당한 가 봐요. 울 나라 작가들이 고학력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것에 반해 미영작가는 완전 능력제~

우리 나라는 확실히 번역물이.... 반디앤루니스 자주 가는데, 번역물만 쫘르르륵 전시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놀라울만큼 뛰어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가 없어서. 저는 제가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우리 나라 소설 작가들의 작품들 도저히 못 읽겠더라구요. 이야기는 뒤로 처지고 글은 감정의 배설물 찌거기같아서... 뛰어난 한국 작가 없을까요?

희망으로 2013-02-05 22:39   좋아요 0 | URL
속물이 되고 싶진 않지만 그건 이상일 뿐이고 경제적인게 따라오지 않으면 아무리 좋아도 꾸준히 하기 힘든 세상이니까요. 좋아하는 것을 하라고 말은 하지만 실은 이러이러한 것이 힘들다고 단점만 강조하는 뻔히 속이 보이는 말들을 할 수 밖에 없잖아요. 돈없고 빽없는 저같은 부모들은 아무래도 경제적 독립을 제대로 하길 바라구요. 그래서 내 자식 일이면 참 어려워요.
독자가 맘은 편하죠~ 작가는 피를 말린다잖아요.^^

기억의집 2013-02-05 23:0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가진 것이라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비쳐주는 햇빛빽밖에 없어서 니 꿈을 펼쳐라란 말은 입 밖에도 못 내겠어요. 흑흑.

그 날 잘 다녀왔수~

다크아이즈 2013-02-06 10:18   좋아요 0 | URL
우리집에도 있어요. 소설가 꿈꾸던 아그. 근데 지금도 그 꿈 놓은 것 같지는 않은데
읽고 쓰는 건 예전처럼 안 하네요. 초등, 중학교 땐 소설도 곧잘 써서 보여주더만 지금은 게임 삼매경으로 도태한 아들...
기억님처럼 저도 밥 빌어 먹을까 말리곤 한답니다. 물론 지금도 그 말리기 유효하긴 한데 안 말려도 지 풀에 지쳐 떨어져 나갈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3-02-19 22:23   좋아요 0 | URL
아~ 팜님, 죄송해요. 덧글에 대한 답글이 너무 늦었죠. 제가 설 전후로 애아빠 감사건으로 월급통장 오년전 것부터 기억해 내느냐 거기 매달리다 보니 제 서재에 신경 못 썼어요. 서재친구들에게 우리설 인사도 못하고...

제가 요즘 아들에게 강압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느껴요. 뭐랄까요, 저는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중압감은 안 주었거든요. 그런데 어제는 중계동 학원가서 영어와 수학 학원 알아보고 등록하고 왔을 정도예요. 아들애한테 우스개소리로 아이는 스무살까지는 점쟁이도 점 안 봐준다더라, 자식은 스무살까지 부모 사주에 살아서...너도 스무살까진 내가 편하게 해주겠지만 스무살 넘어서 알아서 해라, 이렇게 말하지만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자립이 될 수 있도록 뒷받쳐 주고 싶어요. 소설가론 경제적 자립은 어림없는 소리라서.... 엄마가 되보니깐 경제적 자립이 살면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더라구요. 하물며 열혈 독자인 저도 말리는 입장이니....^^

2013-02-09 22:46   좋아요 0 | URL
아들 귀여워요. 공감 가는 내용도 많고..
저는 이번에 제주 갔다가 김영갑의 인생과 글에 큰 인상을 받았는데, 너무 외롭고 처절하고 슬픈 삶이어요. 그냥 적당히 돈도 있고 친구도 있고 가족도 있고 지인도 있는 삶이 좋아요. 위대한 작품 못 남겨도. (개인적 취향이겠죠. 절대적인 순위는 매길 수 없는 게 각각의 삶이니..) / 윗분의 댓글 말씀대로, 독자가 맘 편하고 좋아요. / 재능있는 작가, 하면 김애란이 좀 떠올라요. <비행운>의 첫번째 단편(만 읽었는데) -놀랐어요. 취향의 문제가 개입하겠지만, 잘 썼다고 생각했어요. 글구 요번에 제주에서 김연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도 앞의 두 편 읽었는데, 상당히 잘 썼더군요.

기억의집 2013-02-19 22:33   좋아요 0 | URL
저도 아들놈~이 독서를 즐기는 입장으로 살았으면 해요. 괜시리 뜬구름 잡지 말고~ 전취향이 크리미널 쪽이라 우리 나라 작가하곤 잘 안 맞더라구요. 흐흐

몇 년전에 지인이 김영갑갤러리 가서 사다 준 사진모음집 가지고 있는데, 안스럽죠. 저는 혼자여도 전혀 심심하지 않거든요. 책 읽고 음악 듣고 저 혼자 너무 잘 놀아서 김영갑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몸이 굳어가면서도 사진 찍는 것이었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해요. 그런 생각으로 김영갑의 인생을 위로하네요. 저는 나이 들면 외로울 것 같아요. 그나마 제가 이렇게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니 덜 외롭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