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영상쪽은 집중이 잘 안 돼서, 미드나 일드를 보지 않지만 삼십대 시절에는 애들 키우면서 짬짬이 미드나 일드를 보았다.
그때 좋아했던 미드가 콜드 케이스, 클로저, 로앤오더 CI, 로앤 오더 SVU였다. 미스터리 형사 수사물이었는데, 콜드 케이스, 클로저, 로앤오더 CI는 시즌 전부를 다 보았고, 로앤오더 SVU는 바르바검사 나오고 얼마 안 가 해주는 곳도 없어서 더 이상 못 봤다.
이번 명절에 가볍게 읽으려고 미스터리 소설들을 선택하는데, 우연히 고향보다 따스한, 이라는 작품을 접하고 네버모어라는 출판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다락방님이 지난 번에 올린 낫씽맨,의 내용이 흥미로워 이북이 나오면 읽어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낫씽맨,도 출간한 곳이 네버모어였다.
네버모어출판사의 책들을 흝어보다가 현대미국추리물인데다, 우리에게 덜 알려졌지만 무슨무슨 상들은 받은 미스터리 작가들의 책들을 펴낸 곳이었다.
그래, 이번 명절에는 여기 한번 파보자 싶어, 지금 고향보다 따스한, 죽어가는 것에 대한 분노, 오래 전 멀리 사라져버린을 구매했다. 아마 12시 넘어 룰렛 돌리고 노멤버 로드 구입예정!!
1. 고향보다 따스한,은 읽는 속도감은 느리지만, 요 근래 미스터리 작품중에서 드물게 문장과 구성의 밀도가 꽉 차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번역문장이 이 정도면 아마 영어문장을 정말 잘 쓰는 작가가 아닐까 싶다. 일인칭 시점으로 화자가 여럿이어서, 사건에 근접하기 수월하기는 한데, 나는 왜 줄리의 시점은 쓰지 않었을까?의문이 든다.
2. 죽어가는 것에 대한 분노, 우와 간만에 재밌는 추리소설 읽었다.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의 몰입감. 예전에 나는 미드 클로저의 나이든 두 형사의 유머와 카이라 세드윅의 독특한 사건 해결방식을 좋아해서(클로저와 콜드 케이스, 로앤오더 CI 전 시즌을 내 폰에 다 받아놓고 있을 정도로), 이 책의 여주인공 브리짓 퀀을 카이라 세드윅으로 상상해서 읽어나가서 더 신나게 읽었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브리짓 혼자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었다.
3. 오래 전 멀리 사라져버린, 은 100페이지 읽었는데, 미드 콜드케이스 생각하면서 읽고 있다. 추억의 수사물. 수십년이 지난 과거의 미제 사건을 현재 해결한 미드였는데 다크하면서 따스했던 형사드라였다. 이 소설 또한 과거의 미제 사건을 2012년에 해결하는, 형사가 아닌 탐정이 해결하는 것 같은데,, 속도감도 괜찮고 삼인칭 시점이라 객관적인 글빨도 좋다.
올 한해는 네버모어라는 출판사에 기대어 봐도 좋을 듯 싶다. 지금까지 읽은, 읽고 있는 작품들이 마켓팅에 홀려 읽었던 미스터리물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