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 토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1시 32분, 바깥 기온 19도 입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고 계신가요.^^

 

 태풍이 가까워지고 있는 토요일 밤입니다. 제 17호 태풍 타파는 비가 많이 내릴 거라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조금 전에 인터넷 뉴스를 검색해보니 '물폭탄'이라는 표현이 있었어요. 비가 많이 오고, 바람도 세게 불고, 좋은 건 하나도 없구나... 어제는 제주가 영향권에 들었고, 이제 부산에 가까워지는 중입니다. 오늘 밤에 비가 많이 내릴 수도 있겠고, 바람이 많이 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불안한데, 아직은 조용하고, 비도 오지 않고 있지만, 낮부터 기온이 낮아서 차가운 토요일이었어요.

 

 날씨가 조금 좋았는데, 다시 차가워지는 느낌입니다. 어쩐지 올해는 더 빨리 기온이 내려가는 느낌이 드는데, 그게 기분 탓인지, 아니면 자주 오는 태풍과 전년보다 길었던 가을 장마 때문인지는 모르겠어요. 옷을 하나 더 입었는데, 집에 오면서 아니 조금 더 따뜻하게 입어야겠어, 하는 마음이 들었고, 내일은 오늘보다 기온이 더 내려갈 것 같아서, 많이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올해는 태풍이 많이 오는 걸까요. 작년보다는 자주 오는 것 같은데, 작년엔 너무 더워서 힘들었던 생각을 하면, 작년도 쉽지는 않은 여름이었어요. 올해는 작년을 생각하면 더운 날이 길지는 않았지만, 더울때는 많이 더웠습니다. 그리고 8월 15일에 비가 온 이후로는 하강하는 것처럼 더운 날이 달라졌듯이, 어쩌면 이런 날들이 하루하루 지나면서 계단식으로 기온이 내려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아, 조금 괜찮아, 이제 더운 것에 익숙해졌어, 같은 느낌이 들 때는 폭염의 절정에서 조금 내려온 다음이고요, 그리고 나면 다른 계절입니다. 아직은 9월이니까, 조금은 가을이 더 많이 남았겠지만, 어쩐지 오늘 집에 오면서 느낀 건 기온이 많이 달라졌다는 거였어요.

 

 지난 화요일이었던 17일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지나가면서 보다가, 한참 전의 일이 생각이 났어요. 오늘처럼 조용했던 어느 밤, 물 마시려고 냉장고 앞에 있었는데 사그락사그락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조금씩 움직이는 소리인데, 그게 씻어서 불린 쌀에서 나는 소리였어요. 그 날은 아주 크게 잘 들렸던 것 같았는데, 이 사진을 찍던 날에는 낮이라서 그런지 하나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낮에는 조금 더 여러가지 생활소음을 비롯한 소리가 많이 들리기도 하니까요. 오늘은 지나가다 그 날처럼 쌀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을만큼 조용합니다. 태풍이 오느라 숨을 죽이고 기다리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1. 매일매일, 좋은점 나쁜점, 그리고 좋은점

 

  가끔씩 사소한 것으로 예민해질 때가 있어요. 어느 날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서 자신감이 없어집니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자신감의 일부를 가져간다는 건 조금 이상했지만, 그럴 때가 있습니다. 괜찮아, 괜찮아, 소리를 듣고 싶었다면 그냥 괜찮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걸 내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듣고 싶을 때도 있어요. 오늘은 아니지만, 그럴 때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에는 그런 것들을 조금 잘 이해합니다. 하지만 어느 날에는 그런 것들을 이해할 여유가 하나도 없어요. 여유가 없으면 마음이 초초해집니다. 꼭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 오지 않는 버스와 지하철을 기다리는 날처럼요.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심할 때도 있을 거예요. 구체적인 어떤 것이 좋다, 또는 어렵다,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불안해지는 것. 막막함. 불확실함. 그런 것들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면서 보이지 않아서 힘들게 하는 것들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평소보다 피로감이 누적되면, 그런 날에도 조금 더 예민하거나 불안함 같은 것들을 느낍니다. 평소보다 더 피곤하다는 것을 잘 모르지만, 조금 느려진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나중에 생각하면 그 때가 쉬어야 할 때인데, 하지만 그 때는 잘 모르고 지나갑니다. 조금 더 지나서 눈에 잘 보이는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늦었지만 알게 되는데, 그 때는 조금 아쉬워지는 순간이 옵니다.

 

 집에 오면서 그리고 집에 와서 이것저것 조금 찾아보다가, 조금은 오늘 있었던 일을 생각해봅니다. 어떤 부분이, 어떤 것들이, 매일 실수하지 않고 살 수는 없고, 늘 좋은 결정을 하면서 살 수는 없지만, 때로는 어떤 일들은 한 과정을 지나고 나면 그 일에 대해서 어떤 점은 좋았고, 어떤 점은 아쉬웠고, 어떤 선택은 조금 나빴으며, 어떤 선택은 운이 좋았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런 복기는 때로는 귀찮고, 하기 싫지만, 가끔씩 필요합니다. 아쉬웠던 것은 다음에는 하지 않으면 되고, 나쁜 선택은 어떤 점에서 그랬는지 생각해보고, 좋았던 것과 운이 좋았던 것들 역시 생각해봅니다.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런 것들을 생각하는 과정의 시간은 이전의 일들을 다시 보게 해줍니다. 매번 조금씩 다르지만, 이전의 일들을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너무 아쉬워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고 싶을 때도 없지는 않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다음의 기회를 생각하는 것이 지금 시간에서는 더 가깝다는 것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잘 되지는 않으니까요.

 

 작년의 기록과, 그 전년의 기록들을 오늘도 읽습니다. 그 때의 기록과 지금은 조금씩 달라져있습니다. 오늘은 그 때의 나와 오늘의 내가 많이 멀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떤 어떤 시간을 이미 지났고, 비슷한 계절을 다시 지나고 있습니다. 어떤 시간으로부터 멀어져도 다시 또 어느 날과 비슷한 계절을 지납니다. 그 안에서 조금 더 달라지고 싶다고 말한 나와, 그리고 그 떄 생각과 같은 것은 아니지만, 그 때와는 달라진 나를 보게 됩니다.

 

 그 때 알았으면 좋았을 것들은 꼭 늦게 알게 됩니다. 그 때 알았던 것들은 너무 당연한 것 같고요. 늦게 알게 된 것들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모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 때는 알았던 것들을 지금은 모르는 것도 늘어납니다. 대신 또 다른 것들이 그 공간을 채우겠지요.

 

 오늘은 늦게 쓰기 시작해서 쓰다보니 12시를 넘겼습니다.

 내일 그러니까 일요일에는 페이퍼를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태풍이 큰 피해를 남기지 않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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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9-09-22 05: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앗, 정말요? 쌀이 싹트며 나는 소리였을까요?
저도 지금 약식을 만들려고 찹쌀을 불려놓고 있는 중인데 살짝살짝 나가서 들어봐야겠어요. 혹시 소리가 나는지.

서니데이 2019-09-22 16:32   좋아요 0 | URL
물때문에 쌀이 조금씩 커지면서 생기는 소리였을 거예요.
쌀에서 소리가 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해서 그랬는지 그날은 조금 신기했어요.
hnine님 태풍이 가까워지는 일요일입니다.
좋은하루되세요.^^

레삭매냐 2019-09-22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비가 오지 않았다면 이웃 동네
행사하는 데 갔을 텐데...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집콕을 하게 되었네요.

서니데이 2019-09-23 19:34   좋아요 0 | URL
어제 태풍 때문에 못 가셨군요.
아쉬우셨겠어요.
레삭매냐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일교차가 큰 날씨예요.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