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10대’들도 고민이 있을까?

사립학교 아이들
커티스 시튼벨드 지음|이진 옮김|김영사|585쪽|9900원

“…나는 늘 누군가가 나를 발견할까봐 두려웠고, 막상 아무도 나를 발견해주지 않으면 서글펐다….”

대학이라는 ‘좁은 문’을 향해 치열하게 공부해야 할 자녀에게 부모는 결코 이 책을 권하지 않겠지만, 우연히라도 이 소설을 집어 든 사춘기 10대들은 마치 도청이라도 하듯 자신들의 비밀세계를 적나라하게 들춰낸 책 속에 파묻혀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학생 배출소로 알려진 최상류층 명문사립학교(Preparatory)가 무대. 서부 인디애나주 출신의 ‘촌뜨기’로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완벽한 아웃사이더 ‘리 피오라’의 8학기 동안 기록이다. 교육체계와 입시제도가 다른 우리와는 약간 동떨어진 느낌도 없지 않지만, 10대 특유의 내밀한 두려움과 불안, 외로움과 좌절, 어른들이 모르는 모험과 음모, 사랑 이야기가 이미 성인이 된 독자들마저 전율을 일으키게 할 만큼 섬세하고 흥미진진하다. 10대들의 성(性), 특히 동성애 문제까지 대범하게 파고드는 면모를 보인 이 소설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05년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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