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하이드님 페이퍼를 보니 생리대가 문제긴 문제인가 보다.

뭐 안 그런 제품도 있겠지만 유명 생리대에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아직도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건 몇 년 전에도 지적이 있었다. 그동안 잠잠해서 시정이 됐나 보다 했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이번에도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휘발성 독성물질은 물론이고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하는데, 솔직히 난 그 보도가 더 짜증이 났다. 그렇다면 문제가 된 제품이 어떤 건지 명확히 나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그저 단순히 A, B ,C. D, E... 제품이라고만 나왔다. 어떤 제품인지가 알아야 그 제품을 안 쓰고 불매 운동이라도 벌이지 이런 변죽만 울리다마는 거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이건 모르긴 해도 그 제품을 만든 회사의 명예를 생각하거나 또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마찰을 생각해서 그런 것 같은데 이런 소극적인 보도는 남성주의 편향 프레임 때문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좀 오래된 이야기이긴 한데, 생리대나 종이귀저기를 남성들이 만드는가 보다. 그러면서 그들이 얼마나 제품에 열정적인지 직접 차보기도 한다면서 자랑을 하더라. 난 그때 멋도 모르고 대단하다 암, 그래야지 했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왜 그걸 남자들이 만들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작 여성의 생리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사람들 아닌가? 그들이 생리대를 백날을 착용해 보면 뭐하겠는가? 해봐야 오줌을 질금 거리는 것이 다 일 텐데 그것 가지고 생리대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이건 당연히 여자가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역할을 감당해야 할 여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지금도 적지않은 여성들이 생리통을 경험한다. 이유가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그중 하나가 생리대 때문이라는 건 이미 잘 알려진 바다. 그렇다면 한국일보의 그런 보도도 있겠다 언제까지 이 문제를 팔짱만 끼고 바라 볼 것인가?

 

이왕 생리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얼마 전, 비교적 늦은 나이에 상담학 석사를 시작한 지인인 J를 만나고 다소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남자들 중엔 여자의 생리가 파란 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그게 믿기지가 않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언젠가 생리대 선전에서 제품 비교를 보여주면서 파란 액체를 쏟아 붓는 장면이 나왔다. 그걸 단순하게 믿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그렇지만 더 황당한 건 남자들 중엔 여자의 생리가 하루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 그러면 얼마나 좋으랴. 하지만 여성의 생리는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도 간다. 더 웃긴 건, 여자들은 생리를 중요한 순간 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면 화를 내면서 그것도 못 참느냐고 윽박지른단다. 지네들도 생리 현상 못 참으면서 누구더러 뭘 참으라는 건지 헛웃음이 나왔다. 이 정도라면 여성의 생리에 대해 뭐하나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요즘엔 여성계를 중심으로 생리 바로 알리기 운동을 벌인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여성부터 생리를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무슨 시크릿이니 그날이라고 돌려 말하지 말아야 한다. 하긴 나도 어렸을 때 생리대를 사러 약국에 들어가면 남자 고객이 있으면 눈짓으로 생리대를 가리키곤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편의점 계산대에 남자 점원이 있거나 말거나 당당하게 생리대를 집어 계산한다. 그게 창피한 일인가? 그거 산다고 실실 얼굴이나 쪼개고 있는 남자 녀석이 있다면 그게 잘못 된 거지. 생리대는 위생용품이다. 화장지를 사는 것과 같다.

 

그날 J에게서 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었다.

J의 아는 지인이 숙박업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그게 연인이든 불륜이든 한 쌍의 남녀가 오면 그걸 정상으로 본단다. 남녀가 떼로 몰려와 아예 한 층을 점령하고 조금 있다 CC TV를 보면 서로 이방 저방을 바꿔가며 돌아다니는 것이 포착이 된단다. 즉 스와핑을 하는 것이다. 

 

그럼 그들이 음란마귀라도 씌웠느냐면 그렇지도 않다. 지극히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고 있단다. 이쯤 되면 한나 아렌트가 악의 평범성을 설파했는데 이를 두고는 음란의 평범성 또는 성적 타락의 평범성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그러면서 자신도 자식을 키우지만 모텔은 못해 먹을 짓이라며 할 수만 있으면 정리하고 싶어 한단다.

 

지금 일선 학교에서 성교육을 어떻게 시키는지 모르겠다. 특별히 남자아이들은.

보통은 야동이 성교육이라고 생각하겠지. 물론 실제로 부부치료를 위해 야동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런 목적을 제외하면 야동은 가급적 보지 않는 것이 좋다. 야동도 중독이 된다. 자극은 더 큰 자극을 필요로 한다. 뇌가 그렇게 작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보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에 큰 차이를 보이고 혼란에 빠지고 웬만한 자극에 만족을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일정 기간 동안만이라도 야동을 보지 말아야 뇌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것을 누가 챙긴단 말인가.

 

우리나라처럼 성교육이 엉망인 나라도 별로 없을 것이다.

여성의 생리에 대해 이토록 무지한데 콘돔 사용의 필요성과 사용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옛날이나 딸들에게 남자는 다 늑대다. 남자를 조심하라는 말이 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 그런 말이 통하는 세댄가? 그래서 구성애 같은 성교육가가 남자 아이들에게도 콘돔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하면 아들 가진 엄마들부터 들고 일어난단다. 우리 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니라며.

 

이상한 일이다. 구성애 씨의 존재가 알려진 것이 거의 20년 전 일인데 그때 그녀가 한창 TV에서 웃겨가며 성교육에 대해 부르짖을 때 낄낄대며 고개를 끄덕이던 여자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 여자들 곁에서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아들이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언제까지 그녀들의 아들을 어린 아이로만 볼 것인가? 그러다 어느 날 내 아들이 어느 집 귀한 딸에게 임신이라도 시키면 그 뒷감당할 자신 있는가? 정말 사람이 안 변하는구나 싶었다. 어떻게 옛날 엄마들이나 그래도 배웠다는 요즘 엄마들이나 이렇게 안 변할 수 있단 말인가?

 

그도 그럴 것이 당장 이 얘기를 지금은 할머니가 된 울엄마한테도 하면 별반 다르지 않다. “, 그러니까 지지배들이 조심해야지. 남자들이 그런 종잔 줄 몰라 그런다니?” 대번에 이런다. 그 남자들 뒤에 그런 엄마들이 있는 줄 알고 하는 소린지.

 

피임도 그렇다. 남자들이 콘돔 사용을 기피하는데 정관 수술이라고 좋아하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 심야에 하는 한 예능 프로에서 경기 지역의 모 시장이 나와서 자기 정관 수술했다고 자랑하던데 처음에 그게 어디 자랑할 일인가 했다. 아내를 위하면 당연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정말 자랑할 만하다 싶다.

 

여자들 원치 않는 임신을 위해 루프 시술하기도 하는데 남자들은 그것의 위험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것을 할 경우 거의 대부분 요통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오죽 고통스러우면 시술한 것을 다시 풀 생각을 하겠는가? 그랬더니 요통이 사라졌다.

 

그럼 경구용 피임약은 어떤가? 그건 루프 시술 보다 더 위험하다. 여성암의 발병을 높일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선 경구용 피임약을 버젓이 선전한다. 옛날에 마누리가 죽으면 영정 앞에선 울고 뒷간 가서는 웃는다고 하는데 그게 어디 요즘에도 통할 말인가? 재혼하기가 어디 그리 쉬운 세상인가 말이다. 특히 마누라가 그런 이유로 죽은 거라면 이런 남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남자가 정관 수술을 하는 게 가장 안전하고 간단하다는 말씀.

 

그날 J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요즘 페미니즘, 페미니즘 하는데 이 성 문제만 제대로 해결해도 여성 문제의 반은 해결하는 건 아닐까 싶다. 그렇지 않아도 J의 두 딸은 공부를 잘해 사립 명문대를 다니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결혼관이 우리 때와는 또 다르다. 큰딸은 결혼에 긍정적이긴 하지만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 하고, 둘째 딸은 결혼을 하기엔 자기 인생이 너무 소중해 결혼하지 않겠다고 한단다. 그런데 또 그렇게 말하는 속내를 들여다보며, 둘째 딸은 엄마를 닮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기도 한데 교회 다니는 형제들은 어딘가 모르게 덜 채워진 것 같고, 교회 안 다니는 남자애는 믿을 수가 없단다. 그래서도 결혼하지 않겠단다.

 

요즘 여자()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아직도 남아 선호사상의 그늘이 깊은데 옛날이나 아들 낳은 게 유세지 앞으로 그것이 더 이상 축복이 아닐 때가 도래하겠구나 싶다. 이젠 아들 낳은 것만으론 부족하다. 그 아들 장가 잘 보내려면 지금부터라도 잘 가르쳐야 한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란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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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라 2017-08-20 20: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걸스데이의 유라양이 콘돔 광고를 찍는다고 하니까 앞으로는 남성 여성 모두에게 콘돔사용이 일상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하라 2017-08-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관수술에 대해서 말씀한 대목에서 남자로서 수긍하기가 쉽지 않은 것은 여성은 수술도 피임약도 건강상 해선 안되는거니 다 남자가 하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정관수술 받은 남성들도 통증을 느끼고 심리상태에도 악영향을 받아 불안과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합니다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해가 되지않을 방법은 무얼지 신속한 의학적 발견에 무게를 두는게 좋을 것같아요

stella.K 2017-08-21 13:41   좋아요 0 | URL
아, 그런 말이있습니까?
그거 그냥 기분상 그럴 수 있다고 들었는데
민감한 남자들도 있는가 봅니다.
저의 집안에 아는 누가 정관수술했는데 그런 얘기 못들었거든요.
그래도 똑같이 안 좋은 거라면 여자 보다 남자가 하는 게 낫지 않나요?
어떻게 연약한 여자한테 피임 수술을 권합니까?
이도저도 어렵다면 콤돔 사용이 답이겠네요.

2017-08-21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7-08-21 13:43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는 그런 게 특히 더 심한 것 같아요.
생리에 대한 인식부터도 이렇게 잘못되어 있는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파야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