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일요일입니다. 지금 시각 오후 11시 07분, 바깥 기온은 20도 입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비가 올 거라고 했지만, 하루종일 날씨가 흐리다가 오후 5시가 될 때에는 갑자기 햇볕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어요. 비가 많이 올 지도 모른다는 말에 창문을 모두 닫았지만, 그냥 눅눅한 날이었나봐요. 햇볕이 조금 적은 날이라서 낮기온이 많이 높지는 않았어요. 이제 내일 비가 올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비가 오고 나면 점점 기온이 여름에 가까워지는, 요즘은 그런 시기입니다.

 

 주말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별일 없이 계속 자도, 그냥 대충대충 시간을 보내도 주말은 아주 빠른 시간으로 흐릅니다. 사두었던 전자책을 조금 읽었는데, 잠깐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을 보면 한두 시간이 지나 있을 때가 있고, 어느 날에는 그렇게 오래 된 것 같지 않았는데 오후가 지나가는 때도 있어요. 가끔은 별일 아닌 일들이 예상하지 못했던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또 어느 날에는 운 좋게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니까, 어쩌면 인생의 시간이라는 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평균이라는 것도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요즘은 전에 하지 않았던 생각을 해 볼 때가 있어요. 관점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시기에는 그렇게 달라지는 것도 가끔 좋을 수 있다는 것을, 아니면 그렇게 좋은 과정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담깁니다. 달라지고 나서 이전을 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일 때가 있어요. 그게 왜 안 보였지 싶을 때도 있고, 왜 지금은 아는데 그 때는 몰랐을까, 같은 단순하지만 솔직한 궁금함이 될 때가 있기도 합니다. 어느 날에는 알았는데, 지금은 모르는 것들은 전에 그런 것들이 있었다는 것을 잊었을 때도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기억하면 좋을 것 같지만, 기억의 총량에도 한계가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 때는, 아니, 굳이 다 기억할 수 없다는 것을 알 것 같은 날에는, 모든 것을 다 기억해야 한다는 마음과는 멀어집니다.

 

 오늘 아침에 찍어온 사진입니다. 전에 초록색 보리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노란색으로 탈색된 보리가 되었습니다. 도시에 살면 이런 것들을 보기가 힘듭니다. 지난 겨울 새싹이 났을 때에는 대충대충보았는데, 얼마전 청보리가 많이 자랐을 때는 이게 보리라는 것도 처음에 금방 알아보지 못했어요. 어린 시절 늘 보고 자랐던 분들에게는 추억이 되겠지만, 그러한 어린 시절을 갖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보리가 익어가는 계절의 추억이 생깁니다.^^

 

 

 1. 매일매일, 그 때에는 소중했지만 잊어버린 것들이

 

 오늘 새벽에는 잠을 못 자서, 전자책을 조금 읽었습니다.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많아서, 앗 이렇게 많이 샀고, 이렇게 많이 잊어버렸구나, 그런 마음이 되었어요. 사고 읽고 다 읽지 못하고 잊어버리는 것들은 늘 늘어납니다만, 새로운 것을 사는데 마음이 가 있으면, 사 둔 것에는 그만큼 마음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이 책을 살 때는 무척 좋았지, 하지만 그 사이 잊어버렸구나, 하는 것들도 있고, 많이 사다보니, 한 번 읽고 더이상 읽지 못하는 책들도 많이 늘었습니다. 전자책의 경우에는 한권씩 사서 모을 때 실내에 부피가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잊어버리고 종이책을 한 권 더 산다거나, 또 다른 서점에서 다른 전자책을 할인권에 맞춰서 샀을 때도 있어요. 같은 서점이라면 구매시에 전에 산 책이라는 것을 말해주지만, 그런 것이 잘 되지 않으면 두 권씩 산 책도 조금은 있을 것 같습니다.

 

  전자책의 좋은 점은 읽고 다시 읽고 싶을 때 다운받아서 읽을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만, 눈에 좋지는 않지만, 잠깐 잠깐 사이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읽을 수 있고, 은행의 대기표를 기다리는 지루한 순간에도 얼른 읽을 수 있습니다. 전에는 그런 것들이 모두 종이책의 영역이었는데, 그러한 것들이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조금씩 달라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져서, 아니면 바쁘다는 많은 것들로 인해서 그럴 시간이 나지 않을 때가 있어서요.^^;

 

 

 2. 매일매일, 오늘만 있는 날은 아니지만,

 

 오늘은 아침에 잠을 못 잤기 때문에, 새벽에 미사를 다녀왔습니다. 오늘이 성령강림절이라고 해서, 작은 종이를 줍니다. 오늘은 책갈피 정도 크기의 예쁜 종이가 하나 생겼습니다. 매년 주지만, 모으지는 않았는데, 아마 작년의 것도 어딘가에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책속에 끼워져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게 오늘 아침의 일인데, 지금 생각하니까 한주일 전의 일 같네요. 오늘 집에서 나설 때는 해가 막 뜰 것 같은 순간이었고, 돌아올 때는 조용한 아침 같았어요. 새벽 6시 되기 전에도 이미 해는 떠 있는, 생각해보니 요즘이 해가 제일 길어지는 시기에 있는 것을 자주 잊어버립니다.

 

 주말에 어떤 꿈을 꾸었는지는 모르지만, 어떤 건지는 기억나지 않고, 조금 많이 아쉬웠다는 감정은 남았습니다. 매일의 일들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어떤 것들은 조금 아쉽고, 또 어떤 것들은 더 좋은 것들이 있다는 것과 해답을 알고 있는데도, 어쩔 수 없었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서 답에 도달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날의 아쉬움처럼 기억은 나지 않는데, 마음 안에 남는 것들이 있어요.

 

 어쩌면 이것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것이 후회를 줄이는 길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일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절망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줍니다. 오늘 아침에는 아침을 먹으면서 축구대표팀의 경기를 보았습니다. 전반과 후반, 연장전과 승부차기로 이어지는 과정, 승부차기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 그런 것드을 보면서 예상했던 것들이 있다고 해도 실제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이 실제 그 사람의 속마음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가끔씩, 이전과 조금씩 달라져갈 때는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처럼 지나온 것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말에 흐리고 비가 올 거라고 했지만, 날씨가 비가 오지는 않았어요.

 내일은 비가 올 거라고 하지만, 실은 어떨지는 잘 모릅니다.

 매일 매일, 잘 알 것 같은데 잘 모르고, 모르는 것 같은데 대충 알고 있는

 요즘 날씨는 그 정도의 예측인 것 같습니다.

 일단 여름이라는 계절의 범위를 알고 있으니까요.

 

 어느 날 어느 날의 일들이 오래되면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됩니다.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되는 것들은 그 순간에도 좋은 일들일 때가 많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책으로 이야기를 해본다면

 현재의 베스트셀러가 스테디셀러가 되고, 나중에는 고전이 되는 것처럼요.

 우리의 오늘이 베스트셀러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스테디셀러도요.

 그러니까 어쩌면 많이 판매되는 책과 같은 날이 되기를 바라는 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좋은 책은 사람들에게 좋은 것들을 주는 만큼,

 매일의 일들이 그렇게 좋은 것들로 이야기를 쓰기를 바랍니다.

 

 내일은 새로운 일들이 기다리는 좋은 한주 시작하시면 좋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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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9-06-10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좋은 글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19-06-10 01: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꿀꿀이님도 편안한 하루 되세요.^^

cyrus 2019-06-10 1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후반전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중계방송을 보기 시작했어요. 완전히 패색이 짙은 경기였는데 극장 골이 나올 줄이야.. ㅎㅎㅎㅎ 연장전, 승부차기도 꿀잼이었어요. 극적으로 이겨서 다행이었지 만약에 졌다면 두고두고 아쉬움이 생기는 명경기가 되었을 거예요. ^^

서니데이 2019-06-10 20:47   좋아요 0 | URL
어제 축구는 저도 거의 후반전부터 보았던 것 같은데, 끝날때까지 알 수 없는 경기였어요.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계속 나오는 느낌 같았어요. 정말 극적으로 이겼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습니다.
cyrus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