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멋대로 읽어라 -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독서 에세이
김지안 지음 / 리더스가이드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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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사람들은 정말 책을 안 읽는다는 말이 들립니다. 하지만, 대형서점을 가득 채우는 책들 가운데, 신간이 참 많고, 인터넷서점에서는 매일같이 새로운 책들이 소개됩니다. 이렇게 책이 많은데, 어떤 책을 고르지? 그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온라인 서점이 생기기 전에는 서점에서 책을 조금 넘겨보고 샀기 때문에, 처음 온라인서점에서 책을 살 때는 한번도 보지 않고 어떻게 책을 사지?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상품 후기를 읽듯, 책 소개 아래에 있는 리뷰를 참고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 책을 읽은 사람들이 쓴 글이라서 그런지, 책소개보다도 리뷰나 100자평과 같은 글들이 조금더 책 구매에 설득력이 있었던 때도 없지 않았습니다. 책소개의 조금 더 다듬어진 글보다도 이 책 재미있었다는 소박한 짧은 글이 더 솔직하게 느껴졌거든요. 요즘은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책에 관한 리뷰를 읽을 때도 있는데, 읽다보면 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목소리의 느낌이 재미있고 좋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김지안 작가의 <네 멋대로 읽어라>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독서 에세이라는 부제가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읽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한 권의 책은 몇 페이지 정도의 짧은 글 안에서 다시 한 사람의 생각의 필터를 거쳐 이야기로 만들어집니다. 책의 줄거리를 요약한다거나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 책에 대한 독자의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느 책은 재미있었어, 참 좋았어, 라는 그런 간단한 느낌을 조금 더 다양한 감각을 살려서, 이 책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크게 네 가지의 장으로 구성됩니다. 첫번째 <독자>에서는 저자가 읽었던 책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보이고, 두번째 <글쓰기>에서는 독서와 글쓰기에 관한 내용이, 세번째 <만남>에서는 저자가 직접 강연이나 작은 소모임을 통해서 만났던 작가에 관한 내용, 그리고 네번째 <생각>은 이 책에서 가장 많은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 책을 통해서 저자의 개인적인 기억을 이야기로 쓰고 있습니다. 이 네 가지의 구성은 처음에는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시작해서, 글쓰기에 도전하고, 책을 쓴 사람들을 만나면서 작가의 입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그리고 어느 책 이야기를 통해서 쉽게 꺼내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처음에 했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책 읽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하지만, 저자의 이 책을 읽으면, 책을 꾸준히 읽는 사람들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읽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도, 책읽기는 좋아하지만 독후감과 서평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자는 2003년부터 개인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꾸준히 읽은 책과 글쓰기가 빛을 발하는 책이었습니다. 읽다보면 전에 읽었던 책과 이름을 아는 작가가 등장하기도 하고, 잘 모르는 책도 등장합니다. 그 책을 읽었다면 조금 더 이해하는데 좋은 점이 있을 것 같고, 그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저자의 글을 통해서 한번쯤 그 책을 만나게 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이 알려진 작가에 대한 내용을 쓸 때에는 자신이 만났던 그 작가의 느낌을 잘 살려서 쓰고 있어서, 만약 좋아하는 작가에 관한 글이라면 조금더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책을 읽고 나면, 사람마다 조금씩 느낌도 생각도 다를 수 있습니다. 글쓴이의 의도대로 읽어야 하는 글도 있지만, 굳이 그런 것들을 찾지 않아도 읽는 즐거움을 위해 읽는 책도 있고, 또 어느 책을 읽기 위해 해제로 읽는 책도 있습니다. 어느 책이거나 종이 위의 활자로 쓰여진 것들은 설명할 수 없는 권위 또는 신뢰를 줍니다. 하지만 그 역시 누군가의 생각과 어느 경험을 통해서 쓴 기록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책을 쓰는 사람을 작가, 읽는 사람을 독자라고 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의 입장에서 시작해서 작가의 입장으로 서로 마주보는 두 가지를 경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 두 입장의 차이를 생각하면서 앞으로 더 좋은 이야기를 쓰기를 기원합니다. 




 

** 이 책의 저자 김지안 작가님이 책을 보내주셔서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책을 냈다고 해서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했지만 이 책은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바를 썼고 그것을 묶었을 뿐이다. 작가가 되어서도 독자이길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저 독자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페이지 94, 글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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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0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9-20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9-20 1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언론에서 우리 사회가 책 안 읽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음지(?)에 책을 읽는 행위를 글로 어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아니면 표현하지 않더라도 정말 혼자서 독서에 푹 빠진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책 읽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다중우주’로 비유하고 싶어요. 알라딘 서재가 책 읽는 사람들만 모인 유일한 공간이 아니잖아요, 예스24도 있고, 반디앤루니스에도 책 읽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유튜브에는 북튜버들이 활동하고 있고요. 서로 다른 위치에서 독서의 재미를 만끽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

서니데이 2017-09-20 22:41   좋아요 2 | URL
뉴스에서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아, 하는 이야기가 흔히 들리지만, 그건 상품으로서 유통, 판매되는 책의 수량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생각도 들어요. 요즘처럼 수많은 책이 출간되는 시대에는 한 권의 책이 예전만큼 많은 판매부수를 가질 수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다양한 책이 출간된다는 건 그만큼 책읽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다양하고, 책보다는 다른 것들이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그렇게 서로 다른 좋아하는 것들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필수나 의무보다는 선택이나 자유가 허용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cyrus님, 좋은 밤 되세요.^^

북프리쿠키 2017-09-22 23: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텔라님의 책 후반부에 쓰여진 아픈 기억들을 함께 하고나니, 텔라님의 리뷰들이 깊이 읽힙니다.
이 책 제 책장에도 이쁘게 꽂혀있어요^^

서니데이 2017-09-22 23:05   좋아요 2 | URL
북프리쿠키님도 그러셨군요. 저도 이 책의 후반부가 기억에 남았어요. 저는 선물로 보내주셔서 감사히 읽었어요.
부족하지만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금요일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