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혹은 영화 속에서 만난 '낯선 서울'

글=신동흔기자 블로그
dhshin@chosun.com
사진=조선영상미디어 김영훈기자 블로그
adamszone@chosun.com
입력 : 2006.04.26 17:09 47'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 드는 가장 큰 궁금증 하나. ‘저 장면은 어디서 찍었을까?’ 분명 서울에서 찍은 것 같긴 한데, 웬 옥탑방은 그렇게 자주 나오는지, 한번도 본 적 없는 서울 시내 전경(全景)은 어디서 잡아내는 것인지.

좀처럼 어디서 ‘그림’을 찍었는지 밝히지 않는 방송 3사 드라마국의 ‘로케이션 매니저’들로부터 주요 촬영지에 관한 정보를 살짝 들었다. 이들이 서울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찾아낸 서울 안의 멋진 장소들. 카메라 앵글 속에 담겨 있는 서울은 무척 낯설게 보였지만, 드라마가 어차피 우리의 일상(日常)을 다룬 것인 만큼 이 장소들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파리의 연인’을 촬영한 서울 성곽 아래 창신동의 산 동네나 서민들 애환을 담은 장면의 배경이 된 후암동의 ‘108 계단’에는 사람 냄새가 온전히 배어 있었다. 재개발의 열풍에 밀려 점점 사라져 가는 골목길을 찾아 들어간 만리시장 인근 동네나 아현동은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70~80년대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이런 곳을 자기들만 알고 있었다니.

인터넷에 “어디예요?”란 질문만 남겨 놓고 대답을 듣지 못했던 이들에겐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 주말마다 장비를 짊어지고 출사 여행을 떠나는 디카족들에겐 괜찮은 촬영 정보! 출퇴근길에 만나는 버스·택시 차창 밖의 풍경이나 전철 창 밖 풍경에만 익숙해져 있는 도시인들에겐 서울의 새로운 ‘뷰’(View)를 선사한다.

KBS 드라마제작국의 이성재 섭외부장, MBC의 김준호 로케이션 매니저, SBS 소속 민광진씨 등이 도움말을 줬다.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만난 곳 역시 우리네 작은 일상들로 이뤄진 장소였다는 사실은 덤으로 얻은 작은 깨달음. 우리가 발견한 이 ‘낯선 서울’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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