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인간 이순신’을 읽어낼까

‘칼의 노래’ 佛서 출판… 작가 김훈-번역자 양영란 만나다
김훈의 우려 “불어에는 助詞가 없어… 내 문장 제대로 전달될지”
양영란의 자평 “역사적 海戰의 영웅보다 실존적 고뇌·보편성 초점”

‘제 주인의 작은 내면의 움직임에도 따라 떨리는 그 칼의 울음은, 주인의 소리없는 울음에 답하여 노래가 된다.’(www.galli mard.fr). 프랑스 문단에서 가장 권위있는 출판사 갈리마르가 23일 김훈씨의 소설 ‘칼의 노래’ 불어판(Le chant du sabre)을 서점에 깔았다. 갈리마르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칼의 노래’ 가 ‘전세계 문학 총서’(Du monde entier)의 신간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한국 현대소설로서는 처음이다. 같은 날 작가 김훈씨와 ‘칼의 노래’ 불어 번역자 양영란씨가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김훈 선생님이 서점에서 독자 사인회를 한다고 해서 찾아갔어요. 사인을 받기 위해 책을 내밀면서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싶으니, 연락처를 적어달라’고 했지요. 그렇게 처음 만나 2003~4년 본격적으로 번역 작업에 들어갔어요.”

▲ ‘칼의 노래’ 번역가 양영란씨(왼쪽)와 원작자 김훈씨.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서울대 불문학과를 나와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과정을 마친 양영란씨는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칼의 노래’에 이어 현재 현기영씨의 소설 ‘지상의 숟가락 하나’도 불역 중이다.

‘칼의 노래’ 불어판에는 한반도와 일본을 포함한 지도가 들어가는데, 역자 양씨의 노력으로 ‘일본해’가 아닌 ‘동해’라는 표기가 사용된다. 또한 ‘칼의 노래’에서 왜군이 중종의 왕릉을 파헤친 장면을 읽은 프랑스 편집자가 그 지점(임진왜란 당시경기도 광주, 지금은 서울 삼성동 선정릉)을 한국 지도에 표시하자고 했다. 편집자는 작가 소개서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했던 김훈은 ‘칼의 노래’를 쓰기 위해 그만 두었다”며 “이 책은 2001년 한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동인문학상을 받았다”고 적었다.


김훈씨는 “나는 프랑스어는 모르지만, 거기에는 조사가 없으니 내 원래 문장과 크게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글을 쓸 때 조사를 어떻게 쓸 것인가 가장 고민한다. 나는 조사를 증오한다. 조사없는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고 털어놓은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 소설의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의 경우, ‘꽃은 피었다’로 썼다가 ‘꽃이...’로 고치고, 다시 바꾸기를 며칠 거듭했다. ‘꽃이’라고 쓰면 꽃이 핀 객관적 사실을 말하지만, ‘꽃은’ 이라면, 어딘가 뽕짝 같고, 주관적 정서를 투사하는 것이다. 조사가 없는 영어나 프랑스어에는 없는 고민이다.”

번역에서 주안점을 둔 것에 대해 양씨는 “해전을 다룬 역사 소설이 아니라, 이순신이라는 인물이 지니는 실존주의적 고뇌와 시공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프랑스는 실존주의 문학의 전통이 강한 나라니까 더욱 그러했다”고 밝혔다. ‘칼의 노래’는 프랑스어, 스페인어, 일본어로 번역 출간됐고,영어와 중국어로 번역 중이다.

박해현 기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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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2-2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갈께요~~

stella.K 2006-02-27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야로님.^^